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목련(紫木蓮)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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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인 최법매 (法梅 속명 최순태) |
도툼한 두 볼에 눈물 서린 붉은 꽃구슬 서러움 뒤로 하고 긴 허리 부여잡고 풋풋하게 나 보란 듯 서 있는 저 자태를 누가 세상 밖으로 막 나오려는 저 핏기 어린 붉은 구슬에 침을 뱉으랴 태초에 우주가 열릴 때 저렇게 피었으리라 짧은 목에 길고 긴 허리 봉긋한 꽃망울에 아기 눈물이 서 말이 되었지 아기 울음 막아선 호랑이 자목련 나는 알고 있어요 그리운 임 기다리다 목이 부어 피를 못 삼키고 슬프고 아름다운 붉은 꽃망울로 다시 태어난 것을 당신의 진실한 그 마음 이제는 마음껏 큰 웃음으로 노래 불러요
■ 목련에는 이런 전설이 얽혀있다. 옛날 하늘나라에 살고 있는 공주가 어찌나 예쁘던지 구름도 넋을 놓고 바라볼 정도였다. 귀공자들이 가만히 둘 리가 없다. 기회 있을 때마다 환심을 사려고 갖은 방법을 다 써 보았지만 허사였다. 공주가 북쪽 바다를 지키는 해신의 늠름한 사나이다움에 반해 밤낮 북쪽 바다 끝만 바라보고 있기 때문이었다. 하늘나라 임금이 말렸지만 막무가내, 공주는 어느 날 궁궐을 몰래 빠져나와 온갖 신고 끝에 북쪽 바다에 이르렀다. 하지만 해신은 이미 아내가 있는 몸. 공주는 그만 바다에 몸을 던져 버렸다. 북쪽 바다의 신은 슬퍼하며 공주를 양지 바른 곳에다 묻어주고는 자기의 아내에게도 잠자는 약을 먹여 그 옆에 나란히 잠들게 하고 그는 평생 홀로 살았다. 이를 가엾이 여긴 하늘나라 임금은 공주를 백목련으로, 북녘 바다 신의 아내를 자목련으로 다시 태어나게 했다. 이 때문에 목련은 봉우리가 필 때 꼭 끝이 북쪽을 향한단다. 자목련의 꽃말은 숭고한 사랑, 백목련의 꽃말은 이룰 수 없는 사랑이 되었단다. 지금도 해신의 사나이는 아련히 지는 꽃잎을 애달파 하며 “베르테르의 편질 읽”고 있으려나. <빛>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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