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천인이 낸 책
생래적 시인의 ‘금빛 웃음’ 선물
산문시집 『금빛 웃음』 출간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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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숙월 시인 |
일상에 웃음이 사라지고 있는 현실에 비추어 독자에게 웃음을 선물하고자 권숙월(75·사진·본명 권원식 김천 태생) 시인이 두 번째의 산문시집 『금빛 웃음』(시문학사, 20.11.30)을 냈다.
알다시피 권숙월 시인은 주로 꽃, 나무, 달, 가족, 이웃 등을 소재로 자연과 인간, 이웃에 대한 무한한 애정을 시로써 펼쳐내는 다작 시인이다. 처녀시집 『동네북』(1985) 이래 35년 동안 모두 열네 권의 시집을 냈다. 평균 2.7년에 시집 1권씩을 낸 셈이다.
숙월 시인은 20여 년 간-『젖은 잎은 소리가 없다』(1994), 『새로 읽은 달』(2014)-12행시를 써 왔다. 언젠가 시인은 12행 시 쓰기로 천 편을 채우겠다고 한 적이 있었다(시집 『가둔 말』 20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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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천신문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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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 시인이 두 해 전부터 산문시를 쓰기 시작했다(시집 『민들레 방점』 2018). 산문시는 운율을 문장이나 문단 단위로 형성해 행과 연 구분을 아니 한, 줄글 형식의 시이다. 일반적으로 정서 또는 이미지의 반복이나 병치, 열거로 운율을 형성하는 시이다. 우리 현대시사에서는 주요한의 「불놀이」, 박두진의 「해」, 조지훈의 「봉황수」 등이 나왔는데 한국 시형의 주류는 아니다.
권숙월 시인의 산문시를 읽어보면 쉼표는 있돼 마침표가 없는 것이 특색이다. 그래서 일반 독자가 읽다 보면 서술이나 청유, 명령의 의미 전달성이 미약하게 느껴진다. 고도의 독해력 소지자가 아닌 독자가 읽다보면 호흡은 유려한데 의미 전달에 멈춤 또는 착각을 맞이하기 쉽다.
쉽게 읽혀짐은 권숙월 시의 특장이다. 이전에 권 시인은 마침표 없는 시를 경계하면서 쉼표를 거의 생략했다(시집 『하늘은 참 좋겠다』 시인의 말 2003). 최근 발표되는 권 시인의 산문시에는 쉼표만 있고 마침표가 없다( 『민들레 방점』, 『금빛 웃음』).
숙월 시가 표방하는 바는 ‘쉬운 시 그림이 그려지는 시’(시집 『민들레 방점』 시인의 말 등)이다. 권 시인의 시 세계에 30여 년 지속돼 온 전통 자유시에서 산문시로서의 변천이 어떻게 마무리 될지 주목이 된다. 자연과 사물과 현상에서 삶의 진실을 생래적인 해학과 역설로 곧 잘 그려내는 숙월 시 세계의 미래가 기대되는 이유의 한 가지이다.
경북문화재단 지원을 받아 발간된 시집 『금빛 웃음』에는 산문시 「산수유 봄 일기」를 포함해 73편이 묶여있다.
민경탁 논설위원
권숙월 시인은
경북 김천 감문 태촌 태생. 1965년 「시향」 1978년 「김천 시문학회」 동인으로 시를 쓰기 시작해 1979년 『시문학』지로 등단했다.
이후 줄곧 향토에서 시를 쓰면서 김천문학회장, 한국문인협회 김천지부장 및 경상북도 지회장, 한국 문인협회 이사를 역임했다. 현재 김천문화원과 백수문학관에서 시 창작 지도를 하면서 새김천신문 편집국장으로 근무하고 있다.
시집 『동네북』을 비롯해 14종이 있으며 시문학상, 경상북도문화상, 경북예술상, 한국시원 시문학상, 매계문학상(향토문인) 등을 수상한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