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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문학 한 그릇-꼭두각시의 꿈 그 비애를 넘어서는 길

‘유기농법 자녀교육론’
김천신문 기자 / kimcheon@hanmail.net입력 : 2019년 12월 05일
↑↑ 우동식(청소년문학평론가·형남중 교장)
ⓒ 김천신문
2019년 한 해를 달군 뜨거운 화제의 하나는 자녀 교육 문제이다. 연초에 자녀 교육 문제를 다룬 텔레비전 방송 드라마 스카이(SKY)캐슬이 큰 반향을 일으켰다. 그것이 잠잠해질 무렵부터 J장관 딸의 입시 문제가 회자되면서 많은 사람들이 교육에 있어서 공정의 문제를 새삼 거론하기 시작했다.

그렇다면 자녀 교육의 바른 길은 어떻게 열어 가야 할까? 그 대안의 하나로 자식농사 천하대본’의 저자 채성남이 주창한‘유기농법 자녀 교육’을 주목할 만하다. 그는 대한민국의 많은 부모님들이 자녀가 유소년기 때부터 사교육이란 화학비료를 쓰고, 강요된 조기교육이란 성장촉진제를 대량으로 먹이는 것을 염려한다. 그러면서 그가 말하는 유기농법 자녀 교육이란 부모의 욕심을 배제하고 자녀의 타고난 역량이나 강점 재능을 잘 발현시키며 적성과 개성을 북돋워 주는 지도 원리와 닿아 있는 것으로 이해된다. 이는 또한 고비용 저효율의 자녀 교육문제를 저비용 고효율을 지향하는 교육의 대안이기도 할 것이다.

여기서는 일찍이 1970년대를 배경으로 교육의 문제를 다룬 소설, 박완서의 ‘꼭두각시의 꿈’과 방송 드라마 ‘스카이(SKY)캐슬’을 대상으로 바람직한 자녀 교육의 방안에 대해 논의해 보고자 한다. 박완서의 ‘꼭두각시의 꿈’에 등장하는 주인공 ‘혁이’의 부모는 1970년대 많은 부모들이 그러했듯이 간판과 위신을 중시하는 의식을 지녔다. 아들의 실력에 대한 고려도 없이 재수에 실패한 그에게 삼수를 종용하며 “서울대학교는 아니더라도 세일대학까지는 가야한다”고 재차 강요한다. 사실 그 대학 진학은 부모의 ‘꼭두각시’로서 그의 꿈일 뿐이라는 데 비애가 어려있다. 이런 부모의 강압에 혁이는 큰 압박감을 느끼지 않을 수 없다.

곧 그는 부모님의 “눈에 보이지 않는 동아줄에 대해서는 속수무책”이라고 털어놓는다.방송극 ‘스카이(SKY)캐슬’에서도 부모들 중에는 자녀가 스스로 결정해야 할 일을 부모가 떠먹여 주려는 잘못된 교육관에 지배되어 결국 자녀들이 주체성을 상실한 채 몰락의 나락으로 내몰리는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사교육에 몰두해 시험지까지 빼돌리며 서울대에 가고자 몸부림치는 한서진(염정아 분)과 그의 딸 강예서(김혜윤 분)의 경우가 대표적이다.

그런 가운데도 이 드라마에서 자아정체성 찾기를 통하여 인생의 주인이 되고자하는 한 가지 사례를 들어볼 수 있다. 바로 ‘예서’의 아버지 강준상 교수의 철 늦은 반성적 회고담이다. 그는 50대 교수인 그의 입으로 노모 윤여사(정애리 분)에게 이렇게 항변한다. “저를 나이 쉰이 되도록 어떻게 살아야 할지도 모르는 놈으로 만들었습니다. 지금까지 강준상의 삶은 없고 어머님의 뜻대로 분칠하여 무대에 세우기만 했습니다. 그 결과 저의 삶은 남들의 시선을 위해 포장된 껍데기에 불과합니다.” 10대 마마보이 입에서나 나올 법한 이 대사는 그야말로 어른인 자신의 인생도 어머니에게 조정된 ‘꼭두각시의 꿈’에 지나지 않았다는 통렬한 회한을 담고 있다.

위에서와 같이 1970년대를 배경으로 한 소설에서부터 최근의 드라마에 이르기까지 교육의 문제점이 여전히 개선되지 않은 근본 원인은 무엇일까. 그것은 아마도 자녀의 인생을 꼭두각시처럼 조정하는 것이 남의 일인 경우에는 나쁘다고 말하지만 자기 자녀의 경우에는 그렇게 하지 않을 수 없다고 생각하는, 자녀교육에 있어서 드러나는 이른바 ‘내로남불’ 현상과 무관하지 않을 것이다.

그렇다면 이러한 현상을 극복하기 위해서는 이 땅의 부모들이 자기 자녀에게도 무리한 강압의 화학비료 뿌리기를 자제하고 적성과 개성, 혹은 강점재능 중심의 유기농법으로 진로진학지도하기를 결심해야 할 것이다. 그리 그들이 부모의 꼭두각시가 아니라 진정한 의미에서 자기 인생의 주인이 되는 것을 허용해야 한다. 나아가 자기 자녀에게 자립성을 부여할 필요성을 자각한 부모들이 민해경의 ‘내 인생은 나의 것’이라는 노랫말에 진정으로 공감하고, ‘그냥 나에게 맡겨 주세요.’라고 부르짖는 그 노래를 마음껏 부르게 하는 것이 ‘꼭두각시의 꿈’, 그 비애를 넘어서는 길이 될 것이다.
김천신문 기자 / kimcheon@hanmail.net입력 : 2019년 12월 05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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