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
|
ⓒ 김천신문 |
8·15를 맞아 성주에 갔네
815명이 삭발한다는 성밖숲으로 갔네
사드(THAAD) 배치 발표 한 달이 넘도록
하루 평균 일천 오백 명이 모여
촛불문화제를 열고 있다는 성주에 갔네
국민의 반 이상이 사드 배치 찬성하는데
우리 집 마당에는 안 된다는 님비로 매도당하고
사드 레이더 전자파는 위험하지 않다는데
왜 반대하는지 알려고 성주에 가서, 보았네!
대쪽 같은 심산 선생의 후예들이
소리 높여 외치는 평화의 외침을 들었네
성주사람들은 전자파 때문에 항의하는가 아니었네
성주사람들은 님비현상으로 반대하는 것이 아니었네
성주사람들은 외부세력이 사주해서 반대하는 게 아니었네
하루에 천 개가 넘는 생수와 머리띠와 약품과
하루에 천 명 이상이 먹어야 하는 쌀을 마련하여
마치 일상처럼 가수는 노래하고, 춤꾼은 춤추고,
시인은 시를 낭독하고, 웃으며 즐기는 대동 한마당
그러다가, 다함께 일어나 팔 쭉쭉 뻗으며 외치고 있는
이 땅의 평범한 농민을 보았네
여기서 19세기말 경상도농민항쟁을 보았네
여기서 반봉건, 반외세 동학농민운동을 보았네
가까이 광주 5.18정신을 성주에서 보았네
성주군민의 주장처럼 사드야말로 외세임을 알았네
스스로 만든 파란 나비 리본을 가슴이 달고
한반도 전역, 사드는 필요없다고 외치고 있었네
외세의 요청에 한반도를 팔아넘기는 것은
역사와 민족 앞에 씻을 수 없는 범죄요,
청일전쟁으로 외세의 전쟁터가 됐던 이 땅
불길한 전쟁의 위기가 한반도에 닥치고 있다며
북핵으로부터 남한을 지키는 것이 아니라
제국의 동북아 패권 전략일 뿐이라고
성주 사람들 모두, 농민이 아닌 투사가 되어
이 땅 한반도를 지키는 평화의 투사,
가슴마다 파란 나비리본의 파랑나비가 되어
사드를 반대하며, 평화를 염원하는 나비효과로
파랑나비들이 스스로 전국에서 모여들고 있었네
성밖숲은 이제 파랑나비들의 축제마당이 되어 있었네
수많은 파랑나비들의 작은 날갯짓이 모여
한반도의 평화와 세계의 평화로 나아가고 있었네.
한미일 3각 미사일방어망과 3각 군사동맹 구축으로
동북아 전략 질서가 미일 우위로 재편하게 되면
한반도는 평화와 통일의 기회를 영원히 상실하게 되고
한미일 대 북중러의 무한 군비 경쟁은 결국,
한반도에 전쟁으로 인한 파멸을 불러올 거라며
민족의 희생을 대가로 하는 사드 배치는 철회되어야 한다며
눈에서, 입에서, 온몸에서 파랑나비들이 열변을 토하고 있었네.
이제 파랑나비들은 성주를 넘어 김천으로, 구미로, 대구로
한반도 평화를 지키려 날아가며 외치고 있네
전쟁을 불러오는 일체의 행위는 반민족적 행위이니
우리가 사는 이 지역을 넘어 한반도 전체에
오, 향기로운 흙가슴만 남고 모든 쇠붙이는 물러가라
제국이 강요하는 사드 배치 철회하라 외치고 있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