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 | ⓒ 김천신문 |
바람소리가 들리면 세상 쪽으로 다릴 뻗은 나무는 다 흔들렸습니다 세상을 등진 나무들만 바람을 잊고 살 수 있어 저렇게 미동도 하지 않는지요 살면서 피할 수 없었던 바람이라 죽어 더 깊이 뿌릴 내리고 저리도 의연하게 서 있는지요 비탈에 누운 나무, 누운 까닭은 아무도 모르지만 제 몸 위로 불었다는 바람의 기억을 흔들어대며 꼭 제 몸만큼 버섯을 피워 올리거나 이끼를 키우다가 바람소리에 하늘이 흔들리면 조금 더 흔들리고 싶은지 흔들려 우는 바람이 되고 싶은지 세상을 향해 몸을 일으켜 세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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