능인 시인의 세 번째 서정시집 ‘설연화의 향기’가 출간됐다. 능인은 대중적인 서정의 흐름을 중시하는 승려 시인으로 창작활동을 해왔다. ‘능인의 허튼 소리’, ‘오늘도 그 자리에서’라는 1, 2집에 이어, 세 번째 시집으로 삶의 향기에서 탐구한 인생론을 담은 ‘설연화의 향기’를 발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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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천신문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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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인은 첫 머리글에서, 심신의 아픈 고통을 잊게 하는 행복 한 아름 안을 수 있도록, 삶의 영혼을 맑게 해주는 꽃향기를 전하고 싶었고, 모두가 꿈과 희망을 공유했으면 좋겠다는 소박한 바람을 이루고 싶다고 피력했다. 능인은 불교에 출가한 후, 사문으로서 부처님의 법과 진리를 실천하며 중생제도의 길을 걸어가면서, 수행도량 행복사에서 자신에 대한 성찰과 대오(大悟)를 시(詩)로 발현하는 일에도 열정을 투자해오고 있다. 능인 스님은 ‘자화상’이란 시에서, 자신의 삶을 통한 궤적에 절실하게 감응하거나 감지한 생(生)의 행로에 대하여 회상하거나 회억(回憶)하면서 발흥한 자신의 심원한 진실을 작품에 담담히 담아낸다. 시인이 구상하는 인생관은 ‘삶의 향기’라는 작품에서 볼 수 있듯, 과거에 대해 기억하거나 추억하는 세월의 잔재들에서 생성하는 어렴풋한 애환들이 시적으로 형상화되는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시인의 자아 인식은 많은 인생론으로 정리하고 있는데, 그는 ‘인생이란’에서 뉘우침과 아쉬움이 바로 인생이라는 해법을 적시하고 있다. 능인의 인생은 꿈이라는 허무적인 의식이 팽배하다. 고희(古稀)를 맞은 능인이 돌아본 삶은, ‘인생은 꿈인 것을’이란 작품에서 희미한 그림자 위에 홀로 서 있는 자신의 인생은 아직도 깨지 않은 한바탕 꿈이라며, 황혼에 젖은 인생의 허무함을 읊조린다. 능인 스님의 시어(詩語) 속에는 생(生)의 여로에서 응시하거나 감응한 다양한 형태의 체험적 사유가 인생 종착점을 예비하는 허무 의식을 내포하고 있음을 간과할 수 없다. 한편으론, 시인이자 사문으로서 능인은 부처님 설법 같은 감응력을 자신의 시에 녹여냄으로써, 삶의 자국에서 품었던 ‘사랑의 보따리’를 풀어 놓고 있어 대중적 공감대를 확대하고 있다. 능인 시인은 인간 사랑과 함께 자연사랑에도 착목해 온화한 눈길과 관심으로 다양한 사물들과의 대화를 나누는 서정적 자연관에 심취하고 있음을 ‘하안 민들레’, ‘호박꽃’, ‘홀로 핀 들국화’ 등의 작품에서 엿볼 수 있다. 능인 스님은 시집 끄트머리에서, 누구나 부담 없이 읽을 수 있는 대중적 서정의 흐름을 더 중요하게 생각하여 1집, 2집에 이어 3집도 서정시만 선별해 실었다고 했다. 그는 자연을 접하며 느낀 감성들을 그대로 드러내기도 하고, 삶의 무상과 시련 속에서도 이룰 수 있는 희망의 메시지를 전하기도 했다. 또한 불협화음이 없는 누구나 공유할 수 있는 시(詩)로서 행복의 터전이 될 수 있기를 바라는 자신의 간절함을 토로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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