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로 다른 환경의 사람이 만나면 필연적으로 충돌이 발생한다. 귀농 귀촌 바람이 불며 이런 충돌과 갈등이 새로운 사회문제로 떠올랐고 김천도 예외는 아니다.
이유는 여러 가지가 있다. 하지만 그 이유 하나하나를 모두 해결하기에는 범위가 너무 넓다.
당면 과제를 두고 농업기술센터 기획귀농팀과 김천시귀농연합회, 증산면협의회가 머리를 맞대고 해답을 찾기 위해 고민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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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천신문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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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론은 융화였다. 현지인과 귀농인이 융화되어 하나가 되면 갈등이 해소된다.
융화를 주제로 잡고 현지인과 귀농인을 대상으로 작은 이벤트를 마련했다. 이벤트이면서 동시에 교육의 성격도 가지고 있다.
첫 번째 지역으로 선정된 것이 증산면이다.
주제가 정해졌다고 모든 것이 해결되는 것이 아니다. 주제를 직접 실현시킬 방법이 필요하다. 그 방법으로 선택한 것이 ‘모두 함께’였다. 한 자리에 모여서 함께 웃고 이야기를 나누면 오해가 풀리고 정이 쌓이는 법이다.
사실 귀농인과 현지인은 생활방식에서 사고방식 등 모든 것이 다르다. 결혼한 부부도 환경이 달라지면서 싸우는 것이 일반적이다.
친하지도 않은 상황에서 모든 것이 다른 두 부류의 시민이 만난 것이니 갈등은 필연적이다. 한쪽에서는 텃세가 심하다고 불평을 하고 다른 쪽에서는 도시에서 살다가 와서 허세를 떤다고 불평을 한다.
알고 보면 속사정은 다른데 알려고 하지도 않는다. 그러다 보니 갈등의 골이 깊어진다.
오해는 대화로 풀고 서로의 속사정도 대화를 해야 알 수 있다. 거기에다 웃음까지 더하면 금상첨화다.
농업기술센터 기획귀농팀, 김천시귀농연합회, 증산면협의회가 만남의 장소로 선정한 곳은 시루메주민복지센터다.
8월 3일 귀농귀촌인 16명과 지역주민이 12명이 자리를 같이 했다. 처음에는 어색한 것이 당연하다.
어색한 분위기를 풀어주는 것은 웃음이다. 그래서 첫 순서로 잡은 것이 웃음치료사의 강의였고 결과는 성공적이었다. 귀농귀촌인과 현지인 할 것 없이 모두가 웃으며 경계의 벽을 허물었다.
휴식시간을 가진 후 목공체험을 시작했다. 무려 두 시간을 할애했다.
목공이라는 작업 자체가 손이 많이 가는 것이기도 하지만 초보자가 혼자 하기 힘든 작업이기도 하다. 자연스럽게 서로가 협력할 수 있는 구조가 됐다.
두 시간을 함께 하면서 말 한마디 하지 않을 수는 없다. 목공 이야기도 하지만 평소 생각하고 있는 것들이 함께 거론된다. 서로를 이해할 수 있는 좋은 기회다.
그러다 보니 자연스럽게 정이 쌓이고 무조건적인 배척이나 오해보다는 서로를 이해하려는 마음이 생겼다. 당장은 아니지면 목적으로 하고 있는 융화가 시작된 것이다.
아쉬운 것은 마을 단위가 아니라 면 단위로 진행되고 있다는 것이다. 그것도 5회가 전부다. 아직 초기사업이다보니 예산 등 여러 가지 문제로 본격적인 추진은 힘들다.
한때 마을 단위로 비슷한 사업이 추진된 적이 있는데 원래의 취지가 변질되며 실패한 경험이 있다. 융화사업이 성공적으로 진행되면 재정비를 통해 다시 추진될 여지가 생겼다.
함께 웃고 함께 작업하며 귀농인 ,귀촌인, 현지인이 친해지길 바라는 것도 먼 이야기가 아닐지도 모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