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샤인머스켓까지 신맛 오명

시 - 극약처방으로 김천포도 부활 꿈꾼다
김천포도회 - 일괄적 농가 통제 불가능
포도농가 - 눈 앞에서 가격이 떨어지는데 보고만 있나?

이성훈 기자 / kimcheon@daum.net입력 : 2020년 10월 29일
샤인머스켓 열풍이 뜨겁다. 뜨겁다 못해 폭발적이라는 말이 더 정확해 보인다. 그렇다면 이토록 뜨거운 열풍의 이유가 무엇일지 궁금해진다. 다른 이유도 많다. 하지만 가장 중요한 것은 모든 농산물에 적용되는 가격이다.

샤인머스켓은 지금껏 보지 못했던 높은 가격에 거래가 이뤄지고 있다. 속된 말로 심기만 하면 대박은 아니더라도 무조건 손해는 아니라는 말까지 나돈다. 그런데 분위기가 변했다.
재배 농가가 늘고 재배면적이 늘면서 가격 하락이 시작됐다. ‘무조건 손해는 아니다,’라는 말도 이제 옛말이다. 샤인머스켓 끼리의 경쟁이 시작됐고 품질이 무엇보다도 중요하게 됐다.
이 시점에서 김천 샤인머스켓 품질에 대해 이런저런 말이 나오고 있다. 본지는 품질이 떨어지는 이유와 김천시, 김천포도회, 일부 농가의 입장을 들어보았다.

ⓒ 김천신문


시 - 김천포도 미래 위해 극약 처방
매주 가격동향을 조사하고 있는 농업기술센터에서 샤인머스켓에 대한 불만이 나오고 있다는 것을 포착했다.
이런 불만은 소비자 뿐만 아니라 포도농가에서도 나왔고 특판행사 중에서도 나왔다.
대부분 맛(당도)과 품질에 대한 불만이다. 캠밸의 조가출하 등으로 신맛 포도 오명을 경험했던 시는 샤인머스켓까지 같은 일을 반복할 수 없어 극약 처방을 들고 나왔다.
시의 분석에 따르면 샤인머스켓은 김천 뿐 아니라 전라도 등 전국에서 재배되고 있어 앞으로 치열한 경쟁이 예상된다. 이 경쟁에서 살아남을 수 있는 것은 품질 뿐이다.
그런데 약한 토심, 과다착과, 조기출하로 김천 샤인머스켓이 오명을 덮어 쓰면 회복이 어렵다.
김천이 타 지역보다 토양(토사 지형)과 주변 환경이 유리하다 해도 재배농가에서 따라주지 않으면 소용없다는 것이다.
이에 재배 농가를 일정 부분 강제하기 위해 지원사업에 변화를 주었다.
개별농가 단위로 받아오던 김천앤 포장재 지원사업을 생산자 단체(농협, 작목반) 단위로 변경했다.
품질관리가 제대로 되지 않는 포전매매(밭떼기) 근절을 위해 출하실적 대조를 하고 있다. 포전매매나 포장재 불법 양도가 가려지면 보조금 환수 및 고발조치를 계획 중이다.
농업기술센터에서는 지도와 교육으로는 한계가 있어 금전적으로 직접 느낄 수 있게 하겠다는 의지며 일종의 극약처방으로 보고 있다.
또한 잘 하고 있는 농가에 대해서는 극약 처방이 아니라 오히려 지원책을 구상 중이다.
샤인머스켓 열풍으로 갑자기 뛰어든 신생 농가를 잘 이끌어 줄 멘토를 만든다는 것으로 멘토 농가는 오랫동안 포도를 재배하고 우수한 포도를 꾸준히 출하해 온 농업인이다.
또한 16브릭스 포도를 상품 규격화하고 최종적으로 18브릭스를 추구함으로서 김천 상표를 달고 나온 제품은 ‘최고의 맛과 품질’로 인식되게 하겠다는 것이다.
김천 포도농가는 약 4천500호이며 면적은 2천400ha에 달한다. 그런데 샤인머스켓의 높은 가격이 알려지며 대부분의 농가에서 품종을 바꿨다. 농업기술센터에 따르면 약 3년 사이에 기존의 캠밸 등은 10% 정도밖에 남지 않았고 샤인머스켓 재배 면적은 1천200ha로 늘어났다.
물량이 넘치고 출하량이 늘어나면서 가격 하락으로 이어졌다. 시에서는 가격 경쟁과 품질 경쟁에서 떨어지는 농가는 결국 도태될 수 밖에 없을 것으로 보고 있다.
시의 지도 방향도 우수 농가, 우수 품질을 우선으로 하고 있어 도태 속도는 더 빨라질 것으로 보인다. 앞서 언급한 16브릭스 이하의 포도 지원 중단이 그 예시 중 하나다.

