Ⅱ. 김천학의 개념 설정
1. 김천학의 용어와 주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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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까지 김천학이란 용어가 학술적으로 사용된 적은 없다. 그러면 독립된 학문 분야로서 김천학이란 새로운 용어의 성립이 가능한가? 그리고 가능하다면 그것은 무엇인가를 살펴보겠다.
이른바 김천학이란 하나의 지역학을 지칭하는 용어이다. 지역학이란 학문은 1940년대 후반 미국에서 생겨났다. 일본에서는 지역학을 “각각의 (완성된 공간) 안의 주인을 주인공으로 하여 역사적인 전개를 하는 것”으로 정의한다. 이 글에서 다루고자 하는 김천학 또한 지역학의 하나이기에 기존 연구자들이 제시한 다른 지역학에 대한 정의를 빌려서 이해하는 방법도 유용할 듯하다.
흔히들 지역학을 다음과 같이 정의한다.
B-① 특정 지역의 정치, 경제, 역사, 사회, 문화, 지리, 환경에 대한 총체적 지식을 추구하는 학문.
② 일정한 지역의 지리적 공간성, 역사적 시간성, 문화적 상징성 등을 종합적으로 연구하는 학문. … 지역에 사는 주민들에게 지역의 정체성과 자부심을 느끼도록 체계화해서 지역민이 주체적으로 지역민다움을 느끼도록 하는 것.
이에 의하면, 김천학이란 광의로는 ‘모든 방면으로 김천을 연구・탐색하는 것’이고, 협의로는 ‘김천에 고유한 것, 김천문화의 특색, 김천의 독자적인 전통을 밝혀 학문적으로 체계화하는 것’으로 이해하겠다.
김천학은 김천지역의 모든 현상에 대해 종합적으로 연구하는 다학문적 성격을 갖는다. 뒤에서 상술하겠지만, 김천학에는 이것이 갖는 시간적 범위와 공간적 범위가 있다.
그러므로 학문 분야와 연결하여 구체적으로 이야기하자면, 김천학이란 전통시대에서 현대를 포함하는 김천의 역사, 지리, 생활, 민속, 문학, 사상, 예술, 사회, 경제, 과학 등 모든 분야의 통합적 연구로서, 김천 및 김천문화의 성격을 규명함을 목적으로 하는 학문이라고 설정하겠다.
결국 김천학이란 김천에 지역적 연고를 가진 사람들이 과거부터 현재까지 구축한, 또 미래에 만들어갈 김천문화를 대상으로 연구하는 학문이다.
그러면 김천문화란 무엇인가? 김천문화는 김천지역의 문화이다. 김천문화는 경북문화, 영남문화, 한국문화를 구성하는 한 부분이다. 이것은 전통시대 김산현·개령현·지례현, 그리고 현재는 아포읍을 비롯한 14개 면과 7개 동 등 작은 지역의 향토문화로 구성된다. 이렇게 작은 단위의 향토문화들이 모자이크처럼 모여져 김천 지역문화를 이루고 있다.
김천 지역문화의 주체는 누구인가? 그것은 당연히 김천과 연관을 가진 인간(사람)들이다. 좀 다르게 말하면, 김천문화의 주체는 김천과 친연성을 가진 사람들, 곧 ‘김천인’이라고 하겠다. 그러면 김천인의 개념과 범주는 어떻게 규정할 것인가?
현재를 기준으로 하면, 오늘날 김천시민을 들 수 있다. 여기에 지난날을 포함하면, 오늘날 김천시민은 물론 과거 김천 지역내에 거주하고 활동하였던 사람들도 포함되어야 한다. 과거 김천지역에 거주했다는 것은 해당 인물이 김천에서 출생하거나 생활하다가 다른 지역으로 옮겨간 인물만 아니라 비록 태어나지는 않았지만 이주해와 생활한 인물들도 아우르는 개념이다.
그러므로 광의의 김천인이란 현재 김천시민을 비롯하여, 현재와 과거의 김천지역 거주인에다가, 김천 출신이거나 김천에 연고권을 가지고 다른 지역에서 활동한 인물과 지금도 활동하고 있는 인물들(출향인)을 포함하는 개념으로 규정해도 되겠다. 그 이유는 오늘날 김천인은 김천시란 영역의 안과 밖을 아울러서 삶의 공간으로 하고 있기 때문이다.
2. 김천학의 범주와 대상
지역학의 범주는 아주 협소한 범위의 지역에서부터 지구상의 광대한 대륙까지 매우 다양하게 설정할 수 있다. 그리고 구성요소로서는 정치, 경제, 사회, 문화, 역사, 지리적인 모든 요소이며, 각 구성요소를 하나의 연구 대상으로 삼는 것이 아니라 모든 요소를 종합적이고 전체적인 시각에서 인식하는 것이다. 그러므로 이러한 구성 요소들이 형성된 공간과 시간이 우선 제시되어야 하겠다.
지역학의 특성으로서 가장 우선 조건은 지역공간을 다루는 학문이라는 사실이다. 김천학 또한 김천이라는 지역을 기본 단위로 구축되는 학문지식체계이다. 그러므로 김천학이란 김천이라는 일정한 공간적 범주를 가진 지역으로 설정하는 데서 기초한다.
오늘날 김천은 경상북도 서부에 있는 기초단위의 지방행정 구역이다. 자연지리로는 동쪽에는 금오산, 서쪽에는 황악산·삼도봉·대덕산, 남쪽에는 수도산·단지봉 등으로 둘려진 산악지대에 위치한다. 그러면서 행정적으로는 1개 읍, 14개 면, 7개 동이 속해 있다. 이것을 김천학의 기본 대상 지역이라고 할 수 있다.
그러므로 김천학은 김천을 구성하는 아포읍을 비롯한 개령면 등 14개 면과 남산동 등 7개 동이 각각 개별 구역으로서 함유하는 향토문화의 집합체이면서, 이것을 연구하는 학문이다. 그리고 인접 지역의 상주학, 구미학, 성주학 등과 더불어 하나의 독자적인 문화요 지역학이면서도, 위로는 경북학과 영남학을 구성하는 하위의 문화요 지역학의 요소인 것이다.
다시 말해 김천학은 김천지역 내에 여러 작은 지역의 향토문화와 향토학으로 구성된 독자성을 가지면서, 상위의 경북학과 영남학을 이루는 중간 단위에 해당하는 지역학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