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속도로에서 김천IC로 들어서면 오른쪽에 ‘정원庭園)의 도시 김천’이라는 표지판이 보인다. 이 말이 주는 어감이 좋아 더 큰 글씨로 새겨놓길 바라는 시민도 있다. 하지만 연일 무더위가 계속되는 가운데 땡볕 아래서 평화상가로를 걷다보면 이 문구가 무색해진다. 평화남산동 성남교 삼거리부터 기업은행까지 약 1.3㎞ 구간의 은행나무가 모두 철거돼 그늘 한 점 없기 때문이다. 김천로 보행친화 쇼핑거리 조성사업 및 지중화 사업 일환으로 기존의 은행나무를 새로운 가로수로 교체했다. 이렇게 뜨거운 거리가 보행친화거리라니? 새로 심은 엉성한 잎의 나무가 무성해지기까지는 이 말은 쓰지 않는 게 좋겠다. 그 거리엔 작은 버스정류장만이 유일한 응달이다. 만약 시원한 그늘막, 쿨링포그 등 폭염저감시설이 설치된다면 시민들도 보행친화거리로 인정해주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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