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역사회 현대수필의 출발
김천 수필문학의 출발을 이야기하다(10)
김천신문 기자 / kimcheon@hanmail.net 입력 : 2020년 12월 24일
지역사회 현대수필의 출발
김천 수필문학의 출발을 이야기하다(10)
민경탁 논설위원
흥부네 살림살이
박용설(朴容說)
우리가 살고 있는 현실이 하도 가난하여 가슴 답답해 올 때 나는 옛날이야기 속 도깨비들이 가졌다는 여의봉-마음먹은 대로 다 된다는 부자방망이-이나 하나 있었으면 합니다. 마음착하고 부지런한 백성들이 살고 있는, 가난한 집집마다 흥부네 초가집 지붕같이 힘찬 박넝쿨이 뻗어 금박이나 많이 열어주었으면 하는 꿈같은 소원과 엉뚱한 생각을 할 때가 있습니다. 빈곤한 이 땅에 태어난 인연으로 우리 누구나 다 겪는, 고된 살림살이에서 엄마도 아빠도 누우나 앉으나 돈타령이요, 그 돈 때문에 지금 이 시각에도 그 많은 시비곡절과 온갖 비극이 엇갈리고 있는 것입니다. 날이면 날마다 이런 가정환경에서 살아온 아가들의 귀와 눈에 비쳐진 돈의 마력이란 마치 요술 잘 부리는, 보이지 않는 도깨비감투 같기도 하고 권세 높은 임금님같이도 느껴질 것이 아니겠습니까. 모두들 입을 모아 현대는 돈의 만능시대라고 합니다. 엄마 품에서 철없이 뛰놀아야할 아이들이 바람찬 모진거리로 뛰쳐나와 돈 때문에 구두를 닦아야 하며 껌을 팔면서라도 아귀다툼을 해야 하니. 아이는 아이답게 착해져야만 하겠는데 수지타산에만 약삭빠른, 아이답지 않은 아이가 되었다면 과일로 치면 제철도 모르고 빨리 설익어 버린 것 같은 것입니다. 이 얼마나 맛없는 사과이겠습니까. 해바라기처럼 싱싱하게 자랄 어린 싹들의 작은 머리에 학교에선 보충수업, 집에 오면 가정교사, 왜 그렇게도 엄마의 소중한 아들딸에게 피로만을 채워 주어야 합니까. 아이들은 자유 천지에 날아다니는 꿈이 많은 한 마리의 파랑새와도 같아야 합니다. 저 하늘의 구름떼와 놀고 산과 들에서 솔바람과 시냇물과도 노래하며, 갈매기 나는 푸른 바다의 돛단배도 타보고 소라 불기도 해봐야 합니다. 그러나 지금 우리는 놀부처럼 분수에 맞지 않는 똥박을 금박인 줄 알고 키워가고 있지나 않는지 모르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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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60년대 말 김천 대덕 관기리의 농촌 풍경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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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든 시비와 비극의 근원이 되는 허욕을 생기게 하는 돈의 만능을 없애려면 돈으로서 돈을 이기는 부자가 될 수밖에 없습니다. 우리도 모두 착한 흥부를 닮아 어디한번 부자가 되어 봅시다. 제비가 주고 간 저마다의 가슴 속에 박씨 한 알 싹이 트고, 넝쿨이 뻗히게 부지런히 땀 흘리며 일하고 보면 웃음 띄고 참아온 이 땅에도 주렁주렁 부자박이 익어갈 것이 아니겠습니까? 정말 소원대로 다 나오고 다 될 수 있는 부자 방망이도, 여의봉도 흥부네 집의 박씨도 동화 같은 이야기 속에만 있는 것이 아닐 것입니다. 누구나 다 자기 가슴 속 깊이 고이 간직해 두고 있으면서도 다만 그 보물을 알지도 못하고 쓸 줄도 모르니 우리 모두가 큰 탈이 아니겠습니까. 마음 착한 흥부처럼 그 보물을 쓸 줄 알면 이렇게 한번 외쳐보십시다. “돈 나오라, 금 나오라고 싸우지 말라!” 무엇이든지 마음먹은 대로 척척 다 될 것을. 아직도 우리들은 저마다의 가슴 속 그 보물을 모르고 있는 것 같습니다. 선하고 부드러운 그리고 무엇이나 풍족하고 너그러운 그 마음의 본 자리를 우리는 잃어 가고 있는 것 같습니다. 자연을 멀리한 동심은 동심일 수 없고, 그 때문에 선해질 수도, 지혜로워 지기도 어려울 것입니다. 흥부와 같이 착한 마음을 우리 부모들은 가져야 할 것입니다. 항상 웃음을 잃지 않고 살아갈 줄 안다면 세상은 악에서 선으로 정화되어 가겠지요.
- 『소문화』(1968. 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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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천신문 기자 / kimcheon@hanmail.net  입력 : 2020년 12월 24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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