며칠 전 집사람이 갑자기 “여보, 다음 7일날 선산 5일장 구경 갑시다”라고 해서 마침 무료하던 차에 어디 가자하니 내심 좋았지만 “아니 5일장이 김천에 황금시장, 평화시장이 있는데 새삼 선산장을 구경가자고 하냐”며 의아해했다.
집사람은 가보면 안다고 말해 난생 처음 선산장 구경을 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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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천신문 |
7일날 오전 10시 큰맘먹고 선산5일장을 구경삼아 출발했다. 40분 후 선산읍내에 도착하니 주차공간이 마땅치 않았다. 집사람이 용케도 주차자리를 발견하고 겨우 차한대 비집고 들어갈 공간에 간신히 주차를 했다.
처음 가본 선산장은 코로나19 상황임에도 불구하고 인산인해를 이루고 있었다. 약 2㎞ 거리의 길 양쪽에 임시장이 서 있고 많은 사람들로 붐볐다. 여기는 코로나를 겁내지 않는가하는 생각에 이상하다고 느끼며 길을 걷고 있는데 김천의 지인이 3명이나 지나치며 필자에게 인사를 해왔다.
점심시간이 되자 시장기가 느껴져 주위를 보니 한 식당에 손님들이 줄을 서있어 우리도 함께 줄을 섰다. 메뉴판을 보니 닭개장 6천원, 돼지고추장불고기 한접시 1만원이라 적혀있었다. 집사람이 우리도 닭개장 한그릇 시키자고해서 고추장불고기와 같이 주문을 했다.
식사를 하며 나는 왜이리 선산장에 사람이 많을까하는 의문이 들며 조금 부러워졌다.
김천의 황금시장, 평화시장도 예전에는 이렇게 사람들로 붐볐는데 지금은 옛날같지 않아 안타까운 마음이 들었다. 김천도 선산처럼 전통시장을 사람들이 많이 찾으면 얼마나 좋을까. 나는 황금시장 갈무리 식당에서 간간이 청국장을 주문해서 점심을 때우기도 하지만 닭개장 파는 식당도 있으면 좋겠다는 바람도 들었다.
전국적으로 알아주는 전통시장은 서울 남대문 시장, 대구 약령시장 등이 있고 저마다 각 시군에는 소규모 전통시장이 형성돼 있다.
전통시장은 먹거리도 중요한데 평화시장의 돼지순대국밥은 그런대로 김천시민들이 즐겨 찾는 편이다.
필자가 이번 선산장을 가보니 김천에도 시장 먹거리의 활성화 방안이 구체적으로 강구돼야할 필요성을 느꼈다. 중요한 것은 담당공무원과 지자체장의 의지와 끈질긴 노력으로 보인다. 10여년 간 전통시장 활성화를 위해 지자체가 수십억원의 예산을 쏟아부었지만 시민들은 이렇다할 큰 변화를 느끼지 못하고 있는 것에 대해 좀 더 고민해야 할 필요가 있다.
전통시장은 백화점이나 대형할인점이 생기기 이전부터 오랫동안 소매유통의 중추적 역할을 담당해왔다. 상권별 특성에 따라 전국형 대형시장, 지역중심시장, 중소도시 시장 등 오랜시간에 걸쳐 전통시장이 지역별로 자연발생돼 왔다.
전통시장이 살아남기 위해 시대 흐름에 발맞춘 빠른 변화도 중요하지만 선산장에 사람이 모이는 것에서 알 수 있듯이 전통시장은 그 나름의 특색과 멋이 있어야 한다. 싼 가격에 직거래 가능한 좋은 물건을 구비해놓고 거기다 더해 전통시장만의 맛과 멋, 정을 느낄 수 있는 특색을 살려나가면서 활성화를 도모해야 할 것이라 생각된다.
며칠 있으면 우리전통 고유의 추석명절이 다가온다.
해마다 명절이면 시 차원에서 전통시장 활성화를 위해 상품권을 널리 홍보해서 어떻게하든지 전통시장을 지원하려하지만 전통시장의 먹거리, 볼거리, 옛날추억거리 등을 기대하면서 막상 방문하면 아쉬운 부분이 적지않다.
전통시장을 시민들이 즐겨찾도록 하기 위해서는 단순한 1회성 대책으로는 역부족이다. 장기적으로 꾸준히 시민들 여론을 수렴해서 전통시장 상인들 스스로의 노력이 더해진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
코로나19로 인해 더욱 세상의 변화가 빨라지고 있다. 아이러니하게도 코로나로 인해 개인화됨에 따라 사람들은 아날로그적인 감성을 더 느끼고 싶어한다.
전통시장이야말로 사람 간의 정이 느껴지던 장소이다. 이러한 감성의 변화를 감안해 전통시장의 활성화 방안을 모색한다면 김천에도 인파로 붐비는 시장을 구경할 날이 멀지않을 것으로 기대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