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례면 이전리 주민 20여명이 김천시청에 찾아와 분노를 표출하는 한편 시의 안일한 행정을 질타했다.
지난 2일 오전 10시 김천시 청사 앞에 집결한 주민들은 이전리 246번지에 신청된 축사 허가 2건에 대해 부당함을 알리는 민원을 접수하고 관련 부서를 방문할 예정이었다.
이 당시만 해도 분위기는 온건했다.
오전 11시경 관련 부서의 업무 방해를 우려해 따로 회의실을 요청해 건축디자인과와 환경위생과 공무원과 만남을 가졌다.
예상했던 건축디자인과장과 환경위생과장은 물론 담당 부서 계장도 모습을 보이지 않았다. 해당 공무원만 자리를 지킨 채 주민들이 가져온 자료에 대해 변명으로 일관하자 분위기는 급속도로 나빠졌다.
특히 공무원 입에서 “시에서 허가가 나간 후 억울하면 행정소송을 하라”는 말이 나오자 주민들의 고성이 터졌다.
농사일로 바쁜 와중에 시청을 네 번이나 방문했는데 담당 공무원이 주민들의 사정을 외면하고 자극한 것이다.
시 입장에서는 소송이 업무의 연장이지만 농촌 주민 입장에서는 시간과 돈이 소모되는 중대한 사안이다.
또한 주민들이 주장하는 마을로부터 150m 거리 제한에 대한 의견도 달랐다.
주민들은 조례에서 정하는 150m에 우사 신청을 한 246번지가 포함되므로 허가는 적법하지 않다는 입장인 반면에 시 공무원은 246번지 전체가 포함되어야 한다는 설명을 해 반발을 샀다.
직접 그 공무원에게 “전체가 포함되어야 한다는 규정이 조례나 법에 있느냐?”고 질문하자 “규정에는 없다”고 말했다.
주민들은 “시에서 허가를 내주려고 힘을 써는 것 아니냐? 그렇다면 가만 있지 않을 것이다”며 적법하면 허가를 내줘야 한다는 뜻으로 설명하는 공무원을 비난했다. 그럼에도 대화가 통하지 않았고 결국 폭발한 주민들은 12시경 시장실로 몰려갔다.
시장 면담을 요청하자 일정상 오늘 면담은 어렵다는 대답을 듣고 부시장 면담을 요청했다.
하지만 시장실에 나타난 사람은 주민들과의 대화 자리에 나타나지 않았던 H건축디자인과장과 K환경위생과장을 비롯한 직원들이었다.
H과장은 “아직 허가를 내준 것이 아니다. 우사 신청을 한 두 주민을 불러 대화를 했다”고 설명하고 “주민들과 협상을 통해 원만한 해결을 도모하라는 제안을 했고 그들이 받아들였다”고 말했다.
하지만 주민들은 “지금까지 그들과 어떤 협상도 한 적이 없으며 대화하자는 말조차 들어보지 못했다”고 반박했다.
이에 대해 H과장은 “주민들과의 충분한 협상 강조”를 되풀이하고 “시에서도 원만한 해결을 위해 허가를 내주지 않고 버티고 있는 것”이라고 말했다.
대화가 진전되지 않자 한 주민은 “150미터면 코앞이다. 사람 사는 코앞에서 소똥 냄새를 맡고 살라면 가만있겠느냐”고 주장했다.
설전을 벌인지 10여분 후 김충섭 시장이 시장실로 들어왔다. 주민들이 축사 허가 문제로 울분을 토하자 김 시장은 “법적인 기준을 따져야 할 문제”라고 하면서 “해당 과에서 다시 검토하라”고 지시했다.
또 “한 마을에 사는 주민들 사이에 축사 문제로 갈등을 일으키기 보다는 주민 간에 협의해서 원만한 해결책을 찾았으면 좋겠다”는 입장을 보였다.
이에 대해 한 주민은 “축사를 신청한 사람은 이미 소를 키우고 있는 사람이다. 소똥 냄새와 소 울음소리는 물론 우사의 전등 때문에 잠까지 설치고 있는데도 마을 주민사이에 안면을 붉히지 않기 위해 참았다. 그런데 고마운 줄도 모르고 또 하나를 더 짓겠다고 하니 참을 수가 없다. 우리가 이 꼴을 보려고 이전리로 귀촌 귀농한 것이 아니다. 물 맑고 공기 좋은 곳이라는 말을 믿고 왔는데 속았다”고 말했다.
또 김 시장을 향해 “우사를 허가해 주려면 이전리에 귀농 귀촌한 우리를 모두 타 지역으로 이주시켜 달라”고 요구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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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축사 허가 반대 민원을 내기 위해 지례면 이전리 주민들이 시청 앞에 모여 회의를 하고 있다. |
ⓒ 김천신문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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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따로 준비된 회의실에서 건축디자인과와 환경위생과 담당 공무원의 설명은 일단 듣고 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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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시장실 기습 방문이후 김 시장이 등장하자 한꺼번에 울분을 토하고 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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