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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은거인 기부천사’ 설악산 지게꾼 임기종 씨의 삶

옛날 어느 전설 하늘에서 천사가 설악산에 목욕하러 내려왔다
미처 올라가지 못한 천사 한 명 그 사람이 바로 임기종 씨가 아닌가 싶다.

이남주 기자 / leebada6@daum.net입력 : 2023년 09월 21일
추석을 앞두고 아름답고 훈훈한 천사의 이야기를 전해본다. 설악산의 지게꾼 임기종 씨다. 그는 40년이 넘도록 설악산에서 지게질만 한 지게꾼이고, 키가 160cm도 되지 않으며, 몸무게는 60kg도 나가지 않고, 머리숱은 듬성듬성, 이빨은 거의 빠지거나 삭아서 발음까지 어눌한 사람이라고 한다.


16살 때 처음으로 지게질을 시작한 이후 45년간 오직 설악산에서 짐을 나르기 시작하여 금년 66세가 되었다. 그 삯을 받아서 정신지체 2급의 아내와 그 아내보다 더 심각한 정신장애를 가진 아들을 부양하고 사는 산 사나이이다.
 

​맨몸으로 걸어도 힘든 산길을 그 무거운 짐을 지고 날마다 쉬지않고 오르는 임기종 씨는 하루에 적게는 4번, 많게는 12번이나 설악산을 올랐다고 한다.
 

​설악산을 삶의 터전으로 삼고 살아가는 상인들과 그곳 사찰에 필요한 생필품을 지어다 주고 그가 받는 삯이 한 달에 150만 원 남짓, 누구에게는 이 돈이 별것 아닌 돈일지 몰라도 그는 충분한 돈이라고 한다. ​아내가 장애인이라 정부로부터 생활 보조비를 받기 때문에 부족한 가운데서도 생활이 가능하고, 술 담배를 안 하고 허튼 곳에 돈을 쓰지 않으니 먹고 사는 데 불편이 없었다고 한다.
 

​그러나 한낱 지게꾼에 불과한 그를 많은 사람들이 작은 거인이라고 칭송하는 까닭은 그가 그렇게 힘들게 일해서 번 돈을 자신과 가족을 위해 사용하지 않고 자신보다 더 어려운 사람들과, ​십 년이 넘도록 장애인 학교와 장애인 요양시설에 생필품을 지원하고, 독거노인들을 보살피며, 더 어려운 이들을 위해 자신이 번 돈 모두를 사용하기 때문이다. ​지금까지 임기종 씨가 그렇게 사용한 돈만 1억원이 넘는다.

그는 ​"힘들게 일을 하지만 적어도 땀 흘려서 번 돈 만큼은 내 자신을 위해 사용하고 싶지 않았습니다.” 라며 미소 짓는다.


방송을 통하여 유명세를 탄 그의 선행은 세상에 알려지게 되었고, 또한 지게에 100Kg나 되는 무거운 짐을 잔뜩싣고 가파른 산을 오르며 물건을 날랐다.

그렇게 고생하며 1시간 30분에 날랐던 짐들의 수고비가 고작 6,000원이었다는 방송의 인터뷰를 듣고 전국의 많은 시청자들이 일제히 물건의 짐을 시킨 암자나 가계들에 노동력 착취에 대한 원성의 전화가 빗발쳤고 찾아가 항의하기도 하는 사태가 발생하여 결국 실직을 하게되는 사태가 되기도 하였다.

​임기종 씨는 그동안 벌어들인 돈 대부분을 주변의 불우이웃들에게 기부한 사실이 알려지게 되었고 많은 사람의 심금을 울렸다. ​작금의 금리와 물가는 오르고 은행 대출은 막혀있는 상황에서 삶에 실의에 빠져있거나, 극단적인 생각을 하시는 분들이 있다면 설악산 지게꾼 임기종씨의 살아온 삶을 생각해 보고 다시금 새 희망을 가져 보았으면 하는 마음이다.

​세상에는 다양한 방법으로 인생을 살아가는 방법들이 있다. 그분의 삶을 통하여 우리의 이기적인 생각을 버리고 비움과 나눔을 실천했으면 하는 마음이다.

젊은 시절 지게꾼 선배로부터 정신지체 2급에다 걸음걸이도 불편한 여성을 소개받았다. 그때도 그렇고 지금도 그렇고 그의 아내는 일곱 살 정도의 지능을 갖고 있다. ​이들 사이에 아들이 태어났다. 하지만 아들은 말을 못했고 아내보다 더 심각한 정신장애 증세를 가지고 있다.

​아내가 정신장애를 겪고 있으니 그 아이의 뒤치다꺼리를 하려면 자신이 일을 그만둬야 했는데
그럴 형편이 못 되었다. 결국 아이를 강릉에 있는 어느 정신요양 시설에 맡겼다고 한다.

​그렇게 아이를 요양원에 맡기고 떠나오는데 그는 ‘나만 편하려고 그랬다’는 죄책감이 들어 용달차에 과자 20만 원어치를 싣고서 다시 발길을 돌려 시설로 되돌아갔다. 그 과자를 먹으며 좋아하는 아이들을 보니 자신이 훨씬 더 기뻤다고 한다.

​그때 처음으로 사람들이 좋아하는 일을 하면 그 사람만 기쁜 것이 아니라 자신도 기쁠 수 있다는 사실을 깨달았으며, 그때부터 임기종 씨는 짐꾼으로 번 돈 모두를 어려운 이웃을 위해 사용하기 시작한 것이다.

​임기종 씨의 선행은 널리 알려져 2005년도 MBC및 강원도 봉사대상과 2007년도 대한민국 봉사대상을 수상하였다.

​그리고 2012년도에는 대통령 표창까지 받았고 이때 받은 상금 1,800만 원도 모두 기부하였다. ​내성적인 성격에 누구와도 가깝게 하지 않으려는 성격 탓에 그동안 숱하게 남들을 도왔으나 그는 친구가 없다.

40년 동안 설악산을 오르락 내리락 하였지만 설악산 말고 다른 산에는 여태껏 한 번도 가본 적이 없다는 임기종 씨, 옛날 어느 전설에 하늘에서 천사가 설악산에 목욕하러 내려왔다가 미처 올라가지 못한 천사 한 명이 있었다고 하는데 그 사람이 바로 임기종 씨가 아닌가 싶다.

​우리는 있는 것이 부족하다며 늘 더 가지려고 바둥거리며 산다. 남의 입에 있는 것도 뺏어 먹으려고 하는 우리의 부끄러운 모습, 배고픈 것은 참아도 배 아픈 것은 못 참는 이기주의가 되기도 한다.

​이고 지고 갈 것도 아닌데 우리는 너무 많이 먹고 너무 많이 놀고 너무 많이 가지려고 하는 것은 아닌지 모르겠다. 그분의 삶을 통하여 우리의 이기적인 생각을 버리고 비움과 나눔을 실천하며 우리의 삶을 한번쯤 뒤 돌아보는 계기가 되었으면 한다.


이남주 기자 / leebada6@daum.net입력 : 2023년 09월 21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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