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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천신문 |
“나이도 젊고 평소에 그렇게 건강했는데 간밤에 죽었다더라!”
흔히 하는 대화다.
수명은 평소의 건강과는 비례하지 않는다. 같이 놀던 사람이 자리를 떠나면서 “내일은 뭘 할까?”하니 옆에 있던 친구가 “오늘을 즐겁게 지냈으면 됐지 한치 앞을 모르는 인생인데 내일 생각을 뭣 하러 해.”
이는 인생수명무상(人生壽命無常)이라는 절박한 넌센스다.
건강하다고 수명이 긴 것은 아니고 평소에 몸이 허약하고 잔병이 있는데도 오래 사는 이를 볼 수 있다. 우리는 자신의 병과 죽음은 별로 관심이 없고 남의 병과 죽음에 대하여는 관심거리로 주고받는 많은 이야기들을 하고 있다.
인생에 있어 ‘아는 것 세 가지 모르는 것 세 가지’가 있는데 아는 것 세 가지는 죽는다는 것(순서 없이), 혼자 간다는 것, 빈손으로 간다는 것이고 모르는 것 세 가지는 언제, 어느 때, 어떻게 죽는다는 것이다.
또 갓난아이의 베넷저고리와 수의(壽衣)가 같은 점은 새 옷이고 주머니가 없고 입혀주어야 한다는 것이다. 또 태어난 산실과 무덤(묘소)은 같은 모양으로 그 형태가 똑같다. 그러므로 요람에서 무덤까지 생과 사는 하나 인 것이고 필연적이다.
존엄사법이 통과되기까지의 그 배경은 인생오계(人生五計)에 있어서 1)身計 2)生計 3)家計 4)老計 5)死計가 있는데 다섯 번째인 사계는 국민대다수가 무관심한 가운데 임종을 맞이하게 된다.
사람은 웰빙(well-bing)해야 웰다잉(well-dying)한다는 것이다. 즉석을 하면 잘 살아야 잘 죽는다는 것이다. 인생오복(人生五福) 중의 고종명(考綜命)이라는 것은 죽음복으로써 웰다잉에 상응 하는 뜻으로 ‘웰다잉’은 곧 고종명이기도 하다.
필자는 대한노인회 김천시지회 부회장 당시(2014. 4. 4) 가나안농군학교에서 1박 2일간의 ‘웰당잉 전도사’ 교육을 이수하고 전도사 자격증을 전수받은 바 있다.
존엄사법은(well-dying) 죽음을 존중 받아야 한다는 화두고 임종직전에 접어든 환자에 인공호흡기를 달지 않거나 떼도 처벌하지 않는 법률(일명 존엄사법)이 2016년 1월8일 국회를 통과하여 유예기간을 거친 후 2018년부터 시행될 전망이라고 한다.
회복 불가능한 불치의 병을 무의미한 연명치료로 인간의 존엄을 파기하고 죽음의 편리를 박탈하는 것은 의학 독재에 가깝다고 한다. 즉 연명치료는 생(生), 불생(不生)의 시점에서 심폐소생술, 혈액투여, 항암제투여, 인공호흡기 착용 등을 뜻한다. 회생 가능성이 없고 치료해도 회복되지 않는 환자에 한해 이 같은 네 가지 행위를 시작하지 않거나 중단할 수 있다는 것이다. 그러나 말기환자의 품위를 마지막가지 지켜주는 호스피스 완화치료는 삶의 완성을 도와주는 임종가지 환자를 편안하게 하고 가족을 안심하게 한다는 것이다. 다만 통증완화치료 및 영양공급, 단순 산소공급 등은 중단해서는 안 된다.
말기환자의 치료비는 중환자실에서 연명치료비가 80%에 달하므로 국가적, 가정적으로 막대한 경제 부담뿐 아니라 가족의 직장 및 육아 등 생계에도 크게 고충을 초래하게 된다. 지난해 사망자 26만 가운데 73%가 병원에서 임종하였고(암환자 90%) 미국은 30%, 호주는 52%라고 한다. 우리나라는 연간 5만여명이 연명치료를 받고 있으며 연간 건강보험, 재정지출은 3천억이라고 한다.
연명치료를 중단하려면 환자의 유언장, 일기장, 녹취록 등을 참고하면서 환자 본인의 의사를 확인해야 한다. 환자가 의식 불명이나 미성년자라면 환자 대리인이 해야 하고 환자가 성인인 경우에는 환자 가족 전체가 합의하고 의사 2명이 동의 할 때에는 환자를 대신하여 연명치료를 중단할 수 있다. 법정 대리인이나 가족이 없을 때에는 의료기과 내부전문가들로 구성된 의료기관 윤리위원회가 가족을 대신하여 만장일치로 중단할 수 있다. 그 외 생존 시 본인의 ‘사전의료의향서’가 있어야 중단할 수 있다. 존엄한 죽음 연구기관이 준비 중인 ‘사전의료의향서’를 보자.
1)나의 병이 현대의 의학으로 치료할 수 없는 상태이고 이미 사망 시기 가 가까워지고 있다고 진단한 경우에는 인위적으로 사망 시기를 연장 시키는 일체의 행위를 거부합니다.
2)다만 이 경우에 나의 고통은 완화할 수 있는 조치는 최대한으로 실시 하십시오. 이로 인하여 나의 사망시기가 빨라져도 상관없습니다.
3)내가 장기간에 걸쳐 식물인간 상태에서 빠진 경우에는 일체의 생명 유지조치를 않기를 요청합니다.
웰다잉은 노년기에 신문화요. 새로운 학문으로 활성화 되어야 하며 예로부터 내려오는 오복(五福) 중에 고종명(考終命)은 죽음복(큰병 없이 갑자기 맞이하는 임종)인데 이는 현대판 웰다잉이라 생각한다.
의사의 연명치료에 의한 비참한 죽음을 맞이하는 것이 아니라 임종은 삶과 죽음의 갈라지는 순간이다. 가족과 친지들이 지켜보는 가운데 이승과 저승이 교차하는 마지막 고해(告解)의 자리다. 따라서 가장 슬프면서도 가장 아름답고 숭고한 의식이다. 평화로운 죽음이 품위를 지키며 가치 있고 우아한 임종문화로 승화시켜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