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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천신문 |
8월 4일 경기 파주 서부전선 비무장지대(DMZ)에서 우리 군 수색 작전 중 북한이 설치한 목함지뢰 폭발로 인해 육군 부사관 2명이 중상을 입게 되었다. 8월 10일 오전 우리 군은 보복하기 위하여 대북확성기방송의 재개를 결정했다. 이는 2004년 이후 11년만이다. 대북확성기 방송은 북한의 허약한 체제를 공격할 수 있는 유용한 수단이다.
8월 15일 북한은 ‘확성기 철거’를 요구하며 이를 수용하지 않을시 확성기 파괴 및 무차별적인 타격에 나설 것이라 하였다. 그리고 8월 20일 북한은 연천군 야산에 고사포와 직사포 4발을 발사했고 우리 군은 자주포 29발로 대응 포격을 했다. 지난 주 토요일까지 전쟁의 그림자가 드리우기도 했다. 북한은 잠수함, 공기부양정, 특수전 부대를 대거 가동하는 등으로 준전시상황을 만들었다.
고구려, 백제, 신라가 정립했던 삼국시대 때 세 나라는 동족이라는 인식은 전혀 없었고 적으로 생각했다. 위와 같은 상황을 보면 현재의 남북은 동족이 아닌 적대 적의 관계임을 알 수 있을 것이다.
그런데 8월 25일 정오를 기해 휴전선 일대에서 대북 확성기 방송이 소리를 멈췄다. 동시에 북한은 전군에 내려졌던 준(準)전시 상태 명령을 해제했다. 전쟁과 평화의 갈림길에서 피를 말리며 진행된 남북 고위급 접촉의 첫 결실이다. 이로써 군사적 충돌 일보 직전까지 갔던 한반도의 긴장 국면은 극적으로 해소됐다.
이번 고위급 접촉은 박근혜 대통령과 김정은 국방위원회 제1위원장 간 간접 정상회담이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김관진 청와대 국가안보실장과 황병서 북한군 총정치국장은 양측 최고지도자를 대신해 회담에 임했다. 이들은 무박 4일, 43시간 동안 밀고 당기기를 거듭한 끝에 6개 항의 합의사항을 도출했다 ( 8·25 남북합의). 합의된 내용에는 사실상 북한의 사과와 재발방지 약속이 들어있다.
박근혜 대통령은 남북한 고위급 접촉에 관하여 목함지뢰도발에 대한 사과와 재발방지약속을 요구했다. 이것을 물러설 수 없는 원칙으로 대내외에 선포했다. 이번에 북한이 도발을 하면 대화와 보상으로 이어지는 과거 악순환의 고리를 끊겠다는 박 대통령의 단호한 원칙 앞에 북한이 굴복했다.
공동합의문에는 ‘사과’라는 단어 대신에 ‘유감’이라는 표현이 있다. 그래서 북한으로부터 사과를 받은 것인지에 관하여 의문을 제기하는 견해도 있다. 그런데 외교상으로 유감(regret)은 좀 더 사과에 가까운 표현으로 풀이된다. 정치권이나 외교가에서 ‘사과(apology)’라는 말은 거의 사용하지 않는다. 사과 대신 늘 등장하는 단어가 ‘유감(regret)’이다.
그리고 남북은 고위급 접촉을 통해 당국 간 대화와 이산가족 상봉 및 민간 교류 활성화에도 합의했다. 일촉즉발의 위기 상황을 수습하는 차원을 넘어 꽉 막힌 남북관계의 물꼬를 트는 전환점으로 활용한 것이다.
과거 정부에서 볼 수 없었던 포기할 수 없는 협상의 기준에 관한 원칙을 제시했던 박근혜 대통령에 대하여 국민들은 오랜만에 박수를 보내고 있다.
2012년 12월 19일 실시된 제 18대 대선은 역대 선거 중에서 가장 치열한 선거였다. 민주통합당의 문재인 후보와 새누리당 박근혜 후보의 대결은 피를 말리는 승부였다. 필자는 대선 약 1개월 전에 박근혜 후보가 승리하는 것이 우리 역사 발전에 긍정적일 것이라고 분석했다.
신라의 삼국통일은 우리 민족을 통합시켜 평화를 안겨준 민족사의 제1의 사건이었고 자유민주주의 국가 대한민국의 건국은 민족사의 제2의 사건으로 볼 수 있다. 우리의 대한민국은 필연적으로 통일을 성취해야 할 숙제를 안고 있다.
신라의 선덕여왕은 삼국시대 최초의 여왕으로서 김춘추와 김유신 등 인재를 키우는 등으로 삼국통일의 기초를 닦았다. 박근혜 후보는 신라의 후손으로서 최초의 여성 대통령이 되어 남북통일의 초석을 닦는 등으로 통일의 역사를 이어갈 수 있을 것으로 예상했기 때문이다.
만약 그 때 대선에서 문재인 후보가 당선이 되었다면, 과연 박근혜 대통령이 제시했던 원칙을 고수했을지 의문이다. 지도자의 소신과 철학에 따라서 현실의 문제를 해결하는 방식과 결과에 엄청난 차이가 난다.
필자는 여러 차례에 걸쳐서 박근혜 대통령의 인사정책을 비판하는 글을 썼다. 그러나 이번에 박 대통령이 주도하여 이끌어 낸 ‘8·25 합의’는 과거 정부에서 만들어 낸 남북합의 보다 더 큰 의미가 있다고 생각한다. 왜냐하면 북한은 더 이상 우리를 향해서 도발을 해서는 안 된다는 것을 깨달았을 것이기 때문이다.
박 대통령의 임기 반환점이 되는 2015년 ‘8·25 남북합의’는 앞으로 역사적으로도 큰 의미가 있을 것이다. 이는 향후 남북관계의 기본원칙으로 확고하게 자리 잡을 것이다. 이것은 남북한의 평화와 교류를 담보하는 장치가 될 수 있다.
박근혜 대통령은 이번의 위기상황을 기회로 전환시키는 전화위복의 지혜를 발휘했으므로 이를 바탕으로 국정의 개혁과제를 해결하고 인재를 널리 등용하고 국민과의 소통에 앞장서는 등 성공한 대통령의 역사를 써가기를 기대한다. 그래야 국민이 행복하고 나라도 강해질 것 아니겠는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