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 ⓒ 김천신문 | |
여든 일곱 그 세월을 고뇌처럼 사시더니 오늘은 지팡이를 대문에 걸어둔 채 어머니 불러보아도 뒤척이고 계시네 무엇이 그토록 무거운 삶이었나 사계절을 하나같이 질박한 흙이 되어 다 닳은 투박한 손금 이제야 보이시네 뻐꾸기 우는 날 찔레도 곱던 오월 호미 하나 쥔 손에 봄빛마저 따가운데 허리춤 낡은 손수건 한나절의 땀이 젖네 동구 밖 먼 길 돌아 장터에 가던 날엔 서너 되 곡식 자루 머리에 이고 가서 해질녘 안고오시는 한아름의 살림살이 오늘은 손을 잡고 하염없이 울어본다 무너진 기력 앞에 가슴이 저려오고 어머니 저 하늘 봐요 아직 해는 남았어요 *기력이 약해 외출조차 못하시는 어머니를 생각하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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