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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천시단- 어머니의 흘림체

정수식(시인·대덕면)
김천신문 기자 / kimcheon@hanmail.net입력 : 2016년 12월 07일
ⓒ 김천신문
몇 해를 정신없이 보낸 길목을 들춘다
저녁 밥상 물린 어머니
호롱에 기름 채워 밝힌 불에서
아들의 제삿날을 떠올린다
 
연적이 벼루에 눈물 흘리고
어머니 눈에서는 비통의 눈물이 흐른다
먹을 갈아 먹즙 만들고
창호지를 세 등분으로 잘라 이은 두루마리에
눈물 머금은 하고픈 말들
흘림체로 써내려가는 세필이 예사롭지 않다
 
아들 제삿날에 읽을 제문이 먹먹하다
“오호 통재라 오호 애재라……”
불에 타는 듯한 마음을 이기지 못하겠다
할 말이 얼마나 많은지
두루마리에는 눈물 날염으로 그림 그리고
숨었던 말 다 채우고 붓을 놓는다
 
김천신문 기자 / kimcheon@hanmail.net입력 : 2016년 12월 07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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