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 ⓒ 김천신문 | | 화재현장 속에서 사람을 구한 용감한 시민이 뒤늦게 알려져 화제가 되고 있다.
송인호(51세)씨가 바로 그 주인공.
지난 19일 오후 2시께 대덕면에 산불이 발생해 임야 100여평이 소실되고 한 명이 중상을 입는 인명피해가 났다. 이날 화재현장 인근에서 농장을 운영하는 송인호씨가 현장으로 달려와 불구덩이 속에서 할머니(76세)를 구하고 본인도 화상을 입었다. 송 씨는 평화남산동에 살며 부인 이경숙씨와의 사이에 1남 3녀를 둔 평범한 가장으로 대덕면에서 표고버섯농장을 운영하고 있다.
“이날 유난히 농장에 있는 개들이 크게 짖어대 무슨 일이 났구나 싶어 밖으로 나가보니 평소 알고 지내던 이웃 어르신 밭과 가까운 곳에서 연기가 났습니다. 정신없이 뛰어가니 할아버지가 망연자실한 모습으로 앉아서 불난 곳을 가리키며 할머니가 안에 계시다고 하셔서 그 곳으로 들어갔습니다.”
송인호 씨는 그날의 일을 생생하게 기억하며 지금 생각해도 아찔하다는 표정을 지었다.
“할아버지가 가리키는 곳으로 들어가 보니 불구덩이 속에서 할머니가 온몸에 상처를 입고도 불을 끄느라 허우적대고 계셨습니다. 할머니 정신 차리라고 소리 지르고 할머니를 끌고 60여m 아래로 내려오니 소방차와 구급차가 와있어 병원으로 이송됐습니다. 할머니는 그날 김천에 있는 병원에서 치료가 안 돼 대구 큰 병원으로 옮기셨다는데 빨리 쾌차되셨으면 합니다.”
송 씨는 그날 입었던 옷의 일부가 불에 타고 하반신에 화상을 입어 보건소에 통원치료 중이지만 본인보다는 할머니 걱정을 더 앞서 했다.
사고가 난 며칠 후 할아버지로부터 전화가 와 “덕분에 할머니를 구할 수 있어 정말 고맙다”고 인사를 들었지만 송 씨는 “위독하신 할머니가 빨리 완쾌되셔야 마음이 놓일 것 같다”고 의인다운 면모를 보이고 “그날이 해병대 전역 딱 30년이 되는 날이었는데 그런 일이 생긴 건 앞으로 더 열심히 잘 살라는 뜻인 것 같다”고 의미를 부여했다.
송 씨는 평화남산동 통장협의회 총무, 해병대 전우회 회원으로 활동하며 봉사에도 앞장서 왔다. 군 복무 시절에는 훈련 중 물에 빠진 고교생을 구해 사단장상을 받기도 했다.
송 씨를 잘 안다는 지인은 “송인호씨는 평소 정직하고 의협심이 강하며 불의를 못 참는 성격인데다 남의 눈치를 살피지 않고 바른 소리를 잘한다”고 평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