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려동물 천만시대다. 팻 푸드 시장만 1조원에 달해 반려동물에 대한 인식 자체가 달라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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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천신문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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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에게는 천사
유해조수에게는 저승사자
먼 옛날부터 반려견은 사람의 가장 든든한 동반자였다. 수시로 출몰하는 늑대와 같은 포식자들로부터 지켜주었다. 집집마다 개를 길렀고 외지인이라도 들어오면 동네가 시끄러웠다.
하지만 무분별한 벌목으로 산림이 황폐화되고 도시화가 진행되면서 반려견은 설 자리를 잃어갔다.
시대는 또 변했다.
귀농 귀촌인에게 없어서는 안 될 존재가 된 것이다.
수시로 출몰하는 멧돼지와 고라니, 너구리, 족제비와 같은 짐승들로부터 집과 재산을 충실히 지켜주고 있다.
그 중에서도 단연 돋보이는 반려견이 호야다. 닭을 잡아먹고 병아리를 채가는 너구리를 잡았고 수시로 내려와 농작물을 망치는 고라니를 사냥했다.
밤이 되면 “멍멍” 짖어 산에서 내려오는 짐승을 혼비백산하게 했다.
이토록 용맹한 호야지만 사람에게는 더 없이 순하다. 큰 덩치에 어울리지 않게 애교까지 부렸다.
모르는 사람이 보면 고라니를 몇 마리나 잡았다는 것을 믿지 않을 정도다.
호야 보호자는 고라니를 사냥하는 사진을 직접 보여주기도 했다.
보호자에게는 호야가 복덩이다.
자랑스럽고 든든하다.
그래서 사냥한 짐승에 손을 대지 않는다. 푹 삶아서 모두 호야와 다른 반려견에게 준다.
고생했으니 먹고 기운을 내라는 마음이 담겨있다. 또 집을 잘 지키라는 의미도 들어 있다.
호야를 데리고 나갈 때는 각별히 주의를 기울인다. 순한 성격을 모르는 사람들이 호야의 덩치를 보고 놀랄 수 있기 때문이다.
주로 겨울에 다니지만 고리니 등 유해조수가 극성을 부릴 때는 산으로 가기도 한다.
인적이 없는 곳만 다녀 안전에는 걱정이 없다.
“반려견을 여러 마리 키우지만 호야만큼 순하고 사냥 잘하는 개는 처음이다. 당연히 더 애정이 간다. 산 아래 집과 밭이 있다 보니 산짐승 걱정을 안할 수 없는데 호야 덕분에 마음 놓고 산다. 호야는 나의 평생 동반자다.”
자랑스러운 얼굴로 호야를 보는 보호자의 얼굴에 미소가 가득하다.
평상시는 집과 재산을 지키고 특별한 경우에만 보호자와 함께 산에 오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