할머니가 헐레벌떡 뛰어와 도장과 주민등록증부터 찾았다. 전기세를 깎아 주니까 빨리 가져가야 된다는 것. 무슨 말인지 몰라 사정을 들어보니 철탑 인근 마을 주민들의 대상으로 하는 전기요금 감면이다. 2015년에 일괄적으로 도장도 찍고 서류도 쓰고 다 했는데 무슨 소란인지 모르겠다. 그때도 난리가 아니었다. 동네 어르신들이 모두 마을회관에 모여 아들 딸에게 전화해서 고지서를 찾았고 이장이나 새마을지도자 들이 대필해 주었다. 그런데 이번에는 매년 이 소동을 벌여야 한다니 참 난감하다. 한전대구관리처의 답변은달랐다. 지원자격 심사를 통한 일제정비라고 한다. 정착되기까지 4~5년이 경과하면서 현재 기준으로 이사나 전입 등 변동이 너무 많았다. 상황 파악을 행정공동이용안 동의서와 개인정보제공 신청서를 받게 된 것이다. 연단위 사업으로 매년 확인해야 하지만 행정공동이용안 동의서를 받으면 조회를 통해 주민등록 변동을 알 수 있다. 이번 동의서만 받으면 더 이상 소동을 벌일 필요가 없다. 철탑으로 인한 전기요금 감면은 호당 한 달 평균 1만2천 원 정도다. 전기를 많이 사용하지 않는 농가에는 크다. 하지만 이번 정비사업으로 주민등록상 거주자가 아니면 더 이상 혜택을 받지 못한다. 시행 초기에는 해당 경작지가 있고 주민등록상이 아닌 실거주시에도 혜택을 받았지만 이번에 모두 제외됐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