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승하 시인
김천중앙초등학교,
김천성의중학교 졸업,
김천에서 성장함. 현 중앙대학교 문창과 교수.
최근의 시집 『우리들의 유토피아』 외 다수
산문집 『한밤에 쓴 위문편지』 등이 있다.
김천 가축시장의 소 웃음소리
신축년 새해 새 아침에는 김천 가축시장의 소도
울지 말고 크게 웃어라
우리는 네가 움메에~ 하는 소리를
울음소리가 아니라 웃음소리로 알아듣겠다
역병도 궁색함도 다 떨쳐버리고 화통방통 웃어라
삼산이수三山二水의 내 고향은
맑은 샘물이 솟아서 김천金泉이었고
달콤한 냇물이 흘러서 감천甘川이었다
감천으로 흘러드는 직지천直指川이 마른 날은 없었다
여름을 날 수 있게 했던 과하주過夏酒의 명성
여름날 직지사 계곡물에 발을 담가본 사람은 알 것이다
발 시려 부르르 한번 떨고 고개를 들면
미소 지으며 내려다보는 황악산 꼭대기
새도 날아가다 날개 접고 쉬어야 하는 추풍령
천년고찰 직지사 대웅전의 팔작지붕
약물내기 언덕에서 징과 꽹과리를 만들었고
그것으로 빗내농악 한바탕 놀기도 했다
진陣굿이라 적을 물리치려고 취적봉吹笛峰에서 나팔도 불었다
3월 1일에도 3월 24일에도 4월 5일에도
마음 닦은 사람들이 대한독립만세를 불렀다
자랑을 할라치면 갈포벽지를 해야 할지 영신당필방 붓을 해야 할지 송설당 할머니가 키운 학생들을 해야 할지 모르겠다 지난해 역병일랑 다 떨쳐버리고 소야 우리 한우야 김천에서 웃으며 살자 너와 나의 고향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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