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 ⓒ 김천신문 | |
한 할머니가 시집을 발간했다. 황금동에서 태어나 81년 세월을 이곳에서 살아온 김영옥 할머니가 시집 ‘오지 않는 나비’(동아문화사)를 발간한 것. ‘채송화’, ‘담장 위 바람개비’, ‘밤비’, ‘성지순례’등 63편의 시를 4부로 나눠 편집한 ‘오지 않는 나비’에는 시 공부를 따로 하지 않은 김영옥 할머니의 진솔한 이야기가 담겨 있다. “조금만 힘들어도 남의 가슴 치던 못난 손 가슴으로 모아 기도드리고 나면 흘러가 시간들이 기적처럼 아름답게 다가왔다. 채송화 피었던 자리에 설레는 마음으로 주님과 함께 해온 날들 조심스레 펼쳐놓는다.” 독실한 가톨릭신자로 꽃을 특히 좋아해서 작은 마당 가득 꽃을 가꾸는 김영옥 할머니의 시집 ‘오지 않는 나비’ 머리말 일부분이다. 지난해 자주 오던 호랑나비 올해는 통 오질 않네/ 한 해도 거르지 않더니 웬일일까/ 꽃밭의 꽃들이 서로 쳐다보면서/ 이제나 저제나 근심스런 얼굴이네// 신랑을 기다리는 새색시 같이/ 수줍게 고개 숙여 애가 타는데/ 나비야 날아와 다오/ 꽃들이 가엽다 하염없는 기다림/오늘도 행여나 찾아올까 님을 그리네 3연으로 된 표제 시 ‘오지 않는 나비’ 1·2연이다. 후기는 김영옥 할머니의 외아들 최용석이 썼다. “무엇이 그토록 바쁜지 빨리도 엄마의 곁을 떠나가신 아버지의 빈자리 하늘이 무너지고 땅이 꺼지는 것 같은 절망과 두려움 속에서 홀로서기를 하신지도 어언 삼십년의 세월이 흘러갔습니다. 희로애락의 조각들이 한 편의 시가 되었고 표현된 느낌이 너무 아름다워 자식 된 마음에 엄마의 삶을 보여드리고 싶고 작은 사랑의 감동을 함께 나누고 싶어 감히 한 권의 책으로 엮어봤습니다.” 삼십년 전 남편과 사별하고도 좌절하지 않고 최선을 다한 삶을 살아온 어머니에 대한 지극한 효심이 느껴지는 후기 일부분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