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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필공원 - 어쩌다 동창회장

김영호(전 대구교육대학교대구부설초등학교 교장)
김천신문 기자 / kimcheon@hanmail.net입력 : 2025년 07월 31일
ⓒ 김천신문
“존경하고 사랑하는 동문 여러분. 대구교육대학교 총동창회 제28대 회장, 대구교대 20회, (전) 대구교육대학교대구부설초등학교 교장 김영호 인사드립니다. 여러 가지로 부족한 저를 대구교육대학교 총동창회 제28대 회장으로 뽑아주신 동문 여러분께 감사의 말씀을 드리며 막중한 책임감을 느낍니다. 1대부터 27대까지 우리 총동창회 발전을 위해 헌신해 주신 역대 회장님과 모든 동문님께 감사의 말씀을 드립니다. 우리 모교인 대구교육대학교는 1950년에 대구사범학교로 개교하였습니다. 1963년에는 2년제인 대구교육대학으로, 1982년에는 4년제인 대구교육대학교로 발전에 발전을 거듭하였습니다. 75년의 역사와 전통을 이어오면서 30,000여 명의 선생님을 배출하여, 대한민국 교육 발전에 크게 이바지하고 있습니다. 존경하고 사랑하는 동문 여러분. 저는 우리 대구교육대학교 총동창회의 발전을 위해서 딱 한 가지 약속만 드리겠습니다. 바로 온고지신(溫故知新)입니다. 지금까지 총동창회가 잘해 온 것은 더욱 발전시키겠습니다. 그리고 시대상을 반영한 새로운 사업으로 더 나은 총동창회가 되도록 하겠습니다. 특히, 교육 현장의 교육활동을 보호하고 지원하고 격려하는 데 온 힘을 다하겠습니다. 회장인 저부터 솔선수범하고 절차탁마하겠습니다. 동문 여러분의 적극적인 지원과 협력을 부탁드립니다. 또한, 총동창회 발전을 위한 기탄없는 고언(苦言)과 조언(助言)도 당부드립니다. 존경하고 사랑하는 동문 여러분. 우리 모교인 대구교육대학교의 교시는 “참된 스승의 길을 간다”입니다. 참된 스승의 길을 걸으시다 제2의 인생의 길을 걸으시는 동문님. 현재도 교육 현장에서 참된 스승의 길을 걷고 계시는 동문님. 참된 스승의 길을 걷기 위해 이 시각에도 상록동산에서 면학 정진하는 예비 동문님. 모두가 함께하는 총동창회가 되면 참 좋겠습니다. 어제 없는 오늘 없고, 오늘 없는 내일도 없습니다. 혼자 하면 기억이 되고, 둘이 하면 추억이 되며, 여럿이 하면 역사가 된다고 합니다. 우리 모두 함께 대구교육대학교 총동창회의 역사를 만들어 가시길 소망합니다. 동문 여러분의 가정에 늘 건강과 행복이 가득하시길 기원합니다. 동문 여러분, 존경하고 사랑합니다.”

2025년 4월 26일 토요일에 모교인 대구교육대학교에서 열린 대구교육대학교 총동창회 총회 및 체육대회에서 한 인사말이다. 동창회 홈페이지에도 실린 내용이다. 어쩌다 대구교육대학교 총동창회 제28대 회장이 되었다. 임기는 2025년 4월 26일부터 2027년 4월 23일까지 2년이다. 정확히는 2년에서 이틀이 빠진다. 매년 4월 4주 토요일이 정기총회이자 체육대회이기 때문이다. 6년 만에 지부별, 기수별 배구대회와 윷놀이를 했다. 시대상을 반영하여 파크골프 종목도 신설했는데 반응이 매우 좋았다. 영호가 총동창회 사무국 학예부의 일을 하던 25년 전이나 사무총장을 하던 10여 년 전에 비하면 참석하는 동문의 수가 많이 줄었다. 이런 현상은 코로나19 이후로 어느 모임이나 비슷한 어려움을 겪고있다고 한다.

2023년 8월 31일에 대구교육대학교대구부설초등학교 제15대 교장으로 정년 퇴임을 하면서 한 가지를 다짐했었다. 가장(家長) 외에는 어떤 장(長) 자리도 맡지 않겠다는 것이었다. 주변의 지인들에게도 말버릇처럼 다짐했었다. 그 이유는 39년 6개월 동안 학교와 교육청에 근무하면서 가정에는 너무나 소홀했다는 것이다. 출퇴근 거리가 멀다는 이유로 바쁘다는 핑계로 가정 살림과 아이들 건사는 아내의 몫이었다. 그것이 당연하다는 합리화를 위해서 더 일찍 출근하고 밤늦게 퇴근한 것은 아닌지 생각해 본다. 그런데 그런 다짐이 무색하게 퇴직하고 몇 개월 뒤에 회원 70여 명이 넘고 토요일마다 운동하는 배드민턴 동호회의 2년 임기의 회장이 되었다. 그전에는 바쁘다는 핑계로 운동을 나가지 못했는데 회장을 맡고부터는 운동을 하지 않더라도 무조건 출근하는 것이 의무가 되고 말았다. 올해 12월 말이면 배드민턴 동호회의 장 자리는 끝이 난다.

