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구의 가슴에나 한 조각 햇빛으로 빛날 수 있기를’
정영숙 시선집 『아무르, 완전한 사랑』
민경탁 논설위원
우리 고장에서 성장하며 학창시절을 보낸 정영숙(鄭英淑 1947 ~ , 사진 ) 시인 의 시선집이 나왔다. 첫 시집 『숲은 그대를 부르리』 (문예사조사, 1993)부터 『볼레로, 장밋빛 문장』(문학아카 데미, 2016)에 이르기까지 발표한 많은 작품 가운데 대표작을 골라 묶은 시선집이다.
정 시인의 육필시에 자신이 직접 표지화를 그리고, 오탁번 시인이 제자를 써서 양장으로 제본되었다. 김천여중·고와 서울교대를 졸업하고 서울에서 초등교사 생활을 끝내고, 방송통신대에서 영문학을 전공하며 시를 쓰게 된 정 시인은 ‘언젠가 고통과 절망의 뿌리를 밀치고 화해와 용서의 황금빛 열매를 맺을 나무를 꿈꾸어’ 오며 시를 쓴다고 자신의 시관을 펼친 바 있다.
그녀의 시는 어머니에 대한 한없는 사랑, 지난날 고향의 삶에 대한 회상, 여행 중의 체험과 미술과 음악 작품을 통한 심미적 체험세계를 담론화 하기 그리고 대상 속에 숨어있는 본질을 탐색하는 일에 대한 작품이 대부분이다. 표현면에서 상징과 비유, 유추 기법을 즐겨 쓰기에 비교적 난해한 편이다.
이번 선집에는 제1부 얼음 목련(제7시집), 제2부 물 속의 책(제6시집 『황금서랍 읽는법』), 제3부 백석을 읽으며(제5시집 『하늘새』), 제4부 견진성사, 그 이후(제4시집 『옹딘느의 집』, 제3시집 『물속의 사원』), 제5부 해의 나라로(제2시집 『지상의 한 잎 사랑』, 제1시집 『숲은 그대를 부르리』) 등에서 100편의 시를 골라 뽑아 담았다.
꽁꽁 언 얼음장이/목숨을 다해 피워내는 꽃숭어리들/하얀 띠를 두른 목련꽃숭어리들이/사방 연속 돋을새김으로 강물 위에 피어나고 있다// …… 쩡! 앞산을 뒤흔들며/가슴 밑바닥, 슬픔의 푸른 물결이 일구어 내는/영혼의 정수인 얼음 목련//영하 15도의 겨울 팔당호에 서서 내 영혼의 정수리를 얼음 칼로 갈며 곧 만개할 나의 목련을 꿈꾼다//-「얼음 목련」에서.
자연물의 이미지를 통해 세계와 삶에 대한 진지한 성찰을 보이는 작품이다. 정영숙 시인의 시력(詩歷) 중간보고서라 할 수 있는 시선집 『아무르, 완전한 사랑』은 총 182쪽으로 출판도시 활판공방에서 500부 한정판, 활판본으로 나왔다.
■ 정영숙 시인은
김천여중·고, 서울교대와 한국방송통신대 영문학과를 졸업했다. 서울에서 10년 간의 초등교사 생활을 마친 뒤, 시작(詩作)과 미술 활동을 하며 그 동안 일곱 권의 시집을 내었다. 1990년 서울시 주최 <한강>시 콩쿠르에 입선, 2012년 제4회 목포문학상, 2015년 시민들이 뽑은 시인상, 2017년 제4회 경북일보 문학대전상을 수상했다. 명화산문집 『여자가 행복해 지는 그림일기』 (이담 Books, 2013)가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