즐겨찾기+  날짜 : 2025-07-06 08:01:26 회원가입기사쓰기전체기사보기 원격OLD
뉴스 > 종합

새로 나온 책 - 국어교육학자의 가치관 담아낸 말살이 담론

박인기의 『짐작』
김천신문 기자 / kimcheon@hanmail.net입력 : 2024년 10월 04일
짐작은 꼬리에 사유(思惟)를 달고 있다. 맞을까 하는. 국어교육에 오직 한 길을 걸어오고 있는 박인기 국어교육학자는 우리 말살이에서 우러나온 성찰의 술잔을 자주 사람들에 권한다. 그 술잔을 받아 마셔보면 상대는 마치 내 말살이는 바람직한가요, 일상에서 이래 말해도 될까요 하고 눈치를 보게 된다. 국어 및 문학 교육과정 연구를 지속해 온 박 교수의 산문집 『짐작』(소락원 2024)이 그런 책의 하나다. 그가 낸 이런 부류의 산문집 『인간적 언어, 언어적 인간』에 이어 나온 두 번째 산문집이다.

우리나라 국어 및 문학 교육과정 수립과 전개에서 우한용 서울대 명예교수(소설가)와 함께 개척자적 업적을 쌓아온 그는 정년 후 인간의 말살이에 관한 가치관을 담은 담론을 양산하고 있다. 중등 국어교사로 출발해 한국교육개발원 연구원, 대학 국어교육 교수, 독서학 연구 및 현장 지도자로 활동해 온 저자는 사람들의 말씨와 그 말살이 풍경을 통해 이 세상을 지켜본다.

그는 평소에도 인간 언어의 기능을, 리터러시(literacy;문해 역량)의 지평을 넘은, 다른 차원에서 응대하고 고찰한다. 인간의 말살이를 보통 사람들보다는 더 넓고 깊게 지켜보면서 그 풍경을 학술적으로 풀어낸다. 이런 관점과 세계관에서 나온 담론의 산문집이다. 이 산문집에는 인간의 언어활동은, 인간이 영위하는 삶의 총체란 그의 철학에서 나온 담론과 스토리텔링이 소복이 담겨 있다.


산문집 『짐작』에는 이런 글 36편이 3편씩 묶여 12강으로 편성돼 있다. 각 강의 첫머리에 그 주제를 짧은 시로 안내해 주고 있어 읽는 흥미를 더해 준다. 표지화는 김천 출신 김현철 화가의 그림이다. 김 화가의 동명의 전시회 주제에서 이 산문집의 제목을 따왔다고 한다. 발문은 박 교수와 평생 브로맨스를 유지하면서 공저를 많이 낸 우한용 교수가 썼다. 박 교수와 우 교수는 서로 ‘외우(畏友)’라 우기는 동학이요 문우다. 모두 박학능문(博學能文)의 문사다.

저자는 이 책에서 우리 말살이에 있어 지혜와 역량이 중요함을 강조한다. ‘언어는 살아 움직이는 생물’이니 그 생태를 잘 살펴야 한다. 언어는 기능으로 쓰이고 의미로도 쓰는데, 그 의미의 숲을 잘 헤아려야 한다는 것이다. 왜? ‘언어의 의미는 헤아릴 수 없이 많고 또 깊’기 때문이란다.

평소 그의 많은 글을 대해 보건대, 그는 해박한 인문지식을 바탕으로 하여 국어교육자 답게 말살이에 관한 특유의 가치관과 소신을 갖고 세상을 대하고 있는 것으로 보여진다. 이를테면 유태인 교육에서부터 우리 대중가요 ‘있을 때 잘해’, 로댕의 조각 ‘칼레의 시민’, 황희 정승의 사고와 어법, 작가 이문구의 소설, SNS에 나도는 저렴한 언어들 … 등등의 소재에서 우리가 어떻게 말살이를 잘할 것인가 하는 성찰을 보이면서 그에 상응하는 지혜를 전한다.

저자의 산문은 대개 한 편 한 편이 3〜4단계로 구성되고 분량이 긴 편이며 학술성을 지니는데, 이번 산문집에선 3단계로 구성, 분량이 짧아지고 문체가 간명해져 보다 신선감을 주고 서민성이 두드러져 보인다. 사람들이 바람직한 언어 사용과 품위 있는 말살이를 위한 지혜를 얻기에 유용한 산문집으로 읽힐 것 같다. 독자는 저자로부터 일상의 내 말살이가 바람직한가, 술잔을 건네받으며 짐작해 볼 것 같다.

민빛솔(시인•수필가)

김천신문 기자 / kimcheon@hanmail.net입력 : 2024년 10월 04일
- Copyrights ⓒ김천신문.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
트위터 페이스북 밴드 카카오톡 카카오스토리 네이버블로그
 
많이 본 뉴스 최신뉴스
증산초·병설유치원, 율곡CGV 김천녹색미래과학관..
김천소방서, 제47대 송영환 서장 취임..
한국전력기술, 기술개발과제 성과공유회 개최..
영어마을 체험으로 영어의사소통 능력을 길러요!..
김천소방서, 송영환 서장 “현장에 강한 소방” 취임 첫 행보로 실천..
이철우 도지사, 「경북의 성과와 더 큰 발전 방향」 브리핑..
김천시시설관리공단, 장마철 대비 종합스포츠타운 시설물 점검 시행..
2025 제32회 아시아 주니어 스쿼시 선수권대회, 김천에서 개최..
김천예술고, 고교-대학 연계 전공 체험 프로그램 참여..
2025학년도 흡연예방교육주간 운영..
기획기사
김천시가 운영하는 김천녹색미래과학관이 2014년 개관 이래, 11년 만에 누적 이용객 130만 명을 돌파하면서 지역 대표 과학문화 기관.. 
김천시는 6월 환경의 달을 맞아 시민들의 환경 감수성을 높이고, 생활 속 환경보호 실천을 독려하기 위해 ‘지구를 위한 작은 실천, 도서.. 
업체 탐방
안경이 시력 교정의 기능을 넘어 하나의 패션 아이템으로 그 역할이 변화해가는 트랜드에 발맞춰 글로벌 아이웨어(eyewear)시장에 도전.. 
김천시 감문농공단지에 위치한 차량용 케미컬 제품(부동액, 요소수 등)생산 업체인 ㈜유니켐이 이달(8월)의 기업으로 선정되었다. 선정패 .. 
김천신문 / 주소 : 경북 김천시 충효길 91 2층 / 발행·편집인 : 이길용
청소년보호책임자 : 황의숙 / Mail : kimcheon@daum.net / Tel : 054)433-4433 / Fax : 054)433-2007
정기간행물 등록번호 : 경북 아-00167 / 등록일 : 2011.01.20 / 제호 : 김천신문
지는 신문 윤리강령 및 그 실요강을 준
방문자수
어제 방문자 수 : 63,903
오늘 방문자 수 : 30,311
총 방문자 수 : 101,000,94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