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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천문학사를 탐구, 펼쳐보다 <8> 근세 ⑦

민경탁(시인·경북대평생교육원)
김천신문 기자 / kimcheon@hanmail.net입력 : 2025년 08월 28일
ⓒ 김천신문
孔庭古栢葉靑靑 공자 사당의 오래된 측백나무 푸르디 푸르고
長伴薤塩守冷廳 학생들 해염을 오래도록 짝하며 차가운 관청을 지키네
爲報靑衿好絃誦 유생에게 “글 읽기 즐겨라” 이르게
佇看太守日横經 살피는 태수가 날마다 지나가리니

*해염(薤鹽) : 공부하는 학생이 먹는 음식을 가리킴. ‘제염(齏鹽)’과 같은 뜻. 한 유(韓愈)가 〈송궁문(送窮文)〉에서 “태학에서 4년을 공부하는 동안, 아침에는 부추를 먹고 저녁에는 소금을 먹었다(太學四年, 朝虀暮 鹽.]”라고 한 데서 나온 말.

金泉館裡喚鳴騶 김천 객관에서 명추를 부르면
迎送軺車似水流 초거를 맞이하고 보내는 일 물 흐르듯 하고
大戶吏民豪且富 대호의 관리와 백성은 호걸스럽고 부유하여
家家釃酒更推牛 집집마다 술 거르며 거듭 소를 잡을 것이네

*명추(鳴騶) : 귀인(貴人)의 수레 앞에서 잡인(雜人)의 통행을 소리쳐서 금하는 기 졸(騎卒).
*초거(軺車) : 조선시대에 종이품 이상의 벼슬아치가 타던 수레.
*대호(大戶) : 조선 시대에 민정(民丁)에 역(役)을 부과하기 위해 가호를 구분하는 방식에서 10정(丁) 이상인 가호는 대호, 5정 이상인 가호는 중호, 4정 이하인 가호는 소호로 구분함. 요역이 생길 경우에 대호에서 는 1명, 중호에서는 두 가호를 합쳐서 1명, 소호에서는 세 가호를 합쳐서 1명을 차출하였음-《太祖實錄 1年 9月 24日》.

郡西郡北地磽偏 군의 서쪽과 북쪽 땅은 지나치게 메마르고
只有村南郭外田 단지 마을 남쪽의 성곽 밖에 밭이 있네
吏滑民貧勞撫御 관리 교활하여 백성이 가난하도록 어명만 어루만졌다는데
喜逢邑主政如天 기쁘게 성주 맞으며 진실로 하늘처럼 여기리라

*무어(撫御) : 임금의 명을 감싸고 어루만짐.

秋豐古驛冷蕭條 추풍의 오래된 역은 차고 쓸쓸하지만
水遶山回百十遭 물 두르고 산이 둘러싸서 백 열 번이나 만난다네
洞裡若無差役至 마을에 만약 부역이 이르지 않는다면
種桃於此薙蓬蒿 이곳에 복숭아나무 심고서 쑥대 베며 살고 싶으리

*소조(蕭條) : 고요하고 쓸쓸한 느낌이 있음.
*차역(差役) : 노역을 하던 자.

一區水竹絶塵囂 한 구역 물과 대나무로, 티끌 세상과 끊어진 곳
直指精藍近紫霄 직지사는 정진하는 가람으로 하늘에 가깝네
會訪深禪還訪古 적당한 때에 깊은 선방 방문하여 고적을 돌아보면
殘碑零落認前朝 쇠잔한 비석이 영락하여 앞 왕조를 알게 되리

*가람(伽藍) : 승가람마 또는 승가람의 준말. 원래 승려들이 모여 수행하는 장소를 의미했으나, 나중에 사원 또는 사원의 건조물을 가리키게 됨.
*자소(紫霄) :하늘의 구소(九霄) 중 하나. 구소는 신소(神霄), 청소(靑霄), 벽소 (碧霄), 단소(丹霄), 경소(景霄), 옥소(玉霄), 낭소(琅霄), 자소(紫 霄), 태소(太霄)이다.
*잔비(殘碑) : 직지사에는 고려 초기의 능여대사 비가 있었음.

조선 2대 정종의 어태를 보관한, 황악산 직지사 대웅전 뒤의 태실지. 조선총독부가 경기 고양 서삼릉으로 옮겨가고 난간석, 중등석, 연엽주석, 중수불망비가 직지사 경 내에 남아 있다.

潺湲一派鳳溪西 졸졸졸 한 줄기 물 흐르는 봉계 서쪽에는
柿栗盈園過客踈 감과 밤이 동산에 가득한데 지나는 손님 드물 걸세
太守下車應門訊 태수께서 수레에 내려 응당 물으면
先人今有古遺廬 선인이 지금토록 계시는 듯 오랜 집이 남아있을 거네

*잔원(潺湲) : 물이 졸졸졸 흐르는 모양이나 그 소리를 나타내는 말.
*태수(太守) : 예전에 주, 부, 군, 현의 행정 책임을 맡은 벼슬아치를 통털어 이르 던 요어.
*봉계(鳳溪) : 김산군 봉산면에 있는 마을. 매계와 적암이 태생한 마을임.

翩翩五馬過鄕閭 나는 듯한 수령의 말, 마을 문을 지나가면
勤誡爭進莅政初 부임 초에 삼가고 경계할 일 다투어 올릴 것이네
謾有潛夫難著論 부질없이 은거하는 사람 손대어 논하기 어려우나
空題郡誌送行車 공연히 ‘군지’라 제목하여 가는 수레에 보내네

*오마(五馬) : 태수의 수레는 다섯 말이 이끌었음. 네 마리의 말에 보조 또는 예 비의 말을 붙여서 썼음. 한 나라 시대에 태수에게 허용되었기에 태 수의 별칭으로도 쓰는 말이 됨.
*잠부(潛夫) : 은둔하는 선비.
*군지(郡誌) : 여기서는 수령이 고을을 다스리면서 알아야 할 것을 기록한 책을 가리킴.

- 『김천승람』(여이명, 1718), 『국역 적암유고』(김천문화원, 2018),
『금릉군지』(금릉문화원, 1994), 『국역 김천군지』(김천문화원, 2015)

제1수에서의 ‘선왕태실(先王胎室)’이란 조선 제2대 정종의 태실을 가리킴이다. 옛 감문국 고을이었던 김산에 정종의 태실이 황악산 직지사 뒷봉우리에 안치되면서 김산현이 김산군으로 승격, 격상됨을 알리며 들어가고 있다. 김산의 역사와 지리, 풍경, 관리와 주민들의 생활상을 소개하여 부임하는 군수가 선체험을 하도록 하는 김산인문지리서 역할을 하는 시다. 적암 자신의 은근한 애향심도 깃들어 있다.

<계속>

김천신문 기자 / kimcheon@hanmail.net입력 : 2025년 08월 28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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