ⓒ 김천신문

농가 - 우리도 답답
A농가 : 너도 나도 샤인머스켓 농사에 뛰어들어서 그런지 모르겠지만 하루 하루 납품 가격이 떨어진다. 마음이 더 조급해지고 품질은 뒷전이 되는 것 같다. 일찍 시작해 샤인머스켓으로 큰 이득을 본 이웃을 보면 욕심이 생긴다. 올해는 특히 장마가 길어 당도가 형편없고 바쁘다 보니 교육에 참가할 시간이 부족하다.
B농가 : 출하를 거의 마쳤다. 어찌됐든 출하를 했으니 된 것 아닌가? 일찍 시작한 농가만큼 재미를 보지 못했지만 그렇다고 후회는 하지 않는다. 솔직히 샤인머스켓 만큼 소득을 올릴 수 있는 농사는 없다. 일이 힘들다 보니 다른 생각이 들지 않는 것은 아니지만 그만둘 생각도 없다.
C농가 : 긴 장마로 인한 품질 저하는 예상된 일이다. 천재지변에 준하는 재해나 마찬가지다. 그런데 고품질 포도만 요구하면서 농가는 어디 가서 하소연하나? 재해 보상이 있는 것도 아니다. 우리도 농사 잘 짓고 싶었다. 긴 장마를 고려해서 단속을 보류하고 있다는 소식은 들었다. 그건 말 그대로 단속을 보류하는 것 뿐이지 농가에서 느낄 수 있는 대책은 아니다.


김천포도회 -‘나만 살겠다’는 생각은 금물
샤인머스켓을 두고 김천포도회에서도 고민이 많다. 장기적인 관점에서 봤을 때 당장의 지원금, 눈앞의 고수익에만 급급하면 김천 포도 전체가 피해를 보고 이 피해는 각각의 포도 농가로 돌아간다.
이를 방지하기 위해 김천시의 방침에 따라 고품질 포도를 생산 출하해야 한다는 것에 동의하고 시와 함께 지도단속에도 나선다.
그렇다고 김천포도회가 김천시 전체의 샤인머스켓 농가를 대표하는 것은 아니다. 작목반이 있고 어느 곳에도 속하지 않은 개인 농가가 있다. 김천포도회원 이라고 모두 같은 마음인 것도 아니다.
눈앞의 고수익에 마음을 빼앗겨 시와 김천포도회가 강조하는 토심, 적정착과, 수확 시기를 어기는 경우가 발생하고 있다. 이런 포도를 맛본 사람은 김천 포도를 다시는 찾지 않는다.
결국은 제 살 깎아 먹기다. 김천포도회의 표현에 따르면 ‘자기만 살자고 대놓고 다른 농가를 해꼬지’하는 것이다.
옳은 방식으로 생산한 옳은 포도가 나갔을 경우 김천 전체가 살고 포도 농가도 산다. 포도 농가라면 누구나 공감하는 사실이다. 문제는 알면서도 지키지 않는 것이고 김천포도회에는 농가를 통제할 권한이 없다. 할 수 있는 것이라고는 시와 함께하는 합동 지도단속 뿐이다.
결국 자연도태 뿐인데 김천포도회는 농업기술센터의 입장과 달리 자연도태 가능성을 낮게 보고 있다.
가격 하락으로 손해를 볼 수 있지만 그렇다고 포기를 뜻하는 것은 아니라는 것이다. 여기에는 다른 작물과의 상대적인 관계가 적용된다. 샤인머스켓 가격이 떨어지더라도 다른 작물과 비교했을 때 조금이라도 우위에 있으면 계속 유지한다는 분석이다.
자두와 호두 등 몇몇 대표적인 농산물이 있지만 샤인머스켓 정도의 고수익이 나는 작물은 거의 없다. 암담한 농업의 현실이지만 농가에서는 받아들일 수밖에 없다.
샤인머스켓을 끌고 가야 하고 의지가 결여된 농가에서는 질 낮은 포도가 출하될 가능성이 높다.
이성훈 기자 / kimcheon@daum.net입력 : 2020년 10월 29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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