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들이 빠르게 달리는 사차선 도로, 그 중에서도 4거리에서 소형 강아지 한 마리가 목격됐다. 우연인지 모르지만 강아지는 파란불에 횡단보도를 혼자 건넜다.
색명이라고 알려져 있어 정말 파란불을 보고 건넜는지 알 수 없다. 하지만 여러 번 경험이 있는 듯 여유있게 횡단보도를 건넜다. 그 경험은 보호자와의 산책이었을 것이다. 그런데 지금은 무엇 때문인지 혼자서 건너고 있다. 사람이라면 붙잡고 물어보겠지만 강아지는 종종걸음으로 자기 갈 길을 가버렸다.
신통하면서도 한편으로는 짠한 마음이 들었다. 다른 시민들도 같은 마음이었는지 우회전 차량이 정차한 채 강아지가 다 건너갈 때까지 기다려주었다. 조그마한 체구의 소형견이다보니 더 불쌍해 보였다.
보호자 몰래 산책 나온 것이라면 그나마 다행이다. 찾아갈 집이 있으니까. 파란불에 횡단보도를 건널 정도로 똑똑한 강아지가 집을 못찾아 갈 일은 없다. 추석을 앞두고 목격한 상황이라 감정이입이 더 깊어진 것인지도 모른다.
명절이면 버려지는 강아지 숫자가 크게 늘어난다. 키우다가 싫증이 났는지 아니면 키울 형편이 안되는지 명절 때 내려왔다가 강아지를 버리고 가기 때문이다.
그런 무책임한 마음가짐이라면 처음부터 강아지를 입양하지 말아야 한다. 일단 입양했으면 평생을 함께 하는 반려를 각오하는 것은 기본 중의 기본이다. 단지 귀엽다는 이유로 덜컥 입양하고 누가 공짜로 준다고 하니까 덜컥 입양하기에 버려지는 강아지가 많은 것이다.
또 하나 강조하고 싶은 것은 명절은 말 그대로 명절이다. 즐겁고 행복해야 한다. 강아지를 버리라고 있는 명절이 아니다. 그러니 명절에 강아지 버릴 생각하지 말고 가족친지와 즐거운 시간을 보내길 바란다.
끝으로 파란불에 횡단보도를 건너는 강아지가 무사히 집으로 돌아갔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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