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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 빵이 주는 메시지

백승한(수필가·순천제일대 식생활과 교수)
김천신문 기자 / kimcheon@hanmail.net입력 : 2015년 06월 30일
ⓒ 김천신문
세계인의 주식인 빵에 얽힌 속담이 유난히 많다. 괴테의 “눈물 젖은 빵을 먹어보지 않은 사람과는 인생을 논하지 말라”, 이솝의 “안심하면서 먹는 빵 한 조각이 근심하면서 먹는 잔치보다 낫다”, 도스토옙스키의 “사람에게 홀로 있는 시간이란 빵처럼 필수적이다” 등 이처럼 빵은 우리에게 꼭 필요한 식량이면서도 좋은 말로 변신하여 삶의 의미를 더해주고 더해 제조과정과 재료의 오묘한 조합들이 마치 고단한 세상살이의 길잡이처럼 우리를 일깨워준다.

일반적인 제빵법은 재료계량, 반죽, 1차 발효(1~3시간), 분할, 둥글리기, 중간 발효(20분 내외), 정형, 패닝, 2차 발효(30분~60분), 굽기(30분 내외) 등을 거치는데 대략 4시간 정도 소요된다. 물론 발효 속도를 촉진시켜 짧은 시간에 제품을 만들어내는 비상반죽법이 있기는 하지만 어디까지나 비상상태일 때만 사용할 뿐이다.

이 뿐만이 아니다. 냉각과 포장과정을 거쳐야만 비로소 소비자에게 선보일 수 있는데 실온에서 3~4시간 냉각시켜 포장하는 것을 원칙으로 한다. 단 일분에 몇 개의 빵을 먹을 수도 있지만 빵이 만들어지는 과정은 인내의 산물이다. 최상의 품질은 수많은 단계 어디에서도 소홀함이 없어야 함은 자명한 이치다. 우리가 하나의 목표를 성취하고자 할 때도 빵의 제조공정처럼 한 치의 오차도 없어야 하며 냉각과 포장과정처럼 마지막까지 원칙을 지켜야 할 것이다.

빵을 만드는 재료는 다양하다. 밀가루, 물, 이스트처럼 알려진 주요재료를 제외하더라도 필요한 역할을 하며 제자리를 차지하고 있는 보조 재료들도 많다. 먼저 소금이다. 풍미를 더해주며 발효를 조절해주고 껍질색이 잘 착색되도록 도와준다. 냉동, 분말 및 생으로 나눠지는 계란도 많이 들어간다.

빵 안쪽의 좋은 색상과 윤기를 내주고 노른자의 레시틴이 빵의 노화를 조절해주는 특징이 있다. 특히 담백한 맛이 식욕을 돋운다. 유지도 빵의 필수적인 재료이다. 버터, 마가린, 쇼트닝, 라드 등 공정에 따라 다양한 유지가 사용되며 반죽부터 식감 그리고 저장에 이르기까지 넓은 영역에 걸쳐 유익한 기능을 한다. 우유도 필요하다. 역시 반죽부터 굽기까지 없어서는 안 될 기능증진 인자이다.

이밖에도 설탕 등 다양한 감미제, 이스트의 발효를 촉진시키고 반죽의 질을 개선하기 위한 이스트푸드, 베이킹파우더 등의 팽창제, 한천, 젤라틴 등의 안정제, 레시틴 등의 유화제, 다양한 용도로 사용되는 초콜렛과 향신료 등이 빵의 제조공정에 꼭 필요하다. 하지만 이러한 재료의 최종 산물인 빵은, 식빵, 호밀빵, 모카빵, 더치빵, 단과자빵, 단팥빵, 크림빵, 소보로빵, 버터롤, 브리오슈, 햄버거빵, 불란서빵, 베이글, 스위트롤, 그리시니, 빵도넛, 소시지빵, 데니쉬 페이스트리 등 다양한 빵이 많지만 이전 재료와는 전혀 다른 하나의 빵으로 다시 태어난다. 각기 개성이 있지만 더 큰 하나를 위해 작은 하나를 희생한 결과로 소비자들의 눈과 입을 만족시키는 대단한 결과로 마무리된다. 흔히 말하는 “버리고자 했을 때 더 많이 얻을 수 있다”는 조직에서 갖춰야 하는 이론을 우리가 매일 먹는 빵이 이야기하고 있는 것이 아닌가.

세상이 주는 평범한 진리를 가끔 되새겨 볼 필요가 있다. 아주 작고 사소한 일들에의 소중함도 다시 살펴볼 필요가 있다. 그리하여 크고 작은 것이 함께 어울리고 같이 움직이며 서로 밀고당겨주는 세상살이를 통해 우리가 더욱 발전할 수 있다는 사실을 명심할 필요가 있다. 특히 을미년 올 한해 적게는 가족사부터 크게는 세계사에 이르기까지 빵이 주는 소통의 메시지를 꼭 잊지 않았으면 한다.
김천신문 기자 / kimcheon@hanmail.net입력 : 2015년 06월 30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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