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실의 선봉에서 책임을 다하는 언론
김중기 전 (사)한국지역신문협회 중앙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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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천신문 |
김천신문이 어느덧 창간 31주년을 맞았다. 10년이면 강산도 변한다는데 강산이 세 번 변하는 30년 세월이 지났지만 되돌아보면 후딱 흐른 느낌이다.
필자는 30여년간 언론에 종사하며 신문사를 경영했지만 스스로 언론인이라 말하기에는 마음 한 켠에 부끄러운 점이 좀 남아있다. 신문사를 운영하다보면 정론직필 쓴소리만으로는 직원들 월급주기가 힘든 때가 있다. 끝까지 밀고나가다가는 경영상 위험까지 무릅써야하기에 어쩔 수 없이 한 수 숙이고 적당한 선에서 타협한 기억이 지금도 부끄럽게 남아있다.
신문사에 근무한다고해서 다 언론인은 아니다. 기자는 특혜받는 직업이다. 주요 기관에 정보를 요구할 수 있는 기자의 특혜는 어디서 나오는 걸까. 그건 바로 독자로부터 나오는 것이다. 제대로 팩트를 파헤쳐 독자에게 가감없이 전달해야한다. 요즘같이 언론인이 ‘기래기’라며 무시받는 시대는 없었다. 물론 언론인이 대접받는 자리는 아니지만 제 역할을 다했더라면 적어도 홀대받는 직업도 아니라고 생각한다.
시민 특히 약자의 편에서 진실을 대변하고 그에 따른 책임을 졌더라면 지금같은 시국을 맞지는 않았을 것이라 생각해본다. 언론은 독자들이 궁금해할만한 뉴스를 찾아 사실대로 전하고 올바른 여론형성에 노력해야한다. 진정한 언론인이라면 권력에 빌붙어 아부하거나 앵무새처럼 보도자료에 의존하는 것에 수치심을 느껴야 한다. 지금 김천에 시민을 대표하는 국회의원이나 민선시장, 도의원, 시의원들 또한 스스로를 권력자로 착각해서는 안된다. 선출직은 김천시민의 충실한 심부름꾼으로 시민의 손과 발이 되어야지 군림하려들면 머잖아 선거로 심판받게 된다.
요즘 코로나19 사태로 간혹 기자회견이 열리는 걸 보도를 통해 접한다. 기자회견은 프레스 컨프런스(Press Conference), 즉 기자가 묻고 상대방이 답하는 것이 아니라 언론과 회의를 하는 토론의 자리이다. 선출직이 만든 자리라도 독단적으로 마치거나 끝낼 수는 없다. 기자회견을 통해 변명하며 면피나 하려는 것이 아닌지 기자라면 그 속내를 잘 헤아려야 한다.
코로나로 인한 기자회견이라면 김천에 갑자기 코로나19 환자가 급격히 증가했던 이유와 책임을 따져물어야 한다. 그래야만 언론이 진실한 팩트를 찾아 제 역할을 할 수 있을 것이다.
최근 김천에도 새로운 언론사가 우후죽순 생겨나 언론 춘추전국시대를 맞았다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이다. 그런데 그 많은 관내 언론종사자들 중 기본양심이나 정의감을 가진 사람은 과연 몇 명이나 될까. 그래도 김천신문은 창간 후 지금까지 한번도 휴간이나 결간 없이 수많은 정기구독자의 알권리를 위해 소명의식을 갖고 꾸준히 노력해왔다.
이제 김천신문이 창간 31주년에 걸맞은 시민들이 믿고 의지할 수 있는 문턱낮은 참언론으로서 올바른 정론을 펼칠 수 있길 기대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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