배드민턴 동호회장으로 더 이상의 장(長) 자리는 마무리가 될 줄 알았는데 대구교육대학교의 총동창회장을 하게 되었다. 전임 회장은 대구교대 한 해 선배로 2년 동안 봉사했었다. 처음에는 20회 동기 중에서 적임자가 있어서 회장으로 내정이 되었었다. 그런데 일이 생겨서 할 수 없게 되었다. 동기들은 후배에게 회장을 넘기기보다는 우리 기수에서 누군가가 회장을 맡아야 한다고 했다. 말은 그렇게 하지만 선뜻 동창회장을 하겠다는 동기가 나서질 않았다. 회장의 연회비 500만 원도 적은 돈이 아니었지만, 동창회 조직이 예전만큼 탄탄하지 않기 때문에 운영하는 데도 큰 힘이 든다는 생각이 들었을 것이다. 몇 주간 이런저런 이야기가 오가고 동기들이 한 달에 한 번씩 배구하는 모임에서 동창회장을 하겠다는 약속을 했다. 아내와 아이들에게는 한참 뒤에야, 이 사실을 알렸다. 아내는 별다른 말이 없이 회장 회비를 내주었지만, 아이들이 이구동성으로 “아버지는 명예욕이 많은 것 같아요.”라고 했다. 그리고 올해 4월 5일 토요일 정기 이사회에서 동창회장으로 선출되었다.

어쩌다 동창회장이 되고 보니 고민이 많아졌다. 지금 하는 그대로 2년만 하고 다른 분에게 넘길까? 아니 그렇게 해서는 안 되고 동창회 조직을 활성화하고 내실화하는 데 노력해야 하지 않을까? 너무 걱정하지 말고 세월이 약이라고 했는데 세월 가면 될 거로 생각하고 세월에 맡길까? 등등의 별의별 생각이 다 들었다. 그러는 중에도 전부련(전국 국립대학교부설초등학교 연합회)에서 동고동락했던 몇 분의 교장 선생님과 의견을 나누었다. 또한, 전국 교육대학교 총동창회 연합회의 동창(문)회장님 몇 분과도 여러 가지 생각을 나누었다. 그래서 취임사에도 한 약속인 온고지신의 실천으로 상록교사상과 상록교육활동보호위원회를 신설하기로 하고 지난 7월 12일 임시이사회에서 안건으로 상정하여 통과되었다.

모교인 대구교육대학교의 교시(校是)는 ‘참된 스승의 길을 간다’이다. 교문을 들어서면 마주하게 되는 상록동산에 교시가 새겨진 비석이 있다. 참된 스승의 길이란 무엇일까? 혹자는 고관대작이라고 할 수도 있고, 관리직이나 전문직이 되는 것이라고도 생각할 수 있다. 하지만 영호는 우리 총동창회의 절대 다수를 차지하고 있으며 사랑과 정성으로 아이들을 가르치는 교사의 길이 참된 스승의 길이라고 생각한다. 상록교사상과 상록교육활동보호위원회는 교육 현장의 목소리에 귀 기울여서 보호하고 지원하고 격려하자는 것이다. 현재의 동창회는 교육 현장에 근무하는 동문들에게 혜택을 주는 것이 거의 없다. 상록교사상은 교육 현장에서 초등교육을 위해 지극정성을 다하는 교사에게 주는 상이다. 매년 3명을 선발해서 상패와 부상을 지급한다. 상록교육활동보호위원회는 교육 현장에서 부당한 외부의 교육활동 침해에 시달리는 동문을 응원하고 지원하는 것이다. 두 위원회의 위원은 7명으로 겸임하도록 의결했다.

어쩌다는 동사로 어찌하다의 준말이다. 동사인 어찌하다는 어떠한 것이 이유나 원인이 되다와 어떠한 방법으로 하다의 의미이다. 부사인 어쩌다는 어쩌다가의 준말로 어떻게 하다가 또는 의지와 상관없이 우연하게의 의미이다. 우연하게 시작하게 된 동창회장이지만 필연의 동창회장으로 마무리해야겠다. 대구교육대학교를 졸업하고 39년 6개월 동안 교직에 근무했었다. 교사도 하고 교감도 하고 교장도 했다. 교육연구사도 하고 장학사도 하고 장학관도 경험했다. 수업발표대회에서 국어과 1등급도 하고 김영호의 수업 이야기도 5권을 출간했다. 하고 싶은 것은 다 경험했다. 이 모든 것이 대구교육대학교라는 모교가 있었기에 가능했었다. 이제 지금까지 받은 것을 나눌 수 있도록 솔선수범과 절차탁마로 온고지신하는 대구교육대학교 총동창회 제28대 회장이 되겠다.

김천신문 기자 / kimcheon@hanmail.net입력 : 2025년 07월 31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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