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병권씨는 6년째 농업기술센터에서 일하고 있다. 그가 맡은 일은 3만3천평의 부지 관리와 센터 내의 모든 설비 점검 및 수리, 교체다.
혼자서는 벅찬 일이다. 그런데도 6년째 묵묵히 맡은 바 소임을 다하고 있다. 정확히 말하면 기대 이상으로 잘해 주고 있다. 오죽했으면 센터 소장이 김천시청에 찾아가 “안병권씨는 다른 곳으로 보내면 안 된다”고 까지 했다. 그것도 두 번이나 말이다.
안병권씨는 과분한 칭찬이라고 말한다. 그러면서도 지금까지 한 일을 자랑스러워한다.
사례를 보면 겨울철 기름 난방을 대신해 전기 난방으로 바꿨 다. 기름 매입과 관련된 잡음을 없애고 비용도 절감하는 효과를 거뒀다.
센터 앞 분수에는 사비를 들여 수초를 옮겨 놓고 잉어를 풀어 놓았다. 붕어 치어도 직접 사서 넣었다. 분수를 들여다보면 유유히 헤엄치는 물고기를 볼 수 있다. 매일 밤 11시가 되면 지하수를 끌어올려 물을 갈아 준다. 이런 고생을 하는 이유는 예산 절감 때문이다.
심야전력은 주간전력에 비해 비용이 아주 낮다.이런 노력 덕분에 수달이 찾아오는 친환경적 분수가 됐다.
센터 개소 후 벌써 12년. 노후 된 설비를 모두 교체했지만 여전히 고장이 많다. 전기직 전문인 안병권씨에게 센터 관리는 낯선 부분도 있다. 그럴 때마다 자문을 구해 문제를 해결하고 있다. 가쁜 숨을 토로할 만하지만 안병권씨는 ‘어떻게 하면 예산을 줄이면서 원활하게 설비가 운영되게 만들까’를 고민하고 있다.
“바라는 점을 물었습니까? 제가 할 수 있는 일은 제 선에서 처리하려고 노력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청소 한번 할 때마다 소요되는 예산은 제 선을 넘어섭니다. 그저 주어진 환경에서 맡은 바 소임을 다하려고 합니다. 개인적인 소망이 있다면 분수에 풀어놓은 물고기들을 위해 흙을 넣어주고 싶습니다. 자연 정화작용에도 도움이 될 뿐 아니라 콘크리트 바닥 대신 흙바닥이 수생 생물에게 이로우니까요.”
안병권씨가 보는 센터 설비 하나, 붕어 한 마리까지 모두 애정이 담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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