봉봉이
새로운 애견문화가 정착되고 있는 것 같아. 함께 하는 시간이 많아지면서 단순히 집 지키는 개, 적적함을 달래주는 존재에서 어엿한 가족이 됐어.
|
 |
|
ⓒ 김천신문 |
|
귀요미 봉봉이는 시츄야. 이제 7살. 흔한 말로 같이 늙어가는 나이라고 할까. 혼자 있는 노모와 함께 세월을 보내며 때로는 친구로 때로는 가족으로 적적함을 달래줘. 집에 오면 어디선가 대화 소리가 들려. 아파트에는 노모 혼자 있는데...누굴까? 가만히 보니 봉봉이와 노모가 즐겁게 수다 중이네. 봉봉이가 없었으면 어땠을까? 텅빈 아파트에 노모 혼자 있었겠지. 생각도 하기 싫다. 봉봉이외에는 답이 없어. 신기하게도 봉봉이와 노모는 의사소통이 된다. 말 못하는 짐승, 그것이 봉봉인데 어떻게 된 일이지. 서로를 생각하는 깊은 사랑이 아닐까? 사랑은 언어의 장벽은 물론 종의 차이까지 뛰어넘은 것 같아. 봉봉이는 사실 버려진 강아지야. 7년 전 어느 날 어둠이 내릴 때 낑낑 거리는 소리를 들었어. 나가보니 강아지 한 마리가 서점 주변을 서성거리고 있잖아. 주인도 안 보이고 어떻게 하나 고민하는데 바지 끝을 물고 놓지 않는 거야. 인연이구나. 가녀린 봉봉이를 안고 들어왔어. 이제는 같이 먹고 같이 자고 생활하는 사이야. 산책을 나가면 ‘예쁘네요’ ‘이름이 뭐예요’라며 다가오는 사람들이 많아. 우리 봉봉이가 예쁜 건 사실이지. 그것보다 반려견이 보는 시선이 많이 달라진 걸 느껴. 참 좋은 일이야. 하지만 부족해. 좀 더 많은 관심과 따뜻한 손길이 필요해. 아마~ 언젠가는 모르겠지만 더 밝고 활기찬 내일이 기다리고 있지 않을까? 모든 것에는 댓가가 있는 거 알지? 봉봉이도 마찬가지야. 털이 자라면 미용을 해줘야 하고 아프면 병원에 데려가야 해. 그런데 그거 알아? 애견샵 미용비용이 장난 아니야. 동물병원비는 더 비싸. 봉봉이 눈에 다래끼가 나서 병원에 간 적이 있어. 병원비가 60만원이라고 해서 많이 놀랐어. 반려견도 늘고 애견인도 변했는데 시스템이 따라가지 못하는 거지. 보험도 바뀌고 미용 시스템도 빨리 바뀌면 좋겠어. 하지만 현실은 뭐..말 안해도 알잖아. 어쩌겠나 한 가족이니 건강이 우선이라 나누며 살아가야지. 오늘도 봉봉이는 노모 곁을 지키며 재롱을 부리면서 놀고 있겠지.
이미경 부장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