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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대호 시인, 제10회 천강문학상 대상 수상

‘허공버스’ 등 3편 시 부문 최고상 영예
“남다른 사유와 역량을 대번에 알려준 수작” 평

김민성 기자 / tiffany-ms@hanmail.net입력 : 2019년 10월 01일
ⓒ 김천신문
감문면 출신 김대호(52세) 시인이 제10회 천강문학상 시 부문 대상을 수상했다.
‘허공버스’를 비롯해 ‘먼 날’, ‘내가 사는 신암 혹은 신암’ 등 3편이 당선작으로 선정됐다.

문학의 저변확대와 우수 문인배출을 위해 매년 열리고 있는 천강문학상은 시, 시조, 소설, 아동문학, 수필 등 5개 분야에서 10명의 수상자를 선정한다. 올해는 역대 최다인원인 1천여명 총 5천111편이 접수됐으며 시 부문에만 276명 총 1천930편이 응모해 예심과 본심을 통해 대상과 우수상 수상자 2명을 선정, 발표했다. 지난달 26일 의령군에서 열린 시상식에서 김대호 시인은 상패와 700만원의 상금을 부상으로 받았다.

“‘허공버스’ 등 3편은 수상자의 남다른 사유와 역량을 대번에 알려줬다. 그는 삶의 우울이나 비애를 이채로운 활력으로 전환해내는 일관된 상상력과 언어를 보여줬다. 이러한 활력을 가능하게 하는 것은 삶을 바라보는 부지런한 몽상의 운동과 궁극적 긍정의 마음일 것이다. 시간의 흐름이 만들어내는 무수한 것들을 분주히 바라보고 귀 기울이고 알아챔으로써 그는 우리의 의식과 무의식 속에 이러한 상상적 경험들을 두루 각인해준다.”
이번 문학상 본심 심사를 맡은 유성호(한양대 교수) 평론가의 심사평이다.

“추풍령 아래 조그만 커피집을 차려서 살고 있다. 난 그 작은 세계에 담겨 조심조심 시간의 활보를 지켜봤다. 매일매일 같은 시간이 찾아왔고 12시나 3시 따위, 생기는 순간 중고가 돼 버리는 시간들의 압제를 받으며 난 괴로워했다. 그런 괴로움들이 날 키웠다. 그리고 자문해본다. 난 어디쯤 와 있는 걸까?”
김대호 시인의 수상소감 일부이다. 시인은 소감에서 “특히 곁에서 지지부진한 성장을 지켜봐 준 아내에게 감사드리고 같이 공부하고 아파했던 주위의 문우들에게도 좋은 글로 보답하고 싶다”고 덧붙였다.

봉산면 신암리에서 ‘시남’ 커피집을 운영하고 있는 김대호 시인은 그동안 은유문학회 회원 등으로 문학 활동을 해왔다.
2010년 수주문학상을 수상했으며 2012년 ‘시산맥’ 신인상을 수상하며 등단했다.
ⓒ 김천신문

다음은 표제시 ‘허공버스’ 전문과 그에 대한 심사평이다.

허공버스

허공은 만원버스다
발 디딜 틈은 고사하고 숨쉬기도 힘들다

곗돈 떼인 여자가 친정 언니에게 무선 전화를 한다
말을 내보내는 동안에도 여자의 몸은 점점 뚱뚱해진다
머리에 파일로 저장된 분노는
압축이 풀리면서 온몸으로 번진다
여자의 입에서는 속기로도 받아적을 수 없는 말들이 쏟아져 나온다
그 일부만 언니의 귀에 담기고 나머지는 허공을 탄다

다음 정거장에서
무단 질주하는 카 오디오의 고음이 승차한다
심지어 소리가 되지 못한, 그러나 충혈된 눈빛으로 읽을 수 있는
억울하고 치욕스럽고 한 맺힌 생각들 승차한다
잠자는 사람의 헛소리까지 보태진다
이제 허공버스는 멸균 안 된 말과 생각의 승객으로 인해 고약한 냄새까지 난다
무게를 이기지 못해 바퀴가 펑크가 날 지경이다

중력도 없이
비어 있다고 믿었던 허공
죽은 다음에 내 혼의 거처가 될 것이라고 상상한 그곳,
무색무취의 노선을 오가는 버스는 지금 만원이다.


-심사평
‘허공버스’는 일상에서 일어날법한 소란과 우울의 장면들을 세계 내적 존재로서의 인간이 갖는 필연적인 미적 반응의 한 양상으로 끌어올리고 있다. 그 순간 “중력도 없이/비어 있다고 믿었던 허공”은 만원으로 붐비게 되고, 시인 스스로는 “죽은 다음에 내 혼의 거처가 될 것이라고 상상한 그곳”에 전혀 새로운 질주와 충혈의 세속성이 묻어 있다는 것을 알게 된다. 수상작들의 언어, 상상, 전언이 모두 단단하게 결속돼 있다.

김민성 기자 / tiffany-ms@hanmail.net입력 : 2019년 10월 01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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