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삶의 향기-똑같은 날 하나도 없다

배영희(수필가·효동 어린이집 원장)
김천신문 기자 / kimcheon@hanmail.net입력 : 2020년 03월 02일
ⓒ 김천신문
15세 이상의 일반 시체 1구당 5만원, 15세 미만의 일반 시체 1구당 4만원 김천시민에 한해 화장장을 사용하는 금액이다.
2020년 새해가 밝았다고 희망의 메시지를 주고받았건만 한 달 사이에 세 번이나 화장장을 다녀오니 마음이 착잡하기만 하다.
안 그래도 코로나 19로 서로가 서로를 경계해야 하고 몸도 마음도 꽁꽁 얼어붙었건만 눈물, 콧물, 마스크가 마를 새도 없이 흠뻑 젖는 요즘이었다.
한 분은 70대 초반에 병원 생활을 하시다가셨으니 그래도 좀 덜 안타까운데 친구 남편은 아직 60대 초반이고 금방 한 시간 전에 통화했다는데 죽음으로 만났으니 가슴이 먹먹하지 않을 수 없다. 정말이지 목숨이라는 게 어찌 이럴 수 있을까. 살아도 산목숨이 아닌 것 같고 남의 일 같지 않아 아무 말도 못 하고 장례식장을 나왔다.
친구의 카카오톡 프로필엔 남편과 찍은 다정한 사진이 올려져있고 ‘120살까지 같이 살자 해놓고’라고 적혀있다. 알콩달콩, 아웅다웅 여느 부부와 같이 등 기대고 살다가 아침 잘 먹고 출근했는데 ‘잘 가라, 잘 있으라’ 말도 없이 영영 이별을 하고 말았으니.
어제는 귀엽고 사랑스런 일곱 살 어린이를 하늘나라로 보냈다. 엄마, 아빠의 사랑을 독차지한 공주였는데 열 경기로 순간 손쓸 새도 없이 7년의 짧은 인생을 그렇게 부모 가슴에 묻고 홀연히 떠나 버린 것이다. 참 많이 울었다.
안타까워서 울고, 허무해서 울고, 슬퍼서 울고.
여고 시절이었다. 양 갈래 머리 묶고 하얀 교복 깃을 빳빳이 다려 입은 나는 천으로 된 학교 가방을 들고 가끔 화장터에 가곤 했었다. 사는 게 무엇인가, 죽으면 어디로 가는가 등 인생에 대한 고뇌를 깊이 했던 것 같다.
멀리 언덕 위에 앉아 하염없이 바라보노라면 하얀 상주복을 입고 짚신을 신은 가족들의 행렬이 보이고 상여가 들어가고 잠시 후 굴뚝으로 하얀 연기가 나오는 걸 바라보았고 차례를 기다렸다 한 줌의 유골함을 들고 다시 돌아가는 그들의 뒷모습을 보곤 했었지.
산다는 게 뭘까, 잠시 왔다 가는, 기껏해야 백 년도 못 사는 인생이건만 내일 죽는 줄도 모르고 다들 천년만년 사는 줄 아는 것 같다. 어떻게 살아야 잘 사는 것일까, 누구든지 답은 알고 있다. 행복하게 사는 것이고 마음을 비우면 되는 것이라고 주어진 매 순간에 감사하면 되는 것이고 작은 것에 만족하면 그것이 행복이라고들 하지.
맞다! 그러면 되는데 왜 우린 그 단순함이 그렇게도 힘이 들까.
작은 일에 목숨 걸고, 별것 아닌 것에 붉으락푸르락 화를 내고, 조금이라도 손해 본다 싶으면 뼈가 아프고, 때론 자존심 상해 팍 죽고 싶고, 답답해 미치겠고, 속 터져 죽겠고, 남이 잘 되면 배 아프고, 내 맘에 드는 건 단 하나도 없고 하하! 바글바글 냄비 끓듯 속 끓이며 일평생을 사는 건 아닐까. 매일이 새 날이고 매일이 사라지는 오늘! 단 하루뿐인 오늘인데 말이다.
‘인생이란 폭풍우가 지나가기를 기다리는 것이 아니라 쏟아지는 빗속에서도 춤추는 법을 배우는 것이다’라고 어떤 이가 말했다. 그렇다! 내일 또 내일 하며 이를 악물고 견뎌봤자 그 내일이 되면 또 다른 고민들이 산더미처럼 쌓이더라.
그러니 오늘, 또 오늘에 감사하며 나만의 날로 만들자
남의 흉 볼 필요도 없고, 남 의식하느라 움츠릴 필요도 없고 내가 나에게 용기 주며 발걸음 가볍게 그렇게 살자. 누가 내 인생 대신 살아줄 이 없고 누가 나대신 아파해주거나 죽어 줄 이 하나도 없으니 당당하게 즐겁게 나에게 선물 같은 오늘로 살자.
한 번도 살아보지 않은 내일은 또 무슨 일이 생길지 모른다고 먼저 걱정하거나 그렇다고 너무 기대도 하지 말고 이 순간에 많이 웃고 많이 춤추며 그렇게 살자.
어렵게 생각할 필요도 없고, 골머리 아프게 잠 못 이룰 필요도 없이 있는 그대로 최대한 단순하게 살면 되는 것이다.
그렇다고 온실 속에서만 살자는 건 아니다.
로키산맥 ‘무릎 꿇은 나무’를 아는가? 해발 3500m 수목 한계선에서 살아남기 위해 자신의 몸을 마치 무릎 꿇은 것처럼 움츠린 모습의 나무인데 그 어떤 바이올린 보다 공명 깊은 세계적인 명품 바이올린으로 다시 태어난다고 한다. 이처럼 그 거친 환경을 극복하고 매서운 바람과 온갖 역경을 이겨낸 사람만이 아름다운 영혼의 소리를 낼 수 있지 않겠는가.
똑같은 날은 하나도 없다. 어제 죽은 이들에게 명복을 빈다. 모두가 다 스치고 지나간다.
후회 없이 살자. 우리의 삶도 잠시 잠깐 그렇게 지나갈 뿐이다.
김천신문 기자 / kimcheon@hanmail.net입력 : 2020년 03월 02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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