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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삶의 향기

생활리듬을 유지하며 함께 응원가를 조용휘수필가
김천신문 기자 / kimcheon@hanmail.net입력 : 2020년 12월 30일

삶의 향기
생활리듬을 유지하며 함께 응원가를

조용휘 수필가

조용휘수필가

1월, 쥐띠 해라 좋은 일 있으리라 기대했다. 그런데 코로나19 파동으로 사회복지관의 하모니카와 댄스교실, 도서관의 인문학 강좌가, 내가 두번 출석한 후 휴강했다. 코로나가 잠잠해지기를 손꼽아 기다렸으나 개강 소식은 없고 속절없이 세월만 흘러갔다.
2월. 중국 우한을 다녀온 신천지 교인에 의해 코로나가 대구·경북지방에 전파되었다. 밀폐된 공간에서 많은 신도들이 예배한 탓이란다. 신천지 교회는 교인 확진자가 대규모로 발생하자 매스컴과 정치권의 뭇매를 맞는다. 하루에 코로나 확진자가 100여 명을 오르내린다. 어쩌다 반가운 친구를 만나도 우리는 주먹 인사로 대신한다.
3월인데 하루 코로나 확진자가 20여 명으로 줄어들자 사회적 거리 두기에서 생활거리 두기로 바뀌었다. 전국의 학교는 주 1회 출석 수업을 하고 나머지 날은 온라인 수업이다. 곁에서 자녀의 학습을 도와주는 학부모도 힘이 들 것이다. 희끗 희끗한 머리카락에 노란 점퍼 차림의 여성, 질병관리본부장은 코로나 확진자와 사망자 수를 매일 브리핑하며 감염 예방을 당부했다. 매일 브라운관을 통해 만나는 그녀가 이웃집 아주머니처럼 친근하게 느껴졌다.
해마다 4월이면 우리 부부는 여의도와 안양천 벚꽃 터널을 산책해 왔다. 봄바람에 늘어진 수양버들가지가 춤을 추고, 연두색 얼굴을 쏙 내미는 새싹과 팝콘 터지듯이 하루가 다르게 다투어 피어나는 봄꽃들이 우릴 반긴다. 하지만 올해는 코로나 파동으로 봄꽃 축제가 취소되고 제방 길이 통제, 환상적인 벚꽃 터널을 걷지 못했다. 강물에는 팔뚝만 한 잉어와 숭어가 떼를 지어 자유롭게 헤엄쳐 다니는데. 청둥오리 떼가 물살을 가르고, 긴 다리를 자랑하는 두루미는 먹이를 찾아 날아오르건만.
그래저래 8월이다. 코로나 덕분에 마트에서 아내와 함께 카트를 끌어 봤다. 생필품을 골라 담고 팔과 무릎이 아픈 아내의 짐꾼 역할도 하면서 떡볶이, 김밥, 국수를 사 먹었다. 오후에는 다시 아내와 한강과 안양천 제방 길을 걸었다. 결혼 한지 마흔 해가 넘었지만, 아내와 다정하게 손잡고 걸었던 일이 언제였던가? 젊은 시절, 산동네 열여덟 평 아파트에서 시부모님 병간호하면서 힘들게 살아온 이야기를 나누다 보니 아내의 눈가에 물기가 어린다. 그래도 이제 막 태어난 손녀의 재롱이야기로 꽃을 피우다 보면 만 보가 훌쩍 넘는다. 코로나 사태 이전보다 부부 사이는 훨씬 더 가까워졌다.
어느새 11월 중순. 오스트리아 빈 소년합창 단원인 조카가 제 어미와 함께 일 년 만에 귀국했다. 2주 동안 격리 후에야 우리 부부와 만났다. 전 국민이 감염 예방을 잘하고 전국의 의료진이 확산 방지를 위해 밤낮없이 땀 흘리며 노력한 결과로 이나마 다행이라 생각했다. 웬걸. 세계보건기구 예상대로 날씨가 추워지면서 또다시 세계적으로 코로나 19 3차 파동이 왔다. 우리나라도 수도권을 중심으로 확진자 수가 급속하게 증가하고 병상 부족 사태까지 발생한다.
쥐띠 해라 좋은 일이 생길 것이라 크게 기대했던 올해가 다 가고 있다. 크리스마스와 연말이 눈앞에 와 있다. 영국에서 세계 최초로 코로나 백신 접종을 시작했다만 우리 주변의 도서관, 박물관, 미술관, 전시관, 복지관 등등 공공시설은 모두 폐쇄되었다. 주말이면 인파로 넘쳐나던 거리와 시장도 인적이 드물다. ‘죽음의 왕관’이라는 코로나 19 팬데믹에 지구촌은 공포의 세상으로 변할 것인가. 우리는 이대로 절망할 것인가, 기다리며 희망을 좇을 것인가.
희망을 갖기도 어려운 연말. 다시 아내와 함께 강둑을 걷는다. 마음을 한 곳으로 모으니 이전보다 부부 사이가 훨씬 더 가까워진 느낌이다. 가까운 이들과도 마음으로 소통하며, 무엇보다 생활의 리듬을 잃지 않아야 하겠다. 누구와도 서로 상처를 줄 일은 만들지 말자. 우리 서로 응원가를 나누면 코로나 마스크로부터 해방될 날은 반드시 오고야 말 것이다. 간절히 기도한다.


김천신문 기자 / kimcheon@hanmail.net입력 : 2020년 12월 30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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