즐겨찾기+  날짜 : 2025-06-28 19:42:41 회원가입기사쓰기전체기사보기 원격OLD
뉴스 > 사회종합

“할머니가 엄마 됐어요”… 조모가 손녀를 딸로 입양

친모의 양육포기로 강제출국 위기 처한 12살 중국동포 어린이
법원 “가족 내부질서 혼란 없고, 양친자 관계 형성 기대”

김천신문 기자 / kimcheon@hanmail.net입력 : 2023년 01월 30일
친부의 행방불명과 친모의 양육 포기로 강제출국 위기에 처한 중국동포 어린이에 대해 법원이 친할머니로의 입양을 허가하는 이례적인 결정을 내렸다.

30일 대한법률구조공단에 따르면, 서울가정법원 제1부(재판장 최호식)는 중국동포 어린이 A양의 할머니가 청구한 입양신청에 대해 이를 불허한 원심을 취소하고 입양을 허가했다.

A양은 다섯 살이던 2014년, 할머니(68)의 손에 이끌려 중국에서 한국으로 왔다. 당시 A양은 중국 상하이에서 사업을 하던 중국동포 아버지가 사채업자에게 납치되고, 어머니는 가출하는 바람에 혼자 남겨진 상태였다.

중국교포인 A양 할머니는 2007년 귀화하여 대한민국 국적을 취득한 상태였으나, A양을 국내에 장기체류하게끔 하기에는 어려움이 있었다. 중국 국적을 가진 친부모를 따라 A양도 중국 국적이었기 때문이다. 할머니는 수소문 끝에 재외동포 자격으로 국내에 체류하고 있던 친모를 찾아내 A양이 방문동거 자격으로 국내에 머물 수 있도록 했다.

A양의 할머니는 기초생활수급자로서 어렵게 생계를 이어갔으나 손녀에 대한 교육과 뒷바라지에는 헌신적이었다. 중국에서 부모의 돌봄을 제대로 받지 못하고 혼자 끼니를 때우기도 했던 왜소한 체격의 A양은 입국 이후 건강을 되찾고 학교에도 다니게 되었다.

A양이 초등학교 5학년이던 2020년 친모가 재혼해 곧 중국으로 출국할 것이라는 소식이 들려왔다. 이에 따라 A양은 국내 체류 자격을 잃고, 돌봐줄 사람 없는 중국으로 강제출국될 위기에 처했다.

A양 할머니는 손녀를 친딸로 입양하기로 결심하고 법원에 입양허가를 신청했다.

1심 재판부는 “부친의 사망여부가 확인되지 않았고, 입양을 허가하면 할머니가 어머니가 되는 등 가족 내부 질서와 친족관계에 중대한 혼란이 초래될 것이 분명하다”며 기각했다. 또 입양제도가 국적 취득을 목적으로 하는 제도가 아니라는 점도 덧붙였다.
A양 할머니는 이에 포기하지 않고 대한법률구조공단의 도움으로 항고했다.
항고심 재판부는 입양을 불허한 원심을 취소하고 입양을 허가했다.

재판부는 “친부는 9년간 행방불명이고 친모는 양육을 포기해 입양되지 않으면 돌봐줄 사람이 없는 중국으로 돌아가야 한다”며 “할머니가 부모로서의 역할을 하며 손녀를 안정적으로 양육해왔다”고 이유를 밝혔다.

이어 “A양이 할머니의 자녀가 되고 싶다고 밝히고 있으며, 입양이 되더라도 가족 내부 질서가 혼란해지거나 A양의 정서에 부정적 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없고, 오히려 양친자 관계가 자연스럽게 형성될 것으로 기대된다”고 설명했다.

소송을 대리한 공단 소속 류은주 변호사는 “가족 내부질서나 친족관계의 혼란이라는 측면보다는 입양 아동의 복리를 우선적으로 고려한 결정”이라며 “A양이 건강한 대한민국 국민으로 성장하기를 기대해본다”고 밝혔다.



김천신문 기자 / kimcheon@hanmail.net입력 : 2023년 01월 30일
- Copyrights ⓒ김천신문.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
트위터 페이스북 밴드 카카오톡 카카오스토리 네이버블로그
 
많이 본 뉴스 최신뉴스
김천시인사..
김천소방서 김유빈 소방장, 100km 울트라 마라톤 완주로 ‘포기하지 않는 소방관 정신’ 실천..
철도중심도로 도약! 중부내륙철도 개설 순항..
배낙호 김천시장, 2025년 하반기 첫 승진의결 단행..
‘이승원 시즌 첫 골!’ 김천상무, FC안양 꺾고 홈 2연승 질주!..
배낙호 시장, 대신동 찾아 ‘소통과 공감’ 간담회 열어..
김천대학교 중장기 발전계획 ‘VISION 2030’ 선포식 개최..
국토부‘강소형 스마트도시 조성 사업’에 김천시 선정..
김천녹색미래과학관 이용객 “130만 명 돌파” 상상의 나래를 현실로, 과학의 미래를 연다..
미래 드론 산업을 현실로! 김천시 드론 배송 시연 행사 개최..
기획기사
김천시가 운영하는 김천녹색미래과학관이 2014년 개관 이래, 11년 만에 누적 이용객 130만 명을 돌파하면서 지역 대표 과학문화 기관.. 
김천시는 6월 환경의 달을 맞아 시민들의 환경 감수성을 높이고, 생활 속 환경보호 실천을 독려하기 위해 ‘지구를 위한 작은 실천, 도서.. 
업체 탐방
안경이 시력 교정의 기능을 넘어 하나의 패션 아이템으로 그 역할이 변화해가는 트랜드에 발맞춰 글로벌 아이웨어(eyewear)시장에 도전.. 
김천시 감문농공단지에 위치한 차량용 케미컬 제품(부동액, 요소수 등)생산 업체인 ㈜유니켐이 이달(8월)의 기업으로 선정되었다. 선정패 .. 
김천신문 / 주소 : 경북 김천시 충효길 91 2층 / 발행·편집인 : 이길용
청소년보호책임자 : 황의숙 / Mail : kimcheon@daum.net / Tel : 054)433-4433 / Fax : 054)433-2007
정기간행물 등록번호 : 경북 아-00167 / 등록일 : 2011.01.20 / 제호 : 김천신문
지는 신문 윤리강령 및 그 실요강을 준
방문자수
어제 방문자 수 : 63,820
오늘 방문자 수 : 32,690
총 방문자 수 : 100,470,43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