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삶의 향기-백두산 여행을 다녀와서

김동열(대항면 복전리)
김천신문 기자 / kimcheon@hanmail.net입력 : 2019년 11월 08일
ⓒ 김천신문
사진으로만 봐오던 백두산 천지를 실제로 보고 싶은 마음은 누구나 갖고 있을 것이다. 그러한 나의 바람이 딸의 도움으로 이뤄졌다. 수일 전 나는 아내와 함께 중국 심양과 단동을 거쳐 백두산 정상에 오르는데 성공했다. ‘아! 저 푸른 물, 하늘과 땅 이름 하여 천지로구나’ 감탄이 절로 나온다.
태고에 천지를 뒤흔들어놓은 듯 황량한 암석도가니에 가둬진 짙푸른 물, 고요함과 정적이 공포와 두려움으로 나를 엄습해온다. 움푹한 돌 틈에서 피어나는 안개 같은 김에 신기함보다는 공포감이 들었다.
언제 어느 때 용암이 분출될까 걱정이 되고 그 가능성은 늘 존재한다는 학계의 주장이 있기도 해서다. 하지만 하산 길에 김이 모락모락 나는 83℃의 온천수에 잘 익힌 계란 3개와 옥수수 한통을 먹으니 만사형통할 것 같은 기분이 들었다. 이렇게 아름답고 경이롭고 장엄한 우리의 명산에 오기까지 너무 힘이 들었다. 가깝고도 편리한 코스를 두고 중국 땅을 돌고 돌아온 것이 못내 원망스럽다.
과연 북한은 우리의 이러한 아픈 심정을 조금이라도 안다면 대화의 장으로 나와 관계 개선에 매진해야 되지 않을까. 그들은 체제가 두려워 노출과 개방을 꺼려한다. 따라서 북한은 작은 중국으로 탈바꿈하고 있다.
압록강을 사이에 두고 북·중 경계 철조망 넘어 시야에 들어오는 북한의 실상을 한 눈에 보아도 황폐해 보인다. 옥수수를 심기 위해 온 산을 홀랑 벗겨 놓았다. 숲이 있어야 할 곳에 숲이 없으니 더욱 유실수가 있을 리 없다. 따라서 옥수수와 고구마 등 밭작물이 유일한 주식이 된 것이다. 단동시 외곽을 돌면서 북한의 산야에 시선이 간 것은 단순한 호기심이 아니다. 같은 민족으로서 관심을 갖는 것이 당연지사가 아닐까.
단동시가를 벗어나 내륙으로 들어서니 바다처럼 넓어 보이는 거대한 호수가 북한산야를 따라 길게 이어진다. 보트를 빌려 타고 한 바퀴 돌기로 했다. 선장은 우리의 관심을 아는 듯 북한 쪽 산야를 따라 가깝게 붙여 운행했다. 때로는 속도를 줄여 우리들이 북한쪽을 잘 볼 수 있도록 배려했다. 호수 주변 여기저기 놓인 빨래들이 과거 우리들의 모습을 보는 듯 했다.
김천신문 기자 / kimcheon@hanmail.net입력 : 2019년 11월 08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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