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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일본 지진사태 이후 국내 산업계 동향

이호영(김천상공회의소 사무국장)
김천신문 기자 / kimcheon@hanmail.net입력 : 2011년 06월 09일
국제신용평가사인 무디스는 일본의 국가신용등급(Aa2)을 하향조정 검토대상에 올렸다고 최근 밝혔다.

무디스는 “이번 조치는 경제성장 전망 약화와 나약한 정책대응으로 일본 정부가 재정적자감축 목표를 이뤄내기가 더욱 어려워질 것이라는 우려에 따른 것”이라며 “효과적인 전략 없이는 이미 다른 선진국을 웃도는 수준의 재정적자가 더 확대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게다가 “일본의 국가경제는 미래 어느 시점에서 임계점에 도달해 국채 위험프리미엄이 커질 가능성도 있다”고 덧붙였다.

사실 일본경제는 루비니 뉴욕대교수의 지적처럼 막대한 재정적자와 국가부채 그리고 인구노령화로 성장 동력을 잃어가고 있는 가운데 설상가상으로 지난 3월 동북부지역을 강타한 대지진으로 아직까지 정신을 차리지 못하고 패닉상태에 빠져 있는 듯 보인다.
이러한 일본의 대지진 여파와 관련한 우리나라의 산업계 동향은 어떤 모습일까?

조사에 따르면 일본 대지진으로 국내기업의 4분의 1이 피해를 입은 가운데 다행히 7.4%의 기업은 반사이익을 누린 것으로 나타났다. 또 지진 발생 3달이 다돼가지만 아직까지 영향을 받고 있다는 기업이 15.6%에 달하는 것으로 집계됐다.

말하자면 업종별로 명암이 엇갈리는 가운데 대일 부품의존도가 높은 기계와 전기전자업종은 피해를 입은 반면 석유화학과 철강 등의 업종은 일본의 극심한 에너지난과 지진피해 복구과정에서 반사이익을 본 기업이 다소 있었다는 얘기다.

또 일본으로부터 핵심부품을 조달하는 세계시장에서 경쟁관계에 있는 반도체업종, 식자재 조달에 차질은 겪었지만 방사능 누출로 대일수출이 급증한 식품업종 등은 피해와 수혜가 교차했다.

이를 사례별로 보면 선박·항공기엔진 제작설비 생산업체인 H사는 핵심부품조달에 차질이 발생하자 유럽지역에서 대체품을 조달했으나 일본산과 차이가 있어 정상품질의 제품생산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한다.

또한 조미료식품업체 S사는 소스 및 시럽의 원료의 수입이 힘들어져 국산원료 대체를 추진 중이지만 제 맛이 나지 않아 일부 제품 외에는 생산을 재개하지 못하는 등 피해 사례가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수혜사례를 보면 식품업체 C사는 지난 4월 일본 내 생수 1,200만병을 수출했으며 연말까지 2,400만병을 추가로 수출할 예정이다. 일본에서는 방사능 오염위험 때문에 수돗물은 물론 생수까지 기피되고 있고 한국생수가 인기를 얻고 있다.

발전기 설비업체인 A사는 독자개발한 이동식 발전설비 4대를 일본 측에 긴급지원한 이후 현재 다수 기업과 발전시스템 구축을 위한 상담을 진행 중이다. 그리고 굴삭기용 부품제조업체 B사는 최근 일본으로부터 주문이 급증해 생산라인을 철야 가동하고 있다고 한다.

이 같은 지진피해와 혜택 사례를 볼 때 에너지(발전기 등), 안전식품(생수 등), 피해복구산업(철강 등)이 일본지진 이후의 새로운 유망분야로 떠오르고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한편 이번 일본지진의 영향으로 부품소재의 대일의존도가 완화될 전망이다. 실제로 30%에 가까운 기업들이 일본이외의 지역에서 부품소재 조달선 확보 등의 대응조치를 취했거나 추진 중에 있다고 밝혀 대일 무역의존도가 크게 완화될 것으로 보인다.

특히 고무적인 것은 최근 지진공포와 전력난을 피해 해외로 진출하려는 (특히 한국으로 진출하려는) 일본기업들의 움직임의 징후가 포착되고 있다고 한다.

일본 대지진의 재발가능성 때문에 국제사회에서 대일거래를 꺼리는 현상이 나타나고 있고 일본기업의 한국진출은 국제사회의 이 같은 불안감을 해소할 수 있어 다방면으로 윈윈효과가 많기 때문인 것으로 보인다.

몇 년 전만 해도 한국경제와 일본경제의 격차가 대략 10년 이상 벌어져 있다고 하면서 도저히 한국이 따라 잡을 수 없을 것 같았던 철옹성의 경제강국, 가깝고도 먼 이웃 일본!

오늘날 국가경제의 침몰과 함께 사상 유래 없는 강도 높은 지진에 이어 지구온난화로 인한 일본열도 침몰의 가상이 현실로 다가오는 것이 아니냐는 우려가 점증하고 있는 이때 순망치한의 우리는 앞으로 국익을 위해 무엇을 어떻게 해야 할지 차근차근 준비를 서두를 때인 것 같다.

고즈넉한 밤 갑자기 영문도 모르는 장대비가 내린다. 혹시 방사능비는 아니겠지….
김천신문 기자 / kimcheon@hanmail.net입력 : 2011년 06월 09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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