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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론- 그대! 국가대표에게 감사하지 말입니다

백승한(수필가·순천제일대 식생활과 교수)
김천신문 기자 / kimcheon@hanmail.net입력 : 2016년 07월 10일
ⓒ 김천신문
얼마 전 아들의 육군 훈련소 퇴소식을 다녀왔다. 대한민국의 건강한 남자라면 누구나 한번쯤 거치는 통과의례라고는 하지만 요즘처럼 편한 생활만 하다가 군대를 간 자식을 둔 부모의 마음은 노심초사 걱정이 끊이질 않았다. 잊혀졌던 옛 군 생활도 떠오르고 괜스레 군인 드라마도 관심 있어지고 그리고 지나가는 군인들을 보면 달려가서 뭐라도 챙겨주고 싶다고나 할까. 하지만 군 당국도 이런 부모의 마음을 헤아렸는지 각종 정보수단을 통해 자식의 안부를 들려주니 그마나 위안이 될 수 있었다.

정확히 5주 만에 앳되던 얼굴은 어딜 가고 검게 그을린 얼굴에 절도 있는 동작이 익숙해진 아들을 멀리서나마 찾아볼 수 있었다. ‘저기 멋진 군인은 제 아들이 확실합니다.’ 가슴이 쿵쾅거리며 옆 사람에게 자랑하고 싶은 마음도 잠시 그동안 집 떠나 고생했을 아들을 생각하니 가슴이 먹먹해져 왔다. 아내도 나와 눈을 마주치지 못하고 그동안 애써 태연하던 모습이 순식간에 사라지고 지극 정성한 엄마의 시선으로 아들을 보고 또 보고 서 있었다.

드디어 퇴소식이 시작되었다. 국민의례가 시작되고 “동해물과……”부터 “이 기상과 이 맘으로……”까지 4절을 쉬지 않고 군악대의 힘찬 반주에 맞추어 애국가 제창을 하는 우리 아들들을 보고 있자니 가슴 속에서 무언가가 불끈 솟아올랐다. 너무 바쁘게 사느라 잠시 잊고 있었던 조국에 대한 소중함 감사함 그리고 이 나라를 위해 헌신할 수 있는 소중한 기회를 갖게 된 아들의 자랑스러움이 한꺼번에 합쳐져 나도 모르게 두 주먹이 쥐어지며 큰소리로 따라 부르며 국가가 주는 무한한 영광에 감사하는 시간을 가질 수 있었다.

우리의 늠름한 아들들이 불러주던 애국가의 감동에 잠시 취해있다 정신을 차려보니 이제는 어느 유명 브랜드 의류보다 더 멋진 군복에 선명히 새겨진 태극기를 발견하고서 첫사랑을 만난 듯 가슴이 뛰어오르고 얼굴이 달아 올라왔다. 내가 태어난 나라, 내가 살 수 있도록 지켜주는 나라 그리고 대대손손 우리의 후손들이 살아가야 하는 내 나라의 보물보다 값진 상징물이 바로 우리 아들의 가슴속에 품어져 있다니! 주체 못할 감동에 전율을 느끼며 대한민국의 최고 국가대표가 된 씩씩해진 아들을 품에 안을 수 있었다.

국위를 선양하는 방법은 다양하다. 해외로 진출하여 운동, 경제, 문화 등 분야에서 대한민국의 명성을 알려 국익을 도모하는 것도 정말 훌륭한 애국이다. 하지만 그 바탕에는 밤낮없이 조국의 안위를 지키고 있는 60만 군인들의 보이지 않는 희생이 없이는 불가능하다. 그러한 측면에서 우리의 자주국방을 책임지는 군인들이야말로 진정한 국가대표임이 틀림없다. 그리고 나는 그 국가대표를 훌륭히 성장시켜 대한민국에 잠시 임대해 준 자칭 자랑스러운 국가대표의 감독이다. 요즘 만나는 사람마다 붙잡고 군에 간 자식 자랑을 늘어놓는다. 예전에 다른 분들의 군대 간 자식 이야기를 경청하지 못했던 내 자신이 미안하기도 하고 그래서인지 더 열심히 우리들의 훌륭한 자녀들인 군인의 홍보대사를 자청하고 있다.

1948년 7월 17일 공포된 건국 ‘헌법’에서는 제2장 ‘국민의 권리의무’에서 교육의 의무, 근로의 의무, 납세의 의무, 국토방위의 의무를 국민의 기본의무로 각각 규정하고 있다. 인기 아이돌 가수의 병역기피로 인한 입국금지 조치가 여전히 유효하고 있고 한 해 5천여 명 이상이 해외불법체류로 병역면제를 받고 있다는 답답한 뉴스가 있기는 하지만 2016년 현재 대한민국에서는 입대하기가 하늘의 별 따기라는 말이 돌고 있다. 물론 이유를 살펴보면 20세 남자 인구에 비해 군 입대 수요가 턱없이 적기 때문이라고는 하지만 병역의무가 장차 사회생활에서 얻을 수 있는 긍정적인 효과 때문에 그만큼 선호를 하기 때문이라고 확신한다.

요즘 나라가 안팎으로 어수선하다. 이럴 때일수록 그대 국가대표가 있어 행복했다고, 행복하다고, 그리고 영원히 행복할거라고 말하고 싶다. 혹시 지나가다가 우리의 자랑스러운 국가대표인 군인을 만나게 된다면 엄지손가락 한번 세워주시기를 바란다. 당신들의 눈부신 희생정신이 바로 우리나라를 이끄는 진정한 힘이라는 의미로! 내가 좀 오버했나? 그래도 그대! 국가대표에게 감사하지 말입니다.
김천신문 기자 / kimcheon@hanmail.net입력 : 2016년 07월 10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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