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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의 본질은 권력의 쟁취인가, ‘선(善)한 정치의 추구인가?

김천의 정치적 리더들은 과연 ‘선(善)한 정치를 추구해왔는가?
전영수 기자 / kimcheon@daum.net입력 : 2023년 11월 27일
온라인의 발달로 가치관의 변화와 수평적 사고의 팽배로 사회적 변혁이 초래됐지만, 정치는 상대의 존재를 부정하고, 정제되지 않은 막말과 망언을 일삼는 권력다툼의 장이 되고 있다. 도덕적 헤게모니를 선점하려는 정의와 공정의 담론은 권력투쟁과 연결되어 정치적, 선택적 정의와 공정으로 변질되었다.

전영수 편집국장
다름은 배제의 대상이 아니라 역할 분담으로 인식해, 협치와 소통으로 선(善)을 행하는 민주주의의 기본가치를 복원해야 한다. 정치권력이 사회적 타당성과 윤리적 정당성을 갖추지 않으면, 비판과 규탄의 대상이 된다. 윤리적 정당성의 뒷받침이 없는 사회적 타당성은 권력에 취약하며, 사회적 타당성이 없는 윤리적 정당성의 정치권력은 사상누각이다.

권력’이란, 남을 복종시키거나 지배할 수 있는 공인된 권리와 힘으로, 세상에 기여할 수 있어야 한다. 즉, 강압과 권모술수가 아니라, 선한 권력이어야 한다. 충동적이며 사납고 폭력적인 예측 불가능한 폭압(暴壓)은 정치가 아니다.

사람들은 자신에게 힘이 있다는 생각이 들면, 흥분과 영감과 희열을 느낀다. 이런 느낌에 힘입은 그의 행동은 다분히 목적적이다. 그리고 자신의 힘을 자각하면 그 상황에 부합하는 목표를 포착하는데, 부패한 정치리더는 충동적이고 비도덕적 행위로 권력남용을 일삼게 된다.

대커 캘트너에 의하면, ‘권력의 패러독스(paradox)’는 제 잇속만 차리려는 충동, 도덕적 감정의 해이, 무례와 안하무인의 촉발, 내로남불에의 침몰 등을 나타내며, 그 권력의 역설은 가시적이다. 권력의 패러독스에 중독되면, 우리 편을 우선하는 권력의지 때문에 공감 능력과 자기 절제력을 상실한다.

타락하고 몰염치한 ‘우리 편 정치’에서 ‘시민을 위한 정치’로 정치의 패러다임을 바꿔야 한다. 그리고 권력의 패러독스를 피하고 선한 권력으로 남으려면, 정치리더는 자기 감시, 통제에 철저해야 한다.

정치에 있어서, “더러운 손 문제(Dirty hands problem)”란 권력이 독선을 낳고 안하무인이 되고 권력을 행사하는 폭과 깊이에 반비례해 권력에 따르는 책임은 옅어지는 것을 말한다. 권력은 타인에 대한 영향력을 고려하는 것보다 스스로를 유지하는 일에 중점을 둘 때 타락한다. 그 타락은 권력자 스스로도 알아차리지 못할 정도로 은밀하다.

자신에게 능력(能力)이 있다면, 이름이 알려지지 않는다고 걱정할 것은 없다. 욕심이란, 이치(理致)의 분별없이 남을 이기려는 사심(私心)이다. ‘굳세다’라는 것은, 남을 이기는 것이 아니라 자기를 이기는 것(克己)이다. 천리(天理)를 따라 어떤 어려움을 당해도 편안한 마음을 유지하는 일이다.

자기 의견(意見), 즉 주관에 얽매여 무리하게 일을 행하거나, 금지하거나 하는 것은 정도(政道)가 아니다. 리더란 남의 좋은 점을 키워주고, 남의 결점(缺點)을 헐뜯는 짓은 하지 않는다. 리더는 편견(偏見)이 없고, 무리함이 없고, 고집(固執)함이 없고, 자아를 내세우는 일이 없어야 한다.

다산 정약용은 민(民)을 역사발전의 주체로 간주, “진정한 권력의 주체는 위정자(爲政者)가 아니라 바로 民이며, 위정자의 존재 이유는 오로지 民을 위함에 있다”라고 주장했다. 그러나 목민관의 자세가 시민에의 봉사가 아닌 위법과 권력남용의 일그러진 모습을 적나라하게 보여주는 현재의 김천이 부끄럽다.

민의(民意) 정치 여론(與論)정치로서의 대의제에 있어, 민의(民意)를 기초로 정치의 존재 양식을 결정하고, 여론을 배경으로 정치의 진로를 지시하기 위해서 민의와 여론은 조직화 돼야 한다. 조직성을 갖지 못한 민의와 여론은 단지 민성(民聲)일 뿐, 정치에 반영되지 못한다.

작금의 김천 정치계를 바라보는 의식있는 시민들의 심경은 복잡하다. 경제는 불황의 늪으로 빠져들고, 일자리 문제는 더욱 심화되고 있다. 그러나 선장을 잃고 표류하고 있는 김천호의 앞날은 암울하기만 하다. 이제는 시민단체의 의견표명이 필요하고, 관련자들의 김천시와 시민을 위한 결단이 필요한 시기다.

위기(危機) 속에 기회(幾會)가 숨어 있듯이, 김천이 처한 어려움을 극복하고 새로운 시작을 할 수 있는 계기 마련에, 시민 모두의 지혜와 용기가 필요하다. 소아(小我)를 버리고 대의(大義)를 추구해야 한다.


전영수 기자 / kimcheon@daum.net입력 : 2023년 11월 27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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