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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천신문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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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종인 시집 ‘희망이란 놈’(문예미학사)이 발간됐다. 1983년 ‘세계의 문학’으로 등단해 ‘흉어기의 꿈’, ‘아이들은 내게 한 송이 꽃이 되라하네’, ‘별’, ‘나무들의 사랑’, ‘내 마음의 수평선’에 이은 여섯 번째 시집 ‘희망이란 놈’에는 71편의 시가 4부로 나눠 편집됐다.
가을도 다 가려는데/ 문득, 돌아보니 그대가 없네/ 그래, 우리 두어 달만/ 헤어지기로 하자// 정녕, 봄이 올 때까지/ 나무마다 연초록 새잎이 날 때까지// 희망이란 놈은 도대체/ 어디에서 무얼 하고 있는 게냐/ 꿈이란? 사랑이란? 새로운 세상이란?/ 우리 사는 세상에 있기라도 하는 게냐!
표제 시 ‘희망이란 놈’ 1·2·3연(전체 6연)이다.
김종인 시집 ‘희망이란 놈’에는 김천 관련 시도 여러 편 보인다.
감천 냇가 모래톱 하얗게 얼었다 모래톱 하얀 이빨같이 겨울 과수 전지 톱날 갈러 간다 우체국 앞 김천철물 주인장 전기 그라인더를 돌리며 톱날, 하얗게 세운다
-‘모래톱 하얀 이빨’부분
달봉산 오월, 푸른 어둠 속에서 내려다보면,/ 건너 고성산 아래, 도심을 가로질러/ 케이티엑스(KTX) 고속열차가 굉음을 내며 지나가네
-‘달려가네’ 부분
경상도 김천 사람들은 집집마다 가죽나무 한 그루씩 키운다 어릴 때는 속이 비어 잘 부러지고 동해(凍害)를 입기도 쉽지만, 자라면서 차차 속을 가득 채우고 점점 단단해져 쑥색이던 껍질이 검어지고 더덕더덕 갈라져 벗겨지면서 속이 빨간 참죽나무가 된다
-‘참죽나무’ 부분
전교생이 20명인 농남중학교/ 2학년 7명이 국어 수업을 하는데/ 박새 한 마리, 어디서 전학을 왔는가/ 온통 교실을 뒤집어 놓는다
-‘적막강산’ 부분
운남산이 빗속에 아련하다/ 노고봉이 비에 젖고 있다/ 비안개는 느릿느릿, 시나브로/ 남면사무소 쪽으로 내려온다
-‘비오는 운동장’ 부분
김천농공고 교정을 가로질러/ 달봉산 오르는 길은 완만하고 부드럽다/ 은사시나무 참나무 밤나무 숲을 지나/ 구불구불 산을 휘감아 돌면
-‘달봉산 각시붓꽃’ 부분
김종인 시집 ‘희망이란 놈’에는 발문이 없으며 ‘대저 시란 무엇인가?’로 자서를 대신했다.
18쪽을 할애해 쓴 ‘시란 무엇인가’는 “이 화두를 잡고 시를 쓴지는 그리 오래 되지 않았지만, 시는 내게 자연스레 찾아온 것 같다”로 시작해 “하여, 나는 스스로 천기를 예보하는 시를 찾고 싶다”로 마무리했다.
분단시대 동인, 한국작가회의 회원 등으로 활동하고 있는 김종인 시인은 남면 초실에서 태어나 김천고를 거쳐 경북대 사범대 국어교육학과를 졸업하고 중고등학교에서 국어교사로 재직했으며 현재 고향에 집을 짓고 작은 농사를 하고 있다.
178쪽 분량의 김종인 시집 ‘희망이란 놈’ 값은 9천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