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 | ⓒ 김천신문 |
허리 꺾인 노모 기억자로 걸어서 옆자리에 와 앉았다 내 눈은 벌써 너무 야위어서 조형물 같은 몸을 재빠르게 쓰다듬었다 마르고 꺾인 몸이 무슨 구경거리라고 따라 붙는 시선 따윈 아랑곳없이 수도꼭지 앞에 접이식 의자처럼 몸을 접었다 치료약처럼 전신에 비누거품을 바른다, 꽃 시절 곱디고운 곡선들은 죄다 누구에게 벗어주고 아슬아슬하게 직선만 걸쳤을까 똑바로 쳐다보면 자칫 관절이라도 틀어질라, 조심스레 짠한 마음 내밀어 등 밀어드렸는데 등이 너무 가팔라서 때 한가락 붙어있지 않았다 밥보다 속을 더 많이 끓이고 살았는지 숯덩이 같은 몸에서 짙은 화독내가 났다 발가벗은 사람들이 사팔뜨기 눈으로 힐끔거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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