즐겨찾기+  날짜 : 2026-10-05 09:25:15 회원가입기사쓰기전체기사보기 원격OLD
뉴스 > 종합

수필공원 - 미니멀 라이프

배영희 효동어린이집원장
김천신문 기자 / kimcheon@hanmail.net입력 : 2021년 11월 11일
햇볕에 등을 기대고 가부좌를 틀었다.
따사로운 빛살이 어깨며 머릿결을 쓰다듬는다.
“가만히 있어, 이렇게 좀 쉬는 거야” 속삭이는데 감미로운 그의 손길에 끌려 담요 한 장 꺼내와 아예 누워버렸다.

ⓒ 김천신문
지나가는 구름에 턱을 괴고 눈부신 가을 하늘을 올려다본다. 바람도 나무 뒤에서 잠시 쉬어가고 나뭇잎도 햇살 위에 잠시 기대어 앉는다.
저 먼 남쪽 바다에서 풀벌레 한 마리가 가을을 끌고 왔을까
쓰르람 쓰르람 매미가 울고 간 자리에 찌르르 찌르르르 풀벌레가 노래한다.

이사 오길 참 잘했다. 정말 탁월한 선택이었다.
성냥갑 같은 아파트 숲에 끼어 어두워지면 블라인드부터 내려야 했었는데 이제 그 불편함에서 해방되었다.
그 많던 짐들도 대부분 정리하고 왔으니 이제 겨울옷에서 봄옷으로 갈아입듯 나풀나풀 가벼워졌다.

자꾸자꾸 채워야만 행복해지는 줄 알았던 시간, 머리에 이고 지고 살았던 무거운 짐들을 벗고 나니 화장을 지운 듯 홀가분해졌다.
물건이 주인이 아니라 내가 진짜 주인인 집, 물건들이 비워준 자리만큼 몸도 마음도 가벼워졌다.
그래서 법정 스님은 ‘버리면 진정한 행복을 찾을 수 있다’고 하셨나 보다.

소파를 들어낸 자리에 작은 테이블을 놓고 차 한 잔의 여유를 올려놓았다.
그 많던 그릇들 대신 가벼워진 싱크대와 들꽃 한 송이를 꽂아놓았고 꼭 필요한 책들과 나무 책상을 가지런히 놓았다.
무엇을 싸놓았는지도 모르면서 봉지마다 얼려두었던 냉장고도 치우고 한눈에 금방 찾을 수 있는 작은 냉장고로 바꾸었다.
몇 년째 입지 않은 옷들과 가방, 신발들도 반은 버리고 반은 나누어주었다.

미니멀 라이프, 여백의 미......
빽빽했던 공간들 사이로 빛이 들고 바람도 숨을 길게 쉬었다 간다.
TV를 보는 대신 풀벌레의 이야기를 듣는다.
어떤 날은 달도 별도 의자에 같이 앉아 밤새 듣는다.
벌써 해 시계가 4시 반은 되었나 보다.

잠자리 한 마리가 한들한들 춤추며 지나가고 쉬었던 꽃들이 다시 일어난다.
나무들은 뿌리 밑에 물감 통을 달고 사는 걸까.
저마다 다른 빛깔로 가을을 채색한다.
내게도 햇살 한 줌 스미었으니 따뜻한 온기로 다시 피어나겠지.
김천신문 기자 / kimcheon@hanmail.net입력 : 2021년 11월 11일
- Copyrights ⓒ김천신문.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
트위터 페이스북 밴드 카카오톡 카카오스토리 네이버블로그
 
많이 본 뉴스 최신뉴스
“우리 마을은 우리가 만들어가요!”… 신안5리 정듬이마을, 주민 주도 공동체 행사 개최..
김천시, ‘돌봄특화마을’에서 건강과 정서 돌봄 함께 챙겨..
대덕면 바르게살기협의회, 비빔밥 나눔 봉사..
스쳐가던 길에 피어난 작은 정원..
또래상담연합회, `우정팔찌 만들기` 체험 부스 운영..
2026 김천시민체육대회 성공 개최를 위한 최종 점검..
남면체육회, ‘화합한마당’으로 시민체육대회 힘찬 출발..
“성공적인 시민체전을 향하여!”..
‘2026년 교통사고예방 캠페인 및 교통안전 결의대회’ 개최..
김천시, 시민프로축구단 전환하지 않기로 최종 결정..
특집
숲이 전해주는 맑은 숨결과 붉은 꽃물결이 어우러져 기분 좋은 에너지를 가득 더해줍니다... 
지면을 펼치면 잉크 냄새와 함께 소박하지만 진솔한 우리 이웃들의 삶이 배어 나오는 지면신문. 전국 165개 시·군·구에서 주민들의 희로.. 
2026년 9월 1일 자로 제32대 경상북도김천교육지원청 교육장에 권성미 교육장이 취임했다. 급변하는 교육 환경과 지역소멸이라는 시대적.. 
업체 탐방
김천시는 2026년 ‘9월 이달의 기업’으로 영유아용 물티슈 및 위생용품 전문 제조기업인 ㈜순수코리아(대표 양칠식)을 선정하고, 지난 .. 
김천신문 / 주소 : 경북 김천시 충효길 91 2층 / 발행·편집인 : 이길용
청소년보호책임자 : 황의숙 / Mail : kimcheon@daum.net / Tel : 054)433-4433 / Fax : 054)433-2007
정기간행물 등록번호 : 경북 아-00167 / 등록일 : 2011.01.20 / 제호 : 김천신문
본지는 신문 윤리강령 및 그 실천요강을 준수함
방문자수
어제 방문자 수 : 34,569
오늘 방문자 수 : 21,092
총 방문자 수 : 118,213,61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