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온이 35℃ 이상이면 발효되는 폭염경보가 보름간 지속되며 김천이 불볕더위로 몸살을 앓고 있다. 12일부터 시작된 폭염경보가 25일 현재까지 14일간 계속 발효 중인 가운데 기상청에서는 이번 폭염이 8월 중순까지 지속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어 폭염으로 인한 피해가 커질 것으로 예상된다. 7월의 이 같은 장기간 폭염은 1994년(18.3일) 이후 최장일수이며 이대로 폭염이 지속된다면 지난 30년 간 최고 기록을 갱신할 것으로 보인다. 재난수준의 폭염으로 인해 연일 낮 기온이 35~38℃를 오가는 가마솥더위가 계속되고 밤에도 무더위가 이어져 열대야 기온인 25℃를 웃돌며 시민들을 잠 못 들게 하고 있다. 체감 온도가 40℃에 달하는 낮 시간대에는 거리에 행인조차 뜸해 상가의 매출감소로 이어지며 상인들을 울상 짓게 만든다. 커피숍 등 에어컨 아래서 장시간 머무를 수 있는 상가에는 손님이 북적여 보이지만 회전율이 떨어져 수익에는 별반 영향을 못 미친다는 게 업주들의 불만이다. 무더위로 인한 인명피해는 더욱 심각하다. 열경련, 열탈진, 열실신, 열사병 등의 질환을 통틀어 일컫는 온열병 환자가 전년 동월 대비 3배나 증가했다. 지난해 7월 온열환자는 4명이었으나 올해는 12명이나 속출했으며 급기야 지난 19일에는 열사병으로 인한 사망자까지 발생했다. 평소 지병을 앓던 정(42세·자산동)모씨가 집안에서 쓰러져있는 것을 발견한 아버지의 신고로 119소방대가 출동해 병원으로 옮겼지만 끝내 열사병으로 숨지는 안타까운 사고가 일어났다. 온열환자가 발생한 연령대도 어린이나 노약자에 한정된 것이 아니라 40대(2명), 50대(2명), 60대(2명), 70대(2명), 80대(3명), 90대(1명)까지 두루 분포돼 온열병으로부터 누구도 안심할 수 없는 상황이다. 보건소관계자는 “어르신들은 별 생각 없이 야외에 계시다 피부에 화상을 입는 경우도 있다”고 주의를 요하고 “젊은 사람들은 자신의 건강을 믿고 산책이나 운동 등 지나친 야외활동으로 온열병에 걸리는 경우도 있다”며 “폭염에는 수분을 충분히 섭취하고 낮 동안의 활동은 자제해야 하며 너무 낮지 않은 적정온도의 에어컨으로 건강을 지켜야 한다”고 당부했다. 무더위로 인한 가축피해도 있었다. 지난 11일 대광동 양계농장에서는 닭 3천수가 폭염으로 인해 폐사하는 피해가 발생했다. 당분간 무더위는 지속될 전망이어서 피해는 더욱 속출할 것으로 예상돼 특단의 대책이 필요해 보인다. 시에서는 살수차 물뿌리기, 그늘막 운영, 폭염행동요령 가두방송, 농축산물피해예방현장지도 등 종합대책을 수립해 폭염장기화에 따른 피해를 최소화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시 보건소에서도 김천의료원, 김천제일병원 등과 연계해 온열환자 발생에 대비하고 있으며 김천소방서에서는 온열환자에게 필요한 응급처치 장비를 갖춘 폭염구급대를 운영해 환자 발생 시 신속하게 현장에 출동, 응급처치와 병원이송 등 폭염대비 구급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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