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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천의 누정(樓亭)과 누정문학(樓亭文學) ①

민경탁(국어국문학자)
김천신문 기자 / kimcheon@hanmail.net입력 : 2024년 10월 17일

유교문화의 핵심은 선비문화에 있고 선비문화의 유산은 누정에 많이 남아 있다. 유교문화의 본산인 경상도는 우리나라에서 누정이 맨 먼저 세워진 고장이며 가장 많이 세워진 곳이다. 그다음으로 전라도, 충청도 순으로 많다. 경상북도에는 누정이 총 173동 있는데 그 수가 많기로는 안동, 김천, 영주, 경주, 봉화, 영일 … 순으로 알려진다(문화유적총람, 1977).
김천지역에는 현재 30여 동의 누정이 있는데 그 보존과 상태는 어떠하며 역사와 내력이 제대로 전승되고 있는지 살펴보고자 한다. 향토사 및 문헌에 전하는 관련 내용을 종합적으로 살펴보고 정리하며, 왜곡되게 알려지는 부분은 바로잡는다. 이에 대해서 지난 7월 김천연구콜로키움에서 민빛솔(경탁) 시인이 발표-서울 중구 종이문화재단-한 원고를 본지에서 입수, 시민과 독자를 위해 연재한다. 연재 중에도 좋은 자료와 정보가 있어 본사로 연락주시면 감사히 받아드리겠다.  <편집자>


유교문화 유산 가운데 산수(山水)에는 물론 서원(書院), 누정(樓亭)에는 선비들의 가치관, 의식, 문학, 일상이 오롯이 전한다. 누정(樓亭)은 누각(樓閣)과 정자(亭子)를 합친 말이다. 누각은 크고 높은 다락 형태로 사방이 트인 집, 정자는 벽이 없는 관망용의 작은 집을 가리킨다. 누정을 누사(樓榭) 또는 정사(亭榭)라고도 한다. 대개 누(樓)는 공적인 용도로, 정(亭)은 사적인 용도로 지어진 것을 가리킨다. 넓은 의미로는 대(臺), 각(閣), 당(堂), 헌(軒)까지를 포함한다.

누정은 일반 살림집과는 달리 자연을 배경으로 하여 남성 위주의 풍류, 휴양, 강학, 숭조, 유람을 목적으로 특별히 지은 복합문화 공간이다. 일반적으로 좋은 산이나 언덕, 강, 호수, 바다에 임하여 세웠다. 대개 주변의 아름다운 경치를 조망할 수 있도록, 지대가 높은 곳에 세운다. 원래는 방 없이 마루만 만들어 사방이 두루 보이도록 탁 트이게 지었는데, 나중에 재실의 기능을 가지면서 방을 둔 것이 생겨났다.

누정의 기능은 다양하다. 휴양과 경치 감상, 풍류와 유흥, 문인사회 형성, 학문과 수양, 정치 토론, 제사 지냄, 종회나 동회 개최, 계모임, 사랑방이나 별장 대용, 활쏘기의 수련장으로도 쓰인다. 그뿐 아니라 사신과 빈객 접대의 장소, 고을 다스림의 표상, 전쟁 때엔 지휘 본부로도 쓰였다. 특히 시회(詩會)나 시단활동(詩壇活動)이 이루어져 수많은 문학이 생성되었다. 누정기와 누정시가 그 대표적인 예이다.

삼면이 바다로 둘러싸인 우리나라에는 물에 임한 누정이 많다. 평양의 부벽루, 남원의 광한루, 밀양의 영남루, 진주의 촉석루를 비롯해 통천의 총석정, 삼척의 죽서루, 평해의 망양정, 담양의 송강정·식영정·환벽당 등등. 궁실의 후원이나 민간의 정원, 공원의 숲에 세운 것도 많다. 궁궐이나 성터, 변방, 지방 고을의 관아에서는 문루(門樓)로 두었다.

황악루

한국의 선비문화는 누정문화와 밀접하게 연관돼 있다. 우리나라 최초의 누정은 어디에 있었을까. 삼한시대 춘천의 소양정(昭陽亭) 자리에 이요루(二樂樓)가 있었다는 구비전승이 있다. 문헌 기록상 처음으로 나타나는 누정은 신라시대의 천천정(天泉亭)이다. 488년 1월 신라 소지왕이 천천정(天泉亭)에 행차하였다는 기록이 있다(삼국유사).

한국의 누정은 경상도에 가장 많이 있다. 그다음이 전라도, 충청도 순이다. 영남의 누정은 주로 은거와 강학, 조상 추모, 수양의 공간으로 쓰여 왔고 쓰이고 있다. 유교문화의 본산인 경상북도에 누정이 총 173동 있는데 안동에 41동, 김천에 25동, 영주에 22동, 경주에 21동, 봉화에 16동, 영일에 12동 … 등등이 있다(문화유적총람 1977). 전국에 문화재로 지정된 누정은 모두 290 동, 이 중에 경북에 102동이 있다. 보물로 지정된 누정이 22 동, 이 중에 9동(41%)이 경북에 있다. 안동 임청각, 경주 관가정, 예천 야옹정, 김천 방초정, 봉화 한수정, 청송 찬경루, 안동 청원루, 안동 체화정, 경주 귀래정이다.

김천에는 16∼17세기부터 지례향교와 도동서원을 중심으로 많은 누정이 산재, 현재 30여 동의 누정이 남아 전한다. 이를테면 공관용으로 교동의 봉황대, 개령의 팔승정, 숭조용으로 구성의 방초정·무송정·모성정·미호정, 지례의 만취정, 대덕의 쌍호정이 있다. 조망용 누정으로는 증산의 옥류정, 개령의 낙원정, 자산동의 자운정, 남산동의 남산루, 교육 및 종교용 누정으로 지례의 사반루, 직지사의 만세루·황악루, 청암사의 정법루 등등이 있다.

김천지역의 누정과 그에 관한 문학에 대해 살펴본다. 지역사회의 역대 문헌에는 이 고장 누정에 관한 많은 기록과 문학이 전하는데 이에 대해서는 체계적, 종합적인 연구가 미흡하고 왜곡과 오류가 적지 않아 보인다. 이에, 관련 기록의 중요성과 문화 유산성이 짙은 누정을 중심으로 그 내력과 문학에 대한 해설 오류를 바로 잡으면서 소개해 본다. 많은 향토사 문헌 및 누정문학 관련 저서를 통해 비교, 대조해 가며 심도 있게 고증하고 한시 번역에는 한문학자 권오웅 박사의 자문을 거쳤다.
<계속>

김천신문 기자 / kimcheon@hanmail.net입력 : 2024년 10월 17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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