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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육칼럼- 발버둥 치며 사는 세상

김영일(교육학박사, 대덕중 교장)
김천신문 기자 / kimcheon@hanmail.net입력 : 2015년 07월 28일
ⓒ 김천신문
춘추전국시대 송나라의 저공이란 사람은 원숭이를 길렀는데 원숭이가 많아지자 먹이가 부족하게 되었다. 저공은 원숭이들에게 말했다. 앞으로 너희들에게 주는 도토리를 아침에 3개 저녁에 4개로 하겠다. 이 말을 들은 원숭이들이 화를 내며 아침에 3개를 먹고는 배가 고파 견딜 수 없다고 하였다. 그러자 저공은 그러면 아침에 4개 저녁에 3개 주겠다고 하자 원숭이들은 모두 환호하며 그 제안을 받아들였다. 조삼모사(朝三暮四)의 고사이다.
  조삼모사든 조사모삼(朝四暮三)이든 하루에 7개를 준다는 본질은 달라진 것이 없지만 눈앞의 이익만 볼 줄 아는 원숭이들은 그 말에 따라 기쁨과 분노를 표출하였다.
이는 경제학의 화두 중 ‘시간선호율’이란 이론으로도 접근이 가능하다.

  경제학에서‘시간선호율’이란 현재 시간을 얼마나 소중하게 생각하는지를 나타내는 지표이다. 시간선호란? 각 개인이 현재의 소비를 미래의 소비보다 상대적으로 얼마나 더 선호하는가를 나타내는 개념이다. 즉 시간선호율이 높은 사람은 미래보다는 바로 지금을 가치 있게 여겨 소득이 생기면 상당 부분을 소비해 버리며 시간선호율이 낮은 사람은 현재보다는 미래를 소중하게 생각하여 소득이 생기면 많은 부분을 저축한다. 따라서 훗날 두 사람이 가지고 있는 자산에는 차이가 날것이다. 

  시간선호율이 극도로 높은 사람 중의 일부는 빚을 내서라도 소비하는 경우도 있다.
‘마시멜로 이야기’에는 유명한 실험이 등장한다. 스탠포드 대학에서 실시한 이 실험에서 연구자들은 어린이들을 방에 남겨두면서 마시멜로를 하나씩 주고는 지금 당장 마시멜로를 먹어도 좋지만 15분간 먹지 않고 참으면 15분 후에 보상으로 마시멜로를 하나 더 받게 될 것이라고 알려주었다.
  당연히 마시멜로를 바로 먹어버린 아이들도 있었고 15분간 참은 후 보상으로 마시멜로를 하나씩 더 받은 아이들도 있었다.

  연구자들은 이 두 집단의 아이들을 14년 간 추적한 결과 마시멜로의 유혹을 참아낸 아이들이 마시멜로를 당장 먹어버린 아이들보다 공부도 잘하고, 사회성이 뛰어난 청소년으로 성장했다고 했다. 이를 경제학에서는 마시멜로를 바로 먹어버린 아이들이 15분간 참은 아이들에 비하여‘시간선호율’이 더 높다고 한다. 따라서 ‘시간선호율’이 높은 사람일수록 미래의 재화나 서비스의 가치를 상대적으로 낮게 평가한다. 곧 바로 마시멜로를 먹어버린 아이들은 실험이 진행되는 순간 마시멜로 한 개의 가치가 15분 후의 마시멜로 두 개의 가치보다 더 크다고 생각한 것인데 이는 이들의‘시간선호율’이 높았음을 의미한다.

  마시멜로 실험을 진행했던 연구자들은 성공한 사람들의 ‘시간선호율’이 낮은 경향이 있다는 결론을 내린다. 다른 경제학 논문에서도 소득이 낮은 가구는 소득이 높은 가구에 비해 ‘시간선호율’이 3~5% 정도 높다는 사실이 밝혀 진 바 있다. 이는 부자들이 가난한 사람들에 비해 상대적으로 인내심이 큰 경향이 있음을 의미한다고 덧붙였다.

  ‘시간선호율’이 현재를 얼마나 가치 있게 생각하느냐를 나타내는 수치라는 것은 이미 언급한 바 현재 시간을 어떻게 쓰느냐에 따라 삶이 바뀔 수도 있다.
  이러한 사실들은 좋은 대학에 합격하면 주변에서 축하도 받게 되고 학교 명예도 빛내게 되며 장차 좋은 직장도 얻게 될 것이다. 따라서 지금은 노출된 유해환경에 현혹되지 말고 공부를 열심히 하면서 다양한 경험을 통하여 진로를 탐색하는 기회를 갖기를 권한다.

  ‘시간선호율’은 공부 및 여타 자기계발에도 적용 가능하다. 즉 ‘시간선호율’이 높은 학생은 미래보다는 현재의 쾌락을 좇아 잠도 많이 자고 컴퓨터 게임을 즐겨하는 것이겠지만 ‘시간선호율’이 낮은 학생은 미래의 행복을 위하여 지금 당장은 어려움이 있더라도 모든 것을 꾹 참고 열심히 공부할 것이다.
  그 어느 쪽이 잘 되고 잘못된 것은 없다. 모두 스스로의 가치관에 따라 하루하루를 보람차게 보내고 있겠지만 다만 지극히 내 입장에서 생각한다면 나는 지금 당장은‘시간선호율’이 낮은 학생이 되라고 권하고 싶다.

  경제학에서는 모든 개인이 효용을 극대화하기 위해 노력한다고 가정한다. 만약 한 개인의‘시간선호율’이 매우 크다면 지금 하고 싶은 것들을 포기하고 열심히 공부해서 좋은 직장을 얻어서 미래에 높은 소득을 얻게 된다고 하더라도 그가 누리는 효용의 가치는 낮다고 볼 수 있다. 따라서 오늘날 희생을 강요하는 학교교육이 개인의 효용 극대화를 방해하게 되는 것일 수도 있다. 이 경우에는 그의‘시간선호율’을 존중하면서 현재 하고 싶은 것들을 충분히 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것이 그의 효용 극대화를 위하는 길이다.

  마시멜로 실험에서 도출된 결론은 부정할 수 없는 사실일 뿐만 아니라 상당히 호소력을 가지고 있다. 실제로 성공한 사람들은 대부분 미래를 위해 현재의 쾌락을 포기한 낮은‘시간선호율’을 가진 사람들이다. 그렇지만 이 사실에 기초하여 모든 학생들에게‘시간선호율’을 낮추어야 한다고 강요하는 것 또한 무리인 줄 알고 있으나 지금 이 순간을 게임과 유흥을 위해 쓰겠는가? 아니면 미래의 행복을 위해 쓰겠는가? 선택은 학생들의 몫이다.

  원숭이와 같이 당장 눈앞의 이익 밖에 볼 줄 모르는 미시적인 안목만 가진 학생이 되지 말고 거시적인 안목을 갖는 현명한 학생이 되어야겠다.
  송무백열(松茂柏悅)! 소나무가 무성하면 옆에 있는 잣나무가 기뻐한다.
김천신문 기자 / kimcheon@hanmail.net입력 : 2015년 07월 28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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