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간의 한계는 도대체 어디까지일까?
한없이 약한 것 같기도 하다가 어찌 이리 강철보다 강할까 싶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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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천신문 |
흔히들, 돈을 잃으면 조금 잃는 것이고 건강을 잃으면 전부를 잃는 것이라 하건만 그것도 사람 나름인가보다. 겉으로 멀쩡한 사람도 우울하다, 세상 살기가 너무 힘들다, 죽고 싶다고들 하니 여기서 건강이라 함을 신체적인지 정신적인지 구분해 봐야겠다.
얼마 전 결혼식장에서 본 친구의 딸이 스스로 생을 마감했다는 비보를 들었다. 명문대학도 나오고 멋진 신랑도 만났으며 기다리던 임신과 출산까지 남부러울 게 없었지만 돌잔치 한 달 앞두고 왜 그랬을까?
그 어린 젖먹이는 어쩌고 그 젊은 남편은 어쩌며 그의 부모는 또 어쩌란 말인가. 그러니 누가 더 건강하다 할 수 있는가? 건강한 정신이 먼저고 혹시, 건강한 신체가 있는 건 아닐까?
13일 동안의 도전과 감동의 드라마, 2020 도쿄패럴림픽이 막을 내렸다.
휠체어에 앉아 농구도 하고 탁구도 치고 두 팔이 없는데도 수영을 하였으며 한쪽 다리로 육상경기를 하였다.
앞이 안 보이는데도 전력 질주를 하였고 안 들리는데도 펜싱을 하였으며 사이클, 테니스, 유도 등 불가능은 없었다.
참가한 선수 모두가 자신의 한계를 극복한 인간승리였지만 특히, 9회 연속 금메달을 안긴 보치아 선수들은 뇌성마비 중증장애인들이다. 시상식에서 태극기가 게양되고 애국가가 울려 퍼질 때 나도 모르게 눈물이 흘렀다.
또한 한꺼번에 금, 은, 동 메달을 따고 태극기 3장을 나란히 올린 탁구 선수들에게도 기립 박수를 보낸다. 자기와의 싸움을 이기고 끝까지 포기하지 않는 투혼을. . .
패럴림픽 정신을 생각해 보니 국민학교 운동회 때 배웠던 것 같다.
출발신호가 터지면 힘껏 달리다가 허들을 넘고 터널 속을 기기도 했으며 나막신 같은 것도 신었다가 여하튼 장애물을 넘는 경기를 하였다.
그때, 이미 인생길은 호락호락하지 않으며 수 없는 장애물이 나타날 것이라 가르쳐 주었지 않았을까.
엊그제 같은데 벌써 17년째 장애아동들과 함께 노래하고 춤추며 지낸다. 한쪽 날개가 없는 꼬마 비행기들일수도 있지만 장애아동이기 이전에 한 어린이이고 미래의 주역들이기에 순수하고 해맑은 그 모습들이 귀엽고 사랑스럽기만 하다.
이번 패럴림픽 개막식은 ‘모든 사람에게는 각자의 날개가 있고 용기 내어 날개를 활짝 펼치면 어디든지 갈 수 있다’는 메시지를 주었다.
이제 더 이상의 편견과 차별 없이 우리의 꿈나무들을 키워내야 한다.
3년 뒤면 파리에서 패럴림픽이 다시 열릴 것이다. 나도 주먹이 불끈 쥐어진다!
우리 아이들 중에서도 분명히 선수로 나올 수 있을 텐데 말이다.
한명 한명 아이들의 장점을 더 장점화 하도록 온 마음을 쏟아봐야겠다.
그때는 장애, 비장애 편견없이 다 함께 즐길 수 있는 유니버셜 올림픽이 되었으면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