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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칼럼 - 연화지, 봉황에 오르다

민경탁 전 본지 논설위원·수필가
김천신문 기자 / kimcheon@hanmail.net입력 : 2022년 06월 23일

연화지, 봉황에 오르다

민경탁 전 본지 논설위원·수필가

ⓒ 김천신문
누정(樓亭)은 유교문화와 밀접한 관련이 있는 문화유산이다. 누각(樓閣)과 정자(亭子)를 합쳐 누정(樓亭), 누사(樓榭) 또는 정사(亭榭)라고도 이르는데 삼면이 바다로 둘러싸인 한국에는 물에 임한 누정이 많다. 통천의 총석정, 삼척의 죽서루, 평해의 망양정, 담양의 송강정·식영정·환벽당 등등. 주로 궁궐의 후원이나 민간의 정원, 공원의 숲에 세웠는데 성터, 변방, 지방 고을 관아에는 문루(門樓)를 두었다. 김천에서 가장 역사 깊었던 누정인 무민루(撫民樓)는 개령 문루였다. 사라져 지금 없지만.

누정의 기능은 다양하다. 휴양과 경치 완상, 풍류와 유흥, 문인들 사회 형성, 학문과 수양, 정치 토론, 제사 지냄, 종회나 동회 개최, 계모임, 사랑방이나 별장 대용, 활쏘기 수련장일 뿐 아니라 사신과 빈객 접대 공간, 고을 다스림의 표상, 전쟁 때엔 지휘본부로도 쓰였다.
우리나라 유교문화의 핵심은 선비문화며 경상도에는 선비문화의 본 고장답게 누정이 전국에서 가장 많이 있다. 그 다음이 전라도, 충청도 순.

경상도는 문헌상 우리나라에서 최초로 생성-신라 소지왕 때 천천정(天泉亭)-된 곳이다. 영남의 누정은 주로 은거와 강학, 조상 추모와 수양의 공간으로 쓰여 왔고 쓰이고 있다. 문화재로 지정된 전국의 누정은 모두 290 동, 이중에 경북에 102동이 밀집해 있다. 보물로 지정된 누정 22동 중 9동(41%)이 경북에 있다.

김천에는 누정이 16∼17세기부터 지례향교와 도동서원을 중심으로 해 구성, 지례, 대덕 일대에 많이 분포되었다. 현재 30여 동이 남아 전하는데 공관용 누정으로 교동의 봉황대, 개령의 팔승정, 숭조용 누정으로 구성의 방초정·무송정·모성정·미호정, 지례의 만취정, 대덕의 쌍호정이 있다. 조망용 누정으로는 증산의 옥류정, 개령의 낙원정, 자산동의 자운정, 남산동의 남산루, 교육 및 종교용 누정으로 지례의 사반루, 직지사의 만세루·황악루, 청암사의 정법루가 있다.

김천의 연화지와 봉황대 일대는 조선시대에 김산군 관아가 있던 읍치지(邑治地)로서 문화중심지였다. 김산이란 지명의 본거지다. 연화지, 봉황대와 더불어 김산향교는 이를 입증하는 문화유산이다. 마을에 김산향교가 있기에 교동이라 불렀다. 교동, 삼락동, 문당동을 합쳐 김산동 또는 김산골이라고도 이른다. 1905년 경부선이 개통되면서 김산군의 중심이 평화동, 남산동으로 옮겨지자 김산동을 구읍(舊邑)이라 부르게 되었다.

ⓒ 김천신문

연화지란 연못과 봉황대란 이름의 누정은 전국 여러 곳에 있다. 김천 봉황대는 정확한 창건 연대는 알 수 없지만 변천이 심했다. 1700년대 초 김산군 관아 북쪽에 세워 읍취헌(挹翠軒)이라 부르던 것을 조선 숙종 때 윤택(尹澤) 군수(재임 1706 숙종 33∼1711 숙종 37)가, 솔개가 봉황으로 바뀌어 나는 꿈을 꾸고 이름을 봉황루(鳳凰樓)라 고쳤다. 영조 때(1771) 김항주(金恒柱) 군수가 구화산(九華山) 쪽(현 김천법원 위쪽)으로 옮겨 세우며 명칭을 봉황대(鳳凰臺)라 고쳤다. 그 뒤 헌종 때(1838) 이능연(李能淵) 군수가 연화제(蓮花提)에서 못의 섬 가장자리인 현 위치로 옮겼다. 지금은 편액이 ‘봉서관(鳳棲觀)’이라 걸려 있는데 지역민들은 일반적으로 봉황대라 부른다. 역대 유호인, 허침, 조위, 이중환 같은 많은 문인과 고관들이 시문을 남긴, 역사의 숨결이 다채롭게 배어 있는 중요 유형문화유산이 아닐 수 없다. 경북문화재 자료로 머물러 있음은 아쉽다.

연화지가 봉황에 올랐다. 트바로티 김호중소리길이 연꽃, 벚꽃 수려한 연화지와 연결돼 전국의 관광명소로 뜨고 있음을 목도한다. 평일과 휴일을 가리지 않고 김호중의 모교인 김천예술고등학교와 잇닿은 연화지·봉황대 둘레길이 전국의 관광객 발길을 모으고 있다. 부근 상권에 활기가 넘친다. 전통 문화유산이 현대의 한 예술고교가 창출한 문화콘텐츠와 융합해 새롭게 시너지효과를 내고 있다. 연화지는 인근의 문화예술회관, 종합스포츠타운을 끼고 더 높이 날 것이다. 지역 특성에 기반한 창의적 활성 모델과 지자체의 열정적 추진체가 지방도시에 활기를 불러오고 있다.

김천신문 기자 / kimcheon@hanmail.net입력 : 2022년 06월 23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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