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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랜만에 연락 온 친구가 울먹이는 목소리로 고민을 털어놓았다. “남자친구에게 헤어지자고 했더니 나를 죽이고 자기도 죽겠다고 하는데 어떻게 해야하지?” 친구는 헤어지자니 보복성 범죄가 두렵고 주변 지인들에게도 해를 끼칠까 겁이나 어떤 결정도 내리지 못하겠다고 하였다. 뉴스나 라디오에서만 보던 데이트폭력이 막상 내 주변에서 발생하니 경찰인 나조차도 당혹스러웠다. 사실 데이트폭력은 우리 주변에서 빈번하게 발생하고 있다. 지난 17일 서울 신당동에서 만취한 남성이 자신의 여자친구에게 무차별 폭행을 저지르고 이를 목격하고 여성을 보호하는 시민들을 향해 트럭까지 몰고 돌진 한 사건도 같은 범죄로 볼 수 있다. 데이트 폭력은 미혼의 연인 사이에서 한쪽이 가하는 폭력이나 위협을 말하는 것으로 그 단어만으로는 단순 연인들간의 다툼정도로 생각되지만 이는 엄연한 범죄행위이다. 데이트 폭력은 초기 대처가 제대로 이루어지지 못하면 재범률이 높고 복합적인 범죄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는 점에서 매우 위험하다. 실제로 지난 해 8천3백여 명이 데이트폭력으로 경찰에 입건되었고 올해는 그 보다 8%나 증가하였다고 한다. 데이트폭력을 겪고 있다면 우선 폭력을 그냥 지나치지 말고 상대가 용서를 구하더라도 단호한 태도를 보이고 가족이나 친구, 전문기관에 상담을 받거나 112나 1366(여성긴급전화)로 도움을 요청하는 것이 좋다. 또한 상대방이 폭력을 행사하였다면 날짜와 시간을 기록하고 신체의 상처를 사진으로 찍어두고, 병원에서 진찰받은 진단서를 남겨야 한다. 데이트 폭력은 이제 개인적인 문제가 아닌 사회적인 문제이다. 우리 주변에 사회적 약자가 괴롭힘을 당하는 것을 목격하면 지체 없이 신고를 하고 보호받도록 도와주어 데이트폭력이 근절되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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