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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칼럼 - 연화지 르네상스, 오고 있다

민경탁(시인·칼럼니스트)
김천신문 기자 / kimcheon@hanmail.net입력 : 2024년 04월 12일

르네상스가 왜 이탈리아에서 가장 먼저, 찬란하게 꽃을 피웠을까. 몇 가지 이유를 들 수 있지만 로마의 역사와 문화가 이탈리아 지방에 있었던 것을 첫번째로 꼽는다. 14세기부터 이탈리아 반도를 중심으로 서유럽 여러 나라에서 일어난 이 문화혁신 운동을 우리는 흔히 문예부흥이라 이른다. 르네상스 정신이란, 고전문화를 부흥시켜 예술과 문학의 힘에 의한, 인간 중심의 문화혁신 운동으로 오늘날에도 대중화되고 있다.

김산(金山)은 8세기 신라 경덕왕 때부터 썼던 김천 지방을 가리키는 지명이다. 14세기 조선 초 이 마을에 김산향교가 들어서면서 교동(校洞)이라 부르게 됐다. 이 때에 김산군 관아가 있었고 정치, 문화의 중심지였다. 교동과 삼락동, 문당동을 합쳐 김산고을이라 불렀다. 고려 초 김산현에 김천역이 생겼다. 원래 이 고장에 금이 나는 샘이 있다 하여 ‘금천’이라 했는데, 병자호란 이후 청 나라가 금 나라의 후예라는 이유로 ‘김천’이라 부르게 됐다. 20세기 초 경부선이 개통되면서 교동 중심의 정치와 문화가 평화동, 남산동으로 옮겨지자 김산동을 구읍(舊邑)이라고 부르게 되었다. 김천의 연화지와 봉황대, 김산향교는 이런 역사를 지닌 소중한 문화유산이다.


김천 연화지 풍광의 중추는 봉황대다. 숙종 때 윤택 군수가 봉황루라 이름하였는데, 영조 때 김항주 군수가 봉황대로, 고종 때 윤현섭 군수가 봉루관으로 현액을 고쳐 붙였다. 날아가는 봉황을 바라보는 누각이란 의미다. 시민들에겐 봉황대로 통한다.조선 초부터 지식인, 교양인들이 강학하고, 풍류와 문학을 즐기던 누정이다. 선비들은 이곳에서 학문을 논하며, 시를 교류하고, 예술로써 심신을 수양했다. 이곳과 연관된 역대 시인들의 시화가 발길이 머물게 한다. 성종 때의 명신 유호인, 그가 이곳을 지나며 남긴 시가 친필로 남아 있다. 이곳 태생 장정문 시조시인을 작품으로 만나볼 수 있다.

이 연화지가 김천시를 다시 보게 하고 있다. 벚꽃이 만개한 주말에 들려보니 인산인해, 정상적인 보행이 안 될 지경이다. 유서 깊은 연화지 승경이 가수 김호중소리길과 맞물려 전국에서 엄청난 관광객을 모으고 있다. 연화지 역사와 풍광과 누정문화가 21세기 대중예술과 융합하여 김천의 이미지를 제고시키고 있음을 목도한다. 인근 예술고교 출신 가수 한 사람이 지역 상권을 부흥시키고, 이 고장의 이미지를 들썩이게 하고 있다. 트바로티 김호중이다. 그는 원래 가곡으로 출발하였으나 대중가요로 음역을 넓혀 음폭이 넓은 편. 큰 체격에서 울려 나오는 성음이 웅장하며 포용력이 있어, 가곡과 가요를 오가는 글로벌 가수로 부상하고 있다. 그의 15만 명에 이르는 팬덤 회원들이 연중 계절을 가리지 않고 김천 연화지를 찾고 있다.

연화지 둘레의 벚꽃길 또한 연화지 르네상스를 이끄는데 큰 몫을 차지한다. 김호중 소리길에 잇닿아 있는 벚꽃길 풍광과 먹거리, 즐길거리에 전국의 관광객, 사진작가들이 운집한다. 야외공연장에서 김천예고 학생들은 버스킹 공연을 하고 있다. 관광객이 몰고 온 승용차를 받아내기에 주차 공간은 이미 포화상태를 넘어버렸다. 당장 주차장 확장에 행정 당국에서 더 많은 고심을 해 봐야 할 판이다. 인근 김천문화예술회관과 사이를 둔 농지를 변전하여 주차장을 확장하면 일석이조의 효과가 있지 않을까 한다. 한 걸음 더 나아가 연화지에 남다른 콘텐츠를 더 하여 젊은이들이 즐길거리를 만드는 일에 골몰해 봤으면 한다.
전통적 선비문화가 21세기 대중문화와 융합해 김천을 새롭게 다듬어 가고 있다.

김천신문 기자 / kimcheon@hanmail.net입력 : 2024년 04월 12